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삼성전자, 승진 연한·직급노출 없애 파격 발탁..자율·유연 근무 확대도

이수민 기자 2021. 11. 28.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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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더욱 젊고 스마트한 '뉴삼성'을 만들기 위한 인사제도 개편에 나선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거점 오피스 계획을 29일 공개 예정인 인사제도 개편안에 포함했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직급별 표준체류연한'을 폐지하고 직원 고과 평가에서 절대평가를 확대해 성과주의 문화에 힘을 불어넣는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제도 개편을 계기로 위계를 드러낼 수 있는 직급이나 사번은 내부 통신망에 노출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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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인사개편 키워드
성과주의·수평적 조직문화 조성
동료평가 도입..호칭 '프로'로 통일
직급별 표준체류연한 폐지도 주목
이번주 '정기 임직원 인사' 발표
[서울경제]

삼성전자가 더욱 젊고 스마트한 ‘뉴삼성’을 만들기 위한 인사제도 개편에 나선다. 성과주의에 기반한 역량 평가와 수평적인 조직 문화 구축, 업무 효율성 극대화가 제도 개편의 핵심 키워드다. 최근 미국 출장을 계기로 대외 행보에 시동을 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내부 혁신에도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한 것으로 평가된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거점 오피스 계획을 29일 공개 예정인 인사제도 개편안에 포함했다. 거점 오피스는 임직원 거주 지역 등을 고려해 회사가 별도로 임차한 사무실로 재택근무와 사옥출근의 장점을 모은 근무 공간이다. 특히 코로나19 재확산 시기에는 대규모 인원이 한데 모일 경우 전파 위험이 올라가는 만큼 거점 오피스는 직원의 안전을 도모하고 업무 연속성도 유지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유명 빅테크 기업들이 거점 오피스를 도입했다. 국내에서는 정보기술(IT) 기업을 중심으로 중견·대기업으로 시범 기업이 늘고 있다. 그러나 임직원만 11만 4,000명(국내 기준)을 넘는 ‘매머드급’ 기업이 거점 오피스를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모바일·가전 등 생산 라인을 운영해야 하는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이라며 “이미 거점 오피스 제도를 도입한 다른 대기업은 임직원 규모가 1만 명을 넘지 않는 반면 직원 11만 명을 훌쩍 넘는 삼성전자의 거점 오피스 도입은 재계 전반에 미치는 여파가 작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영업과 마케팅, 연구개발(R&D) 등 재택근무가 가능했던 일부 직군에 한해 거점 오피스 제도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직급별 표준체류연한’을 폐지하고 직원 고과 평가에서 절대평가를 확대해 성과주의 문화에 힘을 불어넣는다. 기존 삼성전자의 직급은 CL(Career Level) 4단계로 이뤄져 있다. 현재는 한 단계씩 올라가려면 통상 8~10년의 기간을 채워야 하지만 앞으로는 이 기간의 ‘벽’이 사라지게 된다. 대신 성과를 인정받으면 ‘승격 세션’을 통해 빠르게 승진이 가능하다. 이론적으로는 30대 임원도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조직 내 성과주의를 철저하게 이식하기 위해 ‘연공서열’의 잔재를 없애겠다는 삼성전자의 각오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삼성전자는 고성과자(EX) 10%를 제외한 나머지 직원 90%에 대해서는 절대평가를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업적 고과에 따라 총 5단계(EX·VG·GD·NI·UN)로 나누고 각 등급을 부여받을 수 있는 인원 비중이 정해져 있는 상대평가를 실시해왔다. 변경 후에는 현재보다 더 많은 인원이 VG 등급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또 상급자가 하급자를 평가해왔던 기존 고과 평가에서 벗어나 동료들 간 평가를 반영하는 ‘동료평가제’도 추가된다. 이는 단편적 시선에 그칠 수 있는 상하 평가의 단점을 보완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제도 개편을 계기로 위계를 드러낼 수 있는 직급이나 사번은 내부 통신망에 노출하지 않기로 했다. 임원을 제외한 직원 호칭은 프로로 통일하며 외부와 만날 때 사용하는 명함 등에 직급을 기입하지 않게 된다.

이번 인사제도 개편이 삼성그룹의 인사에 어떻게 반영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삼성그룹은 다음 달 초 삼성전자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 임원 인사를 단행한다. 재계에서는 성과주의를 기본으로 하는 이번 인사 개편안의 취지를 고려해 파격적인 임원 승진 인사가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수민 기자 noenem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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