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타짜' '파이란' 고화질로 다시 보세요

김유태 2021. 11. 2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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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잡티 줄이고 색조 개선
극장가·OTT 재개봉 잇따라
영화 `타짜`. [사진 제공 = CJ ENM]
"고니를 아냐고요?"

영화 '타짜'의 고니가 돌아온다. '묻고 더블로 가' 곽철용, '아수라발발타' 평경장, '이대 나온 여자' 정마담, '동작 그만' 아귀, '걸어다니는 중소기업' 고광렬, '입 꾹' 너구리 등 15년간 사랑받은 영화 속 인물들도 함께다.

디지털 리마스터링 바람이 영화계에 불고 있다. 리마스터링이란 필름영화 등 화질이 좋지 않은 과거 영화를 잡티를 줄이고 색조를 개선하는 등 현대 기준으로 다시 만든 영화를 뜻한다.

다음달 1일 재개봉하는 '타짜'는 가구공장에서 일하던 20대 청년 고니가 '도박의 신' 타짜로 도약하는 성장담이다. 도박판 설계자 정마담, 전설의 타짜 평경장을 만난 고니는 갈고닦은 '기술'을 사용해 공권력의 상징인 오장군, 지하건달의 상징 곽철용, 절대악의 상징 아귀를 차례대로 꺾고 '꽃(花)을 가지고 하는 싸움(鬪)'인 화투의 승부사로 도약한다.

'타짜' 최동훈 감독은 리마스터링 버전 개봉을 앞두고 특별영상에서 후일담을 쏟아냈다. "평경장의 유명한 주문 '아수라발발타'는 백윤식 선생이 현장에서 갑자기 혼자 만들어 내뱉은 대사이며, 고니의 누나가 운영하는 중국요리집 장면은 원래 없었다가 현장에서 급하게 대사를 썼다. 고광렬의 속사포 같은 대사를 1분 안에 해달라고 유해진 배우에게 주문하기도 했다"는 이야기는 즐겁다. 최 감독은 "영화 '타짜'가 오래 기억되는 이유는 영화 속에 우리가 보고 싶은 얼굴이 다 있기 때문"이라 덧붙였다.

영화 `파이란`. [사진 제공 = 영화사 오원]
최민식·장백지가 주연을 맡은 2001년작 감성영화 '파이란'도 20주년을 맞아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최근 재개봉했다. '막장 인생'을 사는 삼류 깡패 강재는 성인오락실과 교도소를 전전하다 평생 꿈인 '배 한 척 살 돈'을 받는 대가로 보스 대신 감옥행을 결심한다. 죄명은 살인. 그러던 중 푼돈을 받고 오래전 위장결혼을 해준 중국인 여성 파이란의 부고 소식을 듣는다. 파이란이 강재에게 남긴 편지는 '삼류 인생에도 사랑이 깃들 수 있다'는 진실을 담는다. 떠난 뒤에 시작되는 사랑도 있을까. 리마스터링 버전을 본 최민식 배우는 관객과 만나 "오래된 일기장을 꺼내본 기분"이라며 "언제 어디서나 꺼내 볼 수 있는 문고판 소설 같은 작품을 하고 싶었는데 '파이란'이 그런 작품"이라고 털어놨다.

영화관들도 리마스터링 영화관을 단장하고 있다. CGV는 지난 3월부터 한국영화 재상영관 '시그니처K'를 운영 중이다. '태극기 휘날리며' '공동경비구역 JSA' '장화, 홍련'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등 한국영화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대작이 상영됐다. 롯데시네마는 장국영의 유작 '이도공간'과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재상영한 바 있다.

OTT '왓챠'에선 왕가위 감독의 1994년작 '중경삼림', 1997년작 '해피 투게더' 등을 볼 수 있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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