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원지' 남아프리카에 빗장 거는 세계 각국

김혜리 기자 2021. 11. 28.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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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오미크론 상륙’ 유럽·홍콩 등
남아프리카발 입국 차단·격리
이스라엘은 국경 전면 봉쇄
학계, 남아공 신속 대응 호평

남아프리카공화국 하우텡주 프리토리아에서 한 주유소 직원이 코로나19 변이의 출몰을 알리는 신문이 꽂혀 있는 가판대 옆에 서 있다. 하우텡주는 이미 확진자의 90%가 오미크론 감염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토리아 | AP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가 우려변이로 지목한 코로나19 새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유럽·아시아 등지에서 속출하면서 전 세계에 비상이 걸렸다. 세계 각국은 바이러스 발원지로 지목된 남아프리카로 통하는 문을 걸어 잠그기 시작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27일(현지시간) 영국, 이탈리아, 체코, 네덜란드 등에서 오미크론 감염자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네덜란드 보건당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다녀온 뒤 확진 판정을 받은 61명 중 13명이 오미크론 변이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영국 보건사회복지부도 첼름스퍼드와 노팅엄에서 오미크론 감염자가 두 명 확인됐다며, 이번 감염은 남아프리카 지역 여행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벨기에와 독일에서도 오미크론 감염사례가 확인됐다.

유럽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모잠비크, 나미비아, 짐바브웨 등 아프리카 7개국으로부터의 여행을 일시 중단키로 했다.

홍콩에서 오미크론 감염자가 나오면서 아시아도 비상 대응에 들어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남아프리카 인근지역을 방문한 여행객들에 대해 더 엄격한 격리조치를 시행할 계획이다. 필리핀, 태국, 마카오, 홍콩은 남아프리카발 입국을 일시적으로 중단키로 했다.

오미크론 감염자 1명, 감염 의심환자 7명이 나온 이스라엘은 대응 수위를 한층 높여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2주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로 국경을 전면 봉쇄한 나라는 이스라엘이 처음이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을 찾기 위해 대테러 전화 추적 기술도 재도입할 예정이다.

미국과 캐나다도 남아프리카발 외국인 입국을 금지할 예정이다. 미국과 캐나다에선 아직 오미크론 감염자가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27일 NBC 방송에서 “오미크론이 이미 미국에 상륙했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전 세계 각지에 퍼질 수밖에 없을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오미크론 유입 차단을 위해 세계 각국들이 서둘러 남아프리카와의 연결을 차단하면서 혼란도 잇따랐다. CNN은 26일 아프리카 항공편 입국 금지 조치가 내려지면서 여행객들은 아무런 경고도 없이 갑작스럽게 발이 묶여 외국 공항에서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증시는 26일 ‘검은 금요일’을 맞았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53% 급락하며 지난해 10월28일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도 10% 넘게 추락했다.

과학계는 남아공 보건당국의 새 변이에 대한 신속한 대응에 호평을 보내고 있다. 과거 인도에서 발생한 델타 변이는 상황이 파악됐을 때 이미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퍼진 뒤였다.

반면 남아공 연구진은 지난 23일 오미크론이 새 변이임을 확인했고 다음날 그 존재를 WHO에 정식 보고했다. 이어 WHO는 26일 긴급회의를 소집해 새 변이를 우려변이로 지정했다.

하지만 WHO의 발효 직후 세계 각국이 남아프리카 지역과 항공편을 동시다발로 중단했다. 이에 남아공에서는 모범적인 조치를 하고도 오히려 피해를 본다는 주장까지 제기된다. 남아공 외교부는 27일 성명을 통해 “남아공이 오미크론의 발견으로 벌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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