[마켓인]M&A 블프 시즌?..CJ·SK 자본시장 행보 '바쁘다 바빠'
CJ 라라랜드 제작사 인수 9200억 베팅
엔터명가 에스엠 인수 마침표에도 관심
SK그룹, 인수·투자유치 작업 분주 눈길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대대적인 할인과 세일즈가 펼쳐지며 세계적인 쇼핑 축제로 발돋움한 ‘블랙 프라이데이’ 분위기가 인수합병(M&A) 시장에도 느껴지고 있다. 숨 고르기에 접어드나 싶었던 연말 M&A 시장이 잇단 빅딜(대형거래)을 일궈내며 좀처럼 식지 않고 있어서다.
금리 인상 조짐에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기조까지 더해지며 내년 분위기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지금이 기회’라고 판단한 국내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며 열기를 뿜고 있다는 평가다. 현 분위기로 봤을 때 시장 전체 열기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라라랜드 제작사에 에스엠까지? CJ 베팅 ‘눈길’
11월 자본시장에서 활발한 대기업을 논할 때 대표적인 곳이 CJ그룹이다. 특히 미디어·콘텐츠 분야에서 잇단 M&A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 ENM(035760)은 영화 ‘라라랜드’로 유명한 미국 미디어·엔터테인먼트 기업 엔데버그룹홀딩스(엔데버) 지분 80%를 7억7500만 달러(약 92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엔데버 인수는 CJ ENM이 1995년 미디어 사업을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의 M&A로 꼽힌다. 그룹사 전체로 따져도 2011년 대한통운(1조7500억원)과 2019년 미국 냉동식품 전문 기업 슈완스컴퍼니(2조원)에 이은 역대 세 번째 규모다.
1조원 가까운 금액을 베팅한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콘텐츠 경쟁력 강화’다. 최근 네이버(035420)와 카카오(035720), 하이브(352820) 등 국내 내로라하는 IT·엔터 기업들이 해당 부문 강화를 위해 집요하게 M&A에 나서는 행보와 맥락이 같다는 평가다. 복수의 케이블 채널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티빙(TVING)’을 확보하며 공급 인프라를 구축한 상황에서 콘텐츠 강화를 위한 행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내친김에 최근 협상을 진행 중인 에스엠(041510) 지분 인수까지 성공할지도 관심사다. 에스엠 자회사이자 팬 커뮤니티 플랫폼 ‘버블’을 운영하는 ‘디어유’ 잠재력이나 장기간 축적한 아이돌 프로듀싱 경쟁력 등을 높이 평가해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앞선 엔데버 인수가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견해도 있지만 CJ ENM이 오랜 기간 협상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추가 인수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팔고 사고 상장 준비까지’…SK그룹 광폭행보
SK그룹도 올해 자본시장에서 분주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17일 해상풍력발전 구조물을 제작하는 삼강엠앤티(100090)를 3426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삼강엠앤티가 발행하는 전환사채(CB) 1169억원 매입까지 더하면 SK에코플랜트가 삼강엠엔티에 투입하는 현금 규모는 총 4595억원에 달한다.
앞서 SK에코플랜트는 지난 6~7월 두 달간 폐기물 업체 7곳을 인수하며 6100억원을 쏟아부었다. 이번 삼강엠앤티 인수로 SK에코플랜트가 올해 M&A에 투자한 누적 자금은 1조원을 넘어섰다.
이달 6일 2조4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투자 유치에 성공했던 SK E&S는 같은 달 22일 국내 주차 관제 솔루션 제공 업체인 파킹클라우드의 지분 47.13%(전환사채 등 포함 시 42.64%)를 1785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하기도 했다. 2조원 넘는 자금 유치 보름 만에 모빌리티(이동수단) 인프라 사업에 투자하며 포트폴리오 전환에 한창이다.
상장을 앞두고 투자 유치를 위한 움직임에도 나섰다. SK그룹 내 2차전지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이 3조원대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 작업을 본격화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최근 글로벌 IB인 도이치증권과 JP모건을 자문사로 선정하고 투자 유치 작업에 나섰다. 회사 측은 국내외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중심으로 티저레터를 배포했으며 내년 초 예비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세간에 알려진 투자 규모가 확정될 경우 SK그룹이 역대 진행한 외부 투자금 유치 중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대기업들의 적극적인 M&A 활동을 원동력으로 시장 전체 열기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PEF 업계 관계자는 “내년도 자본시장 주요 이벤트로 꼽는 게 대기업들의 포트폴리오 재정립”이라며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경우 내년에도 열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성훈 (sk4h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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