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차악' 선택 강요받는 대선 전 100일, 철저 검증만이 최선

2021. 11. 2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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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통령 선거일까지 100일 남았다.

16대 노무현 후보 당선 때를 제외하면 100일 정도 남은 시기에는 우세 후보가 드러났다.

17대 대선 때 이명박 후보가 BBK 의혹으로 특검을 받은 적 있지만, 유력 후보 두 명이 모두 검찰과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되는 것은 처음이다.

무조건 정권 교체 또는 유지에 투표하려는 성향 때문에 양당의 경선은 정책과 인물 면에서 '최선 후보'보다는 '가능성 후보'로 판가름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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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통령 선거일까지 100일 남았다. 16대 노무현 후보 당선 때를 제외하면 100일 정도 남은 시기에는 우세 후보가 드러났다. 이번 대선은 다른 양상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앞서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오차범위 안팎에서 추격하는 양상이지만, 그렇다고 윤 후보가 안정적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없다. 100일이면 얼마든지 변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주요인이 후보들 자체에서 기인한다는 점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양당의 두 후보 모두 사법적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피의자 신분이 되는 초유의 일이 없으란 법이 없다.

17대 대선 때 이명박 후보가 BBK 의혹으로 특검을 받은 적 있지만, 유력 후보 두 명이 모두 검찰과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되는 것은 처음이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 재직 때 설계한 대장동 특혜·비리 의혹에서 배임을 의심받고 있다. 윤 후보도 고발사주 의혹과 함께 검사 재직 시 부산저축은행 수사 때 대장동 사업 관련 부정대출에 대한 수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법적 문제 외에도 두 후보 모두 나름의 하자가 있다. 이 후보는 인성과 도덕성에서 심각한 결격을 갖고 있다. '형수쌍욕'에 전과4범의 범죄이력, 조폭 유착의혹,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의혹 등 평범한 시민이 상상할 수 없는 험한 삶의 족적을 지녔다. 윤 후보도 성격은 다르긴 하지만 원죄가 있다. 박근혜 탄핵 특검 수사팀장과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있으면서 강압적 수사와 무리한 법리 적용으로 많은 자유우파 인사들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그 중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도 있다. 이에 대해 윤 후보는 단 한 번도 공식적 해명을 하지 않았다. 윤 후보는 중도층 확산 못지않게 자신의 과거 행적에 대한 앙금으로 마음을 정하지 못하는 일부 보수층에 대한 지지를 확보하는 데에 더 열성을 보여야 할 것이다.

큰 변수가 없는 한 두 유력 후보 중 한 명이 대통령으로 당선될 것이다. 제3지대는 지지율이 미미하고 참신한 인물도 정책도 안 보인다. 결국 표는 정권교체냐 정권유지냐 양 갈래로 수렴될 것이기 때문이다. 무조건 정권 교체 또는 유지에 투표하려는 성향 때문에 양당의 경선은 정책과 인물 면에서 '최선 후보'보다는 '가능성 후보'로 판가름 났다. 지금과 같은 후보 구도는 현 정권에 대한 묻지마 반대와 묻지마 지지의 산물인 셈이다. 그 때문에 최선이 아닌 '차악(次惡)'의 후보에 투표할 것을 강요받는 선거가 됐다. 철저한 검증을 통해 '최악'을 걸러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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