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감전된 것처럼 '찌릿찌릿'.. 출산 고통보다 더 심한 '삼차신경통'?

권대익 2021. 11. 2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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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얼굴에 찬바람만 스쳐도 심하게 아픈 사람이 있다.

이처럼 삼차신경통은 초기에는 순간적인 안면 통증으로 나타난다.

이 신경을 따라 심한 통증을 느끼는 것이 안면 통증, 즉 '삼차신경통'이다.

허륭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삼차신경통 증상은 식사할 때, 물 마실 때 유독 더 심해지기도 하는데 이를 치통으로 오인하고 치과를 찾는 이가 많다"며 "치과에서 이상 소견이 없는데도 통증이 계속 지속한다면 신경외과에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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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순간적인 안면 통증으로 시작되는 삼차신경통은 40~50대 여성에게 주로 나타난다. 게티이미지뱅크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얼굴에 찬바람만 스쳐도 심하게 아픈 사람이 있다. 얼굴 한쪽에 10초에서 2분 정도 송곳으로 찌르거나 감전된 것처럼 통증이 지속된다. 통증은 간헐적이고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이처럼 삼차신경통은 초기에는 순간적인 안면 통증으로 나타난다. 삼차신경통은 40~50대 여성에게 주로 많이 발병한다.

그런데 삼차신경통은 대개 입 주위, 잇몸, 코 주위 등이 아파 치통과 착각해 치아를 뽑거나 신경 치료를 받기도 한다.

그러다 점차 주기가 짧아지고 통증이 심해지면서 세수ㆍ양치질ㆍ식사ㆍ화장·면도 등 기본적인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워진다. 통증이 워낙 심해 ‘출산할 때 생기는 통증보다 심하다’는 말이 생길 정도다.

통증 평가 척도인 ‘바스(VAS) 스코어’에서 가장 심한 통증 점수인 10점까지 기록될 정도다. 10점은 죽고 싶을 만큼의 통증으로 이해하면 된다. 출산은 보통 8, 9점 정도다.

얼굴 움직임은 안면신경이 담당하지만 감각과 통증을 전달하는 역할은 5번 삼차 신경이 한다. 삼차 신경은 신경이 세 개(三)의 가닥(叉)으로 갈라져 각각 이마와 눈 주위, 광대뼈 주변, 턱 주변을 담당한다. 이 신경을 따라 심한 통증을 느끼는 것이 안면 통증, 즉 ‘삼차신경통’이다.

박봉진 경희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삼차신경통은 얼굴 감각과 씹는 기능을 담당하는 제5번 뇌신경인 삼차신경이 주변 혈관에 눌리면서 혈관 박동이 신경에 전달되고 과흥분하면서 발병한다”고 했다.

이처럼 삼차신경통은 대부분 동맥ㆍ정맥 같은 혈관 압박으로 발생하지만, 10% 미만에서는 뇌종양ㆍ뇌동맥류(腦動脈瘤) 등에 의해 삼차신경이 손상돼 나타나기도 한다.

허륭 인천성모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삼차신경통 증상은 식사할 때, 물 마실 때 유독 더 심해지기도 하는데 이를 치통으로 오인하고 치과를 찾는 이가 많다”며 “치과에서 이상 소견이 없는데도 통증이 계속 지속한다면 신경외과에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했다.

삼차신경통이 의심되면 뇌혈관과 뇌신경을 모두 볼 수 있는 뇌혈관 자기공명영상(MRA) 검사로 알 수 있다. 비슷한 질환으로 반측성 안면 경련이 있는데, 다른 뇌신경인 안면신경(얼굴 움직임을 관장함)에도 혈관이 닿으면 주로 눈 밑에서 시작되는 얼굴 떨림 현상이 나타난다

삼차신경통ㆍ안면경련증은 약물이나 수술로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약물 치료는 수술보다 간편하지만 일시적으로 통증을 완화할 뿐 근본적인 치료가 어렵다. 시간이 지날수록 재발 가능성도 높다.

가장 확실한 치료법은 신경과 혈관을 분리하는 미세혈관감압술을 받는 것이다. 신경을 압박하는 혈관을 박리·분리하고 신경·혈관 사이에 테프론이라는 완충 물질을 삽입해 혈관 박동이 신경에 전달되지 않도록 만든다. 신경을 하나라도 잘못 건드리면 다양한 후유증을 일으킬 수 있어 고도의 집중력과 전문성, 수술 경험이 중요하다.

삼차신경통을 치료하기 위한 미세혈관감압술은 80~90%, 안면경련증의 미세혈관감압술은 95% 정도의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박봉진 교수는 “수술 후 치료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나 환자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했다.

미세혈관감압술을 받았을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수술 후 한 달 동안 코 풀기, 물구나무서기 등 뇌 압력을 올릴 수 있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박봉진 교수는 “미세혈관감압술은 수술 합병증이 3% 미만으로 국내외에서 탁월한 수술 성과를 인정받았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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