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夜] '집사부일체' 김창옥, "불통 치료하는 첫번째 말은 '미안하다'는 말"..父와의 경험담 고백
[SBS연예뉴스 | 김효정 에디터] 김창옥이 불통왕에서 소통왕이 된 계기를 밝혔다.
28일 방송된 SBS '집사부일체'에서는 김창옥 사부가 소통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날 방송에서 김창옥은 본인은 소통왕이 아닌 불통왕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는 청각장애가 있는 아버지에 대해 조심스럽게 이야기했다.
그는 어린 시절 다소 폭군 같기도 했던 아버지에게 거리를 두고 있었음을 고백했다. 그런 그에게 아버지가 전화를 해왔다고. 치과 치료에 돈을 내줄 수 있겠냐는 것. 당황스러운 이야기에도 김창옥은 그러겠다고 답했다.
그런데 치과 간호사에게서 그의 아버지가 통화를 하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이에 김창옥은 아버지와의 생애 첫 통화에 긴장해 수화기를 들었다.
그는 "아버지가 딱 세 마디를 하시더라. 처음에는 막둥이냐 하시고 두 번째는 아부지다 하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안하다 하시더라"라고 했다.
이에 김창옥은 "근데 진짜로 미안하신지 소리를 되게 작게 하셨다. 그래서 난 '아버지 미안하다고 하지 마세요. 힘들게 키웠으니까 돈 내라고 하세요' 하고 싶은데 이미 전화 룰 끊으셨더라"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그는 "언젠가 아버지가 아들한테 미안해해야 된다. 우리 아버지는 그래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아버지에게 막상 그 말을 들으니 '우리 아버지는 이제 힘이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착잡했다"라고 고백했다.
이후 김창옥은 아버지와의 관계에 변화가 찾아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소통의 키워드는 정기적인 계좌이체다"라고 농담을 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창옥은 "하루는 제주도에 왔다가 서울에 돌아가려는데 아버지가 나를 공항까지 배웅을 하고 싶다더라. 항상 어머니와 함께했는데 아버지와 단둘이 공항 가는 길이 너무 불편하고 어색했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그는 수속을 마치고 들어가기 전에 아버지께 용돈을 드리고 돌아섰다가 뒤를 돌아봐야 하나 생각했다. 항상 어머니는 돌아보면 본인을 보고 있었기에 아버지도 그런다면, 그 모습을 보고 울음을 참지 못할 거 같았다는 것.
용기를 내 뒤를 돌아본 김창옥은 아버지가 아들이 준 용돈을 세어보고 등을 돌려 걸어가는 뒷모습을 봤다고 했다. 이에 그는 "그 순간 영화처럼 핀 조명 하나가 아버지 뒷모습을 비추더라. 그리고 두 가지가 보였다. 하나는 왼쪽 어깨가 기울어진 모습, 그리고 하나는 오른쪽 무릎은 굽어진 것이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김창옥은 "그 뒷모습을 보는데 2초만 더 보면 눈물이 날 거 같았다. '우리 아버지가 노인이 됐구나' 싶더라"라며 "그 후로 아버지 모르게 아버지가 계속 좋아졌다.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누군가의 뒷모습이 보이면 사랑이 시작된다고. 내가 그랬다"라고 말했다.
이후 김창옥은 또 다른 아버지와의 일들을 겪으며 아버지가 더 좋아졌다고 했다. 그리고 아버지께 인공 와우 수술을 해 드려 70년 만에 소리를 듣게 해 드렸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에 김창옥은 "아버지가 어린아이들처럼 우와 우와 감탄사만 내뱉으시더라"라며 아이처럼 기뻐하던 그 모습을 전했다.
그리고 그는 자신이 유독 피곤해 보이는 진짜 이유에 대해 말했다. 올해로 86이 되신 아버지께서 오늘내일하는 상황으로 병원에서는 이별을 준비하라고 했다는 것.
이에 김창옥은 "아버지와의 이별이 힘들고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버지가 나에게 미안하다고 한 이후로 많은 일들이 있어서 힘들지만 힘들지 않게 보내드릴 수 있을 것 같다. 그게 아니면 정말 힘들고 힘들었을 거다. 아버지와 나, 나와 아이들 사이도 힘들었을 것 같다"라며 "불통을 치료하는 첫 번째 말은 미안하다는 말이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사과 없는 소통은 있을 수 없다며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미안한 사람이 생각난다면 언젠가 그 사람에게 꼭 미안하다고 말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언젠가 시간이 지나서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자신의 아버지 이야기로 감명받고 본인 역시 아버지가 되고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다는 김동현에 대해 "인생에서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한 번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누군가를 사랑하게 될 때 비로소 내가 받았던 사랑을 이해하게 된다"라고 공감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방송 말미에는 김창옥 사부의 아버지 김홍주 님이 녹화가 끝나고 열흘 후인 11월 25일 영면하셨다는 소식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김창옥은 방송을 통해 아버지에게 "그리움 이전에 먹먹한 그런 존재가 아버지인 것 같아요. 오랜 세월 동안 많은 가족들을 위해서 아버지 시간을 힘들게 썼다는 것을 내가 50쯤 되어서 내 몸과 마음이 힘들어질 때 비로소 이해하게 됐다. 엄마 잘 돌보면서 잘 살겠다"라고 마지막 메시지를 전해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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