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변이 왜?.. "나뭇가지가 장애물 뚫고 뻗는 원리"

선정민 기자 2021. 11. 28.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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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이겨낸 바이러스만 번성
인간몸 숙주로 변이들 생존경쟁
남아공에서 최근 오미크론 변이(파란색)가 급속도로 코로나 우세종으로 올라서고 있는 모습. 빨간색은 직전까지 우세종이었던 델타 변이를, 초록색은 그 이전 우세종인 베타 변이를 각각 나타낸다.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도로 번지면서 현재 전 세계 코로나의 99%를 차지하는 델타 변이와의 힘겨루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몇 달 안에 오미크론이 델타 변이를 대체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9월 20일부터 지난 19일까지 전 세계에서 수집한 84만여 코로나 염기서열 가운데 99.8%가 델타 변이로 파악됐다. 하지만 최근 오미크론 변이의 초기 확산 속도는 델타의 3~5배에 달할 정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바이러스에서 나타나는 변이들에 대해 “나뭇가지들이 ‘장애물’을 뚫고 뻗어나가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설명한다. 바이러스 입장에서 보면 백신과 치료제는 장애물이다. 이 장애물을 이겨내도록 진화한 바이러스는 번성하고, 아니면 쇠퇴한다. 숙주로 삼은 인간의 몸 안에서 ‘생존 경쟁’을 벌이는 것이다.

다만 과학자들은 “바이러스가 어떤 체계적인 전략이나 의도를 가진 것은 아니다”라며 “동물의 진화 방식과도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통상 바이러스는 유전 정보가 담긴 DNA나 RNA를 무한 복제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일부 정보를 잘못 복제해 변이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면역력이 약화된 에이즈 환자의 몸 등에서 코로나 변이가 더 다양한 형태로 활발하게 나타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해가면서 인간의 몸에서 생존하는 데 적합하게 태어난 변이들은 자연스레 우세종이 된다. 작년 이후 세계적으로 확산됐던 알파~델타의 4가지 변종과 오미크론 모두 사람 간 전파력을 크게 높이는 형태로 변이를 일으켰다. 한국에서도 미국⋅영국⋅유럽 등과 비슷하게 올 상반기까지는 알파 변이가 우세하다가 여름을 지나면서 델타 변이가 압도했다.

방역 전문가들은 변이가 달라져도 코로나 대응 방식은 여전하다고 말한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지난 26일 오미크론 관련 첫 성명에서 “우리는 코로나 예방법을 알고 있다. 마스크를 쓰고, 손을 자주 씻고, 코로나 백신과 부스터샷을 맞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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