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 '패싱'에 인사 논란 재발.. '윤석열 선대위' 출발부터 삐걱

심진용 기자 2021. 11. 2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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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북카페 하우스에서 열린 ‘대선 D-100, 내일을 생각하는 청년위원회 및 청년본부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가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원톱’ 체제로 사실상 공식 출범했지만 마찰음이 계속되고 있다. 이준석 대표 등 당 지도부 ‘패싱’ 논란이 진행 중이며, 선대위 직능총괄본부장에 올랐던 김성태 전 의원이 자녀 ‘특혜채용’ 논란으로 임명 이틀 만에 자진사퇴하는 등 인사 문제도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후보측은 28일 여의도 북카페 하우스(HOW‘s)에서 ‘내일을 생각하는 청년위원회(청년위)’와 ‘청년본부’ 출범식을 진행했다. 청년위는 윤 후보가 직접 위원장을 맡는 후보 직속 청년 조직이다. 경선 과정에서 윤 후보 대선캠프 청년특보를 맡았던 장예찬씨가 조직 준비를 주도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당 지도부와 논의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다. 이준석 대표나 청년몫으로 선출된 김용태 청년최고위원 등이 이들 조직 출범 직전까지 진행상황을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28일이 출범인데 26일에야 장예찬 전 특보가 통보 형식으로 김 최고위원 등에게 출범 사실을 알린 것으로 안다. 이준석 대표도 관련 내용을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도 통화에서 “청년위나 청년본부나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알았다”면서 “당직 계통으로 보고를 받거나 논의한 내용이 없어서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청년위 출범식에 이 대표와 김 최고위원은 불참했다. 윤 후보는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최고위원 등 당과 제대로 의사소통이 안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는 질문에 “(청년위는) 당 기존조직과 (역할이) 좀 다르다”면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는 정책을 만들 수 있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장예찬 전 특보는 통화에서 “주말부터 해서 오늘 오전에도 김 최고위원 등과 계속 통화하면서 청년본부 등 관련해서 원만하게 이야기를 했다”면서 “다음주 중 김 최고위원, 시도당 청년위원장, 후보 캠프 청년위원장 등과 함께 만나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대위 일이 워낙 급박하다보니 의사소통에서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 후보가 대선 경선에서 승리한 지난 5일 이후로 이 대표 등 당 지도부 ‘패싱’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경선 기간 윤 후보와 이 대표 사이 ‘투스톤 갈등’이 후보 선출 이후 오히려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의 지난 26일 기자회견이 대표적인 사례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선대위 합류 여부와 관련해 거취에 관심을 모았던 김병준 위원장은 이날 회견을 열고 “열심히 하겠다”며 논란에 못을 박았다. 회견 사실을 몰랐다가 뒤늦게 전해들은 이 대표는 이날 YTN 방송 인터뷰에서 “(회견 관련) 전혀 상의한 바가 없다. 무슨 목적이었는지 파악이 안된다”고 밝히는 등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경선 기간 윤 후보와 경쟁했던 홍준표 의원은 김병준 위원장 기자회견을 두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당대표를 패싱하고 당대표를 깔보는 정당은 이익집단에 불과하지, 정당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28일 기자들과 만나 패싱 논란에 대해 “윤 후보한테도 회견 계획을 얘기 안했다”며 “개인적인 시작이니 기자들한테 인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대표도 SNS에 “패싱이라는 것은 가당치 않다”며 “선대위는 김병준 위원장을 ‘원톱’으로 놓고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선 기간 이어졌던 윤 후보 측 인사 문제는 선대위 체제에 들어서도 반복됐다. 김성태 전 의원을 선대위 직능총괄본부장을 임명했지만, 김 전 의원 딸의 KT채용청탁 문제가 불거졌다. 김 전 의원은 1심에서 무죄·2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현재 3심 재판 중이다. 논란이 커지자 김 전 의원은 임명 이틀 만인 27일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윤 후보는 김 전 의원 사퇴 당일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의원) 본인이 워낙 강하게 (의사표현) 하셨기 때문에 수용하기로 했다”면서 “저도 사건이 좀 오래돼서 잘 기억을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수석대변인이 “윤 후보가 강조하는 공정과 상식은 상황에 달라지는 것이냐”며 “국민의힘과 윤 후보는 불리한 상황이 되면 ‘기억나지 않는다’로 일관하고 있다”는 논평을 내는 등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윤 후보 선대위는 29일 오전 첫 공식회의를 열고 본격 가동에 나선다. 윤 후보는 선대위 회의 후 곧장 세종과 대전을 방문한다. 30일 충북, 1일 충남 등 충청 지역 일정이 2박3일간 이어진다. 세종 방문에는 김병준 위원장도 동행한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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