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철'로 빚은 포스코 도전정신.. 시민과 하나되다 [국내 최대 체험형 조형물 '스페이스워크']

김병덕 2021. 11. 2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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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 1주일.. 포항 핫플레이스로
환호공원내 총길이 333m 곡선형 조형물
포스코-포항시-시민, 상생·협력·미래 상징
최정우 회장 "대한민국 명품 랜드마크 기원"
포항시 환호공원을 찾은 관광객들이 포스코가 만든 스페이스워크를 체험하고 있다. 스페이스워크는 포스코가 제작한 가로 60m, 세로 56m, 높이 25m 규모의 곡선형 체험조형물이다. 333m 길이의 철 구조물 트랙을 따라 걸으면서 환호공원과 포항 풍광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계단 개수는 717개로, 전체 무게는 317t에 달한다. 포스코 제공

포스코그룹이 포항시민들에게 선물한 '스페이스워크'가 개장 1주일만에 지역의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관람만 하는 예술작품의 한계를 넘어 직접 체험하는 예술공간으로 시민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상에서는 광활한 조형물을 뷰파인더에 담는 포토스팟으로, 공중에서는 영일만이 한눈에 들어오는 '뷰 맛집'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포스코가 포항시가 환호공원에 건립한 국내 최대 규모의 체험형 조형물 '스페이스워크'

■"포항에 꼭 가야할 곳이 생겼다"

28일 포스코에 따르면 '스페이스워크'는 포항시 환호공원에 들어선 가로 60m, 세로 57m, 높이 25m의 곡선형 조형물로 지난 20일부터 일반에 개방됐다. 총 길이 333m의 철 구조물 트랙을 따라 걸으면 환호공원과 포항제철소, 영일만, 영일대해수욕장 등 주변 풍광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게 설계된 국내 최대 규모의 체험형 조형물이다.

환호공원은 지난 2001년 포스코가 200억원을 기부해 조성한 공원으로 이번에 스페이스워크까지 오픈하며 포항시는 영국의 게이츠헤드, 일본의 예술섬 나오시마에 버금가는 랜드마크 관광명소로 도약할 수 있게 됐다. 게이츠헤드는 안토니 곰리의 '북방의 천사' 설치 후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모으는 명품 문화 관광도시로 탈바꿈했고, 인구 3000명의 나오시마는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미술관과 미술품이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며 매년 50만명이 찾아오는 유명 관광지가 됐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도 "스페이스워크가 많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되길 기원한다"며 "종풍 예정인 포항 1고로의 박물관 추진까지 완성되면 Park1538과 함께 포항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스페이스워크의 개방소식에 포항 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까지 기대감에 들썩인다. 인터넷 지역카페에는 "포항에 갈때 들러야 할 곳이 생겼다" "아이들과 함께 올라가 보고 싶다"며 기대하는 목소리들이 커진다. 직접 체험한 시민들도 "스페이스워크 위에서 내려다 본 포항의 자연 경관이 너무 아름답다" "포항에 오시면 꼭 한번 방문해 보시라"면서 손을 꼽는다.

포스코가 제작한 스페이스워크가 조명으로 빛나고 있다. 관람객은 조형물 위를 걸으면서 무중력 상태인 우주를 유영하는 듯한 체험을 하게 된다.

■333m 트랙 포스코·포항시·포항시민 상생 상징

스페이스워크는 포항 일월 신화의 '빛'과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원동력인 '철'을 바탕으로 한 '빛과 철의 노래'를 컨셉으로 만들어졌다. 실제로 일몰 후 바라본 스페이스워크는 하얀 조명으로 빛을 내며 압도적인 경관을 연출한다.

트랙 길이 333m는 포스코, 포항시, 포항시민의 상생, 협력, 미래를 상징하는 숫자다. 포항의 상징 3S인 철(Steel), 빛(Science), 바다(Sea)를 의미하기도 한다. 스페이스워크라는 작품명은 마치 우주 공간을 유영하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한다는 뜻에서 이름 붙여졌다. 작품의 외관이 환호공원에 내려앉은 구름의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클라우드'라는 애칭으로도 불린다. 실제로 트랙 위를 천천히 걸으면 마치 신선이 되어 구름 속을 산책하거나 스페이스워크라는 작품명처럼 무중력 상태의 공간인 우주를 유영하는 듯한 체험을 하게 된다.

스페이스워크를 디자인한 독일의 작가 울리히 겐츠(독일 함부르크 미술대학교수)는 포항을 세번이나 방문해 시민·향토사학자 등을 만나 지역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고, 각계각층 시민들로 구성된 시민위원회와 소통하며 최종 디자인이 결정됐다. 시민 의견 수렴 과정을 생략하거나 작가가 한국에 와보지도 않고 작품을 제작하는 기존 공공 디자인과는 수준이 달랐다.

사진으로 스페이스워크를 접한 사람들은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를 떠올린다. 특히 조형물 중앙의 원형 루프를 실제로 걸을 수 있는지도 궁금해 한다. 하지만 원형 루프는 올라갈 수 없고 결국 왔던 길로 되돌아가야 한다.

울리히 겐츠는 "의도된 불편함을 통해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현대사회에 대한 성찰과 되돌아가는 수고로운 행위를 통해 각자의 방식으로 시간과 공간의 상대성에 대해 경험할 수 있다"라며 "원형 루프는 유토피아처럼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곳, 볼 수 있지만 만질 수 없는 대상에 대한 갈망과 도전, 실패를 끊임없이 반복하면서 한 걸음씩 나아가는 무한한 도전정신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진입계단을 지나 양방향으로 나눠지는 트랙은 되돌아오면서 결국 하나로 합쳐지게 된다. 작가는 "예술과 인간, 기업과 시민, 포스코와 포항시의 하나 됨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스페이스워크는 보는 각도에 따라 2개의 원형이 만들어진다. 공중에서 내려본 모습도 2개의 원형이 보인다. 포항의 대표적인 설화인 연오랑 세오녀의 오마주(존경과 존중의 표현)다. 한편 포항시는 매일 6명의 안전요원을 배치해 연말까지 시범 운영을 진행한다. 관람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주말과 공휴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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