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전 점프.. 소녀가 뜨면 최고 점수가 바뀐다

최수현 기자 2021. 11. 28.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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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피겨 15세 발리예바 3개 대회 연속 '세계 최고점'

러시아의 15세 피겨 천재 소녀가 7주 동안 세계 최고점 기록을 세 대회 연속 다시 썼다. 시니어 무대에 등장하자마자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왕’ 자리를 차지할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다.

러시아의 카밀라 발리예바가 28일 러시아 소치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ISU 피겨 스케이팅 그랑프리 로스텔레콤 컵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 경기에서 배경 음악 '볼레로'에 맞춰 연기하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카밀라 발리예바는 28일 러시아 소치에서 끝난 ISU(국제빙상경기연맹)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6차전 로스텔레콤 컵에서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87.42점)과 프리스케이팅(185.29점), 총점(272.71점) 세계 최고점 기록을 각각 작성했다. 그는 지난달 10일 자신의 첫 시니어 국제 대회였던 챌린저 시리즈 핀란디아 트로피에 나서 프리스케이팅(174.31점)과 총점(249.24점) 세계 최고점을 기록했다. 지난달 31일엔 자신의 그랑프리 데뷔전인 2차전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프리스케이팅(180.89점)과 총점(265.08점) 세계 최고점을 3주 만에 갈아치웠다. 그로부터 다시 4주 뒤인 28일,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기록을 스스로 또 깬 것이다.

그는 세계 최강 러시아 선수 중에서도 독보적이다. 같은 러시아 선수인 이번 대회 2위 엘리자베타 툭타미셰바(25·229.23점)와 총점이 43.48점 차이 났다. 여자 선수들이 4회전 점프를 할 수 없도록 규정된 쇼트프로그램에서 발리예바는 트리플 악셀(공중 3.5회전)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프리스케이팅에선 4회전 점프를 세 번(쿼드러플 살코·토룹), 트리플 악셀을 한 번 뛰었다. 남자 선수들과 비슷한 구성이다.

스피드와 유연성, 파워를 갖춘 점프는 물론 스텝, 스핀 등 빠지는 것 없이 탁월하다는 평가다. 대다수 점프를 머리 위로 두 팔을 들어올린 채 뛴다. 쇼트프로그램에선 배경음악 ‘인 메모리엠’에 맞춰 우아한 연기를, 프리스케이팅에선 ‘볼레로’를 배경으로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다. 음악 해석과 연기력도 뛰어나다.

카잔 출신인 발리예바는 세 살 때 피겨를 시작했다. 발레⋅체조와 병행하다가 다섯 살 때부터 피겨에 전념했다. 열두 살이었던 2018년, 유명 코치 예테리 투트베리제(47) 사단에 합류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알리나 자기토바(19·러시아)와 은메달리스트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22·러시아)를 키워낸 투트베리제 코치가 받아주지 않으면 다른 진로를 알아볼 생각이었다고 한다.

러시아의 카밀라 발리예바가 27일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ISU 그랑프리 로스텔레콤 컵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우아한 연기를 펼치고 있다. 발리예바는 이 대회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총점에서 각각 세계 최고점을 받았다. /TASS 연합뉴스

주니어 시절부터 발리예바는 고난도 점프를 하나씩 추가하며 각종 기록을 써나갔다. 2019-2020시즌 주니어 그랑프리와 그랑프리 파이널, 주니어 세계선수권, 러시아 주니어 선수권 정상에 올랐다. 지난달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이후 벌써 금메달 3개를 거머쥐었다. 투트베리제 코치도 “재능을 타고났다”며 흡족해한다.

2018년 자기토바도 16세 나이, 시니어 데뷔 시즌에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기록 파괴’를 이어가는 발리예바에게도 내년 2월 베이징에서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 시나리오다. 발리예바는 이번 대회 쇼트프로그램을 역대 최고 점수로 마치고는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연기를 했지만, 더 성장해 나갈 여지는 언제나 남아있다”고 했다. 프리스케이팅과 총점 세계 최고점을 경신한 뒤엔 완벽해 보인 연기에 실수가 하나 있었다고 인정했다. 4회전 점프와 연결해 트리플 살코(3회전) 대신 더블 살코(2회전)를 뛰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건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연기가 아직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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