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안정적 우세 없는 대선판, 대혼전 속 역동성 커진다
윤석열 35%·이재명 32% 박빙
정권교체론 유지땐 尹후보 유리
정책 대결땐 李후보 추격 여지
20대 대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민심 풍향계가 어디를 향하는지 아직 안갯속이다.
각종 여론조사가 쏟아지고 있지만 여론조사 기관별 편차도 상당하고, 후보의 오름세와 내림세가 큰 폭의 변화를 보이고 있어 정치권 안팎에서는 내년 대선이 가장 역동적 대선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가장 최근 여론조사인 4개 여론조사전문기관(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11월 4주차(조사기간 22~24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의 4자 가상대결 조사결과에 따르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3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32%,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5%,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3%였다. '없음·모름, 무응답'은 23%였다.
윤 후보와 이 후보 간 격차는 오차범위 내인 3%포인트였다.
또 한국갤럽의 조사(머니투데이 더300 의뢰, 지난 22∼23일,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는 5자 다자 가상대결 결과 윤 후보가 38.4%, 이 후보가 37.1%로, 격차는 역시 1.3%포인트 오차범위 내 접전이었다.
대선이 불과 100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초접전 상태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윤 후보는 지난 5일 최종후보로 낙점된 뒤 컨벤션 효과 등이 지지율 고공행진을 하면서 이 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렸으나, 한 달도 채 안돼 지지율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 등으로 위기를 겪은 이 후보는 최근 지지율 반등으로 윤 후보를 빠른 속도로 추격 중이다.
역대 대선에서 100일 전 민심의 향방이 실제 대선의 승부를 갈랐던 것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갤럽의 14~19대 대선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기존 6번의 대선 가운데 5번은 대선 100일 전후의 여론조사에서 1위 후보가 최종적으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14대 대선의 경우 대선 180일 전쯤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김영삼 민주자유당 후보가 29.6%, 김대중 민주당 후보가 19.3%였다. 대선 52일 전 조사에서는 김영삼 후보가 29.3%, 김대중 후보가 21.8%, 정 후보가 8.3%로 순위를 유지했다. 결국 14대 대선에서는 김영삼 후보가 42.0%로 당선됐다.
15대 대선 92일 전 여론조사에서는 김대중 후보가 29.9%, 이인제 국민신당 후보가 21.7%,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18.3% 등의 순이었다. 초반 이회창 후보가 크게 앞섰으나, 이 후보 아들 병역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지율이 급락했다. 결국 대선 100일 전 여론조사 우위를 점한 김대중 후보가 최종 득표율 40.3%로 당선됐다. 이어 17대 대선에서도 대선 84일 전 과반 지지율로 1위였던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대선에서도 승리했고, 18대 대선에서도 여론조사에서 줄곧 우위를 보인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51.6%로 과반승을 거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앞당겨진 19대 대선에서도 100일 전 여론조사에서 앞서가던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촛불 민심을 등에 업고 최종 득표율 41.1%로 당선됐다.
이변은 16대 대선뿐이었다. 대선을 101일 앞둔 여론조사에서는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30.2%로 1위,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가 27.3%,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가20.4% 순이었으나 노 후보와 정 후보의 극적 단일화가 성사되면서 결국 노 후보가 당선됐다. 투표 결과는 노 후보가 48.9%, 이회창 후보가 46.6%로 말 그대로의 박빙이었다.
전문가들은 20대 대선 역시 16대 대선만큼이나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진보와 보수진영이 최대치로 결집이 돼 있어서 박빙 승부가 될 것으로 예측한다"면서 "정권교체 여론이 끝까지 유지된다면 윤 후보가 유리하고, 정책 대결로 넘어가면 이 후보가 추격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특히 두 후보 모두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점이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박 교수는 "검찰 조사에서 어느 후보의 리스크가 터지고 치명타를 맞느냐에 따라 판세가 휘청거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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