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집단면역 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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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1930년대 많은 어린이가 걸린 홍역이 자연적으로 감소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인류는 이처럼 전염병이 돌 때마다 자연감염이나 예방접종을 통해 집단면역을 형성해 생존해 왔다.
집단면역은 코로나 19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로 여겨져 왔다.
스웨덴은 팬데믹 초기 일상생활을 유지하며 자연감염을 통한 집단면역을 시도했다가 많은 희생자를 낸 채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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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면역은 코로나 19의 늪에서 벗어날 수 있는 탈출구로 여겨져 왔다. 스웨덴은 팬데믹 초기 일상생활을 유지하며 자연감염을 통한 집단면역을 시도했다가 많은 희생자를 낸 채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지난 8월 이스라엘과 영국이 백신 접종으로 집단면역에 도달했거나 근접했지만 외려 확진자가 급증하는 추세를 보였다. 백신 효과를 약화하는 델타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 잡으면서 돌파감염이 속출한 탓이다.
우리도 별반 다르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은 8·15 광복절 축사에서 “10월이면 전 국민의 70%가 2차 접종까지 완료할 것”이라며 집단면역을 통해 일상복귀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당시 감염 전문가 사이에서는 이스라엘 사례에 주목하며 “집단면역은 학술적으로나 정책적으로 타당하지 않다”(오명돈 서울대병원 교수), “과학적 근거 없는 3600만명 접종, 집단면역이라는 숫자에서 벗어나야 한다”(최재욱 고려대 예방학과 교수) 등의 경고가 끊이지 않았다. 정부는 이달 초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결행했다가 백신 선도국의 실패를 답습하고 있다. 접종 완료율이 80%에 육박했지만 자고 나면 사상 최대 수준의 신규 확진자와 중증환자, 사망자가 연일 쏟아진다.
이번에는 남아프리카에서 발원한 오미크론 변이까지 등장했다. 오미크론은 코로나19가 인체세포에 결합하는 열쇠 격인 스파이크에 델타보다 두 배나 많은 32개의 돌연변이가 발생했다고 한다. 스파이크는 항체가 달라붙어 세포 감염을 차단하는 곳인데 여기에 돌연변이가 생기면 코로나19 완치자나 백신 접종자의 몸에 생긴 항체가 힘을 못 쓸 공산이 크다. 기존 백신과 치료제 효과가 무력화할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이제 집단면역의 허상에 벗어날 때다. 코로나19 변이에 관한 과학적 지식에 기반해 방역과 의료의 새틀을 짜야 할 성싶다.
주춘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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