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2030 중심 광주 선대위' 띄우며 "민주당에게 호남은 회초리"
[경향신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8일 20·30대가 주를 이룬 광주 선거대책위원회를 발족하며 “호남은 민주당의 회초리”라고 말했다. 민주당 쇄신을 통한 민주개혁과제의 완수를 호소하며 호남 표심을 다잡으려는 모습이다. 이 후보의 호남 지지율이 과거 민주당계 후보에 비해 낮다는 위기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이날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주 대전환 선대위 출범식’에서 “우리 내부의 남아있는 기득권 전부를 내려놓고 새롭게 다시 시작하겠다”며 “완전히 혁신된 민주당으로 다시 호남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에서는‘호남이 민주당 텃밭’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할 것”이라며 “호남은 민주당의‘텃밭’이 아니라 민주당의‘죽비’이고‘회초리’”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호남이 염원했던 가치와 정신, 민주개혁 과제를 확실히 완성해서 우리 호남 국민들이 다시 민주당을 한없이 사랑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광주 선대위는 10명의 공동선대위원장 중 9명을 2030세대로 꾸린 게 특징이다. 특히 만18세로 선거권을 가진 광주여고 3학년생 남진희양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이 후보는 남 위원장을 소개하며 “만 18세의 여고생이고, 광주 고등학교 학생의회 의장을 역임하셨다”며 “청소년의 정치적 기본권 확장을 위해 애써 온 청소년 활동가”라고 소개했다. 남 위원장은 “대한민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하는 데 청소년과 청년의 목소리를 내고자 이 자리에 섰다”면서 “뚜렷한 철학과 비전이 있는 대통령, 약속한 것은 반드시 지키는 대통령, 모두의 안전을 지켜주는 대통령,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할 수 있는 대통령, 국민과 언제나 함께 할 대통령을 바란다”고 말했다. 박광태 전 광주광역시장,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지역 거물급 인사는 명예선대위원장으로, 2선에 머문다.
이날 선대위 출범식에는 송영길 대표를 포함해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모두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대한민국 대전환 광주와 함께 이재명은 합니다’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들었다. 민주당은 광주 선대위 출범을 시작으로 각 시·도별 선대위를 꾸려나갈 계획이다.
이 후보가 민주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에서 지지율이 60%대에 머문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도 풀이된다. 민주당은 호남에서 90%대의 지지율을 얻어야 대선 승리를 담보할 수 있다고 본다.
이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두자릿수 대 지지율을 내주면 위험하다는 의미다. 1997년 김대중 전 대통령은 호남에서 94.7%를,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은 93.4%,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은 89.2%를 얻었다. 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호남에서 지지율 누수가 발생하지 않아야 수도권 등 접전지에서 승리하는 발판을 얻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지난 27일 이 후보의 비서실장으로 이낙연계 오영훈 의원(53·재선·제주시을), 정무실장에 친문재인계 윤건영 의원(52·초선·구로구을)을 각각 임명했다. 오 의원은 이 전 대표의 비서실장과 이 전 대표 캠프의 대변인을, 윤 의원은 대통령 비서실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다. 후보 비서실장은 후보의 일정을 총괄하고, 정무실장은 후보와 당의 가교 역할을 하는 요직이다. 고용진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원팀 선대위의 정신에 따라 통합을 더욱 가속하려는 인선”이라고 설명했다.
|곽희양 기자 ·광주|탁지영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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