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로부터' 조효진+고민석 PD, 리얼리티 예능의 개척자이자 훌륭한 가이드 [인터뷰M]
24일 오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신세계로부터'를 연출한 조효진, 고민석 PD의 인터뷰가 화상으로 진행되었다.
11월 20일 공개된 '신세계로부터'는 누구나 꿈꾸는 세계, 유토피아에서 일어나는 예측불허의 사건들과 생존 미션, 대결, 반전의 이야기를 담은 신개념 가상 시뮬레이션 예능이다. 이승기, 은지원, 김희철, 조보아, 박나래, 카이가 출연해 6일동안 신세계라는 섬에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이 예능은 남해 멤버 각자에게 드림하우스를 제공, 신세계 전용 단말기 제공, '냥'이라는 단독 화폐 단위 사용 등의 규칙이 정해진 가상 세계를 신박하게 풀어냈다.
기존에 '범인은 바로 너' (이후 '범바너')로 추리 예능을 선보였던 조효진, 고민석 PD는 이번에 실제 섬을 거대한 세트로 활용한 가상 세계로 시청자들을 초대했다. "재미있는 예능을 만들고 싶었다"는 심플한 이유를 밝힌 조효진 PD는 "동화같은 신세계를 만들고, 출연자들을 들어가게 해 자연스러운 모습을 뽑아내려 했다. 재미를 기본으로 했지만 결국 가상세계를 통해 현실 세계를 돌아보게되는 프로그램이 되었다"라며 '신세계로부터'의 의미를 이야기했다.
그러며 "예전부터 버라이어티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게임만 계속 보여주는 걸로 버라이어티를 유지하기엔 시청자들의 눈높이가 많이 높아졌다. 이제는 메타버스로 개념이 확장되고 있는데 예능도 발전하려면 가상공간을 연결시켜야 할 것 같다. 예능은 상상력의 집합체여야 한다고 본다"라며 가상 세계를 구현하여 새로운 예능을 선보이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가상 세계'에 대한 조효진, 고민석 PD의 의지와 고민, 실행은 사실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범바너'때 부터 가상의 범죄를 구성했고, 그 범죄를 해결하기 위해 가상의 설정(드라마 톤)을 가진 인물들이 등장하여 출연자들이 마치 진짜인듯 몰입하여 사건을 추리하고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들며 3개의 시즌을 만들었다.
이번에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가상의 설정을 배경에까지 적용했다. 단독의 룰과 질서를 가지고 있는 가상의 세상 안에 가상의 설정을 가진 인물이 등장, 출연자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가짐으로서 '가상의 현실'이 오히려 '리얼리티'가 되는 아이러니하면서도 신기하고 재미있는 경험을 시청자들이 할 수 있게 만들어 내었다.
'동화같은 신세계' 구현을 위한 제작진들의 노력과 스케일은 대단했다. 전용 휴대폰 단말기, AI 홀로, 각자의 집, 이런 모든 것이 담겨진 섬 까지, 고민석 PD는 "멤버들이 보자마자 현실과 다르게 느끼길 원했다. 자신만의 신세계라고 느끼게 하고 싶어서 각자의 요구조건을 충실하게 반영했고, 회차가 거듭될수록 새롭게 등장하는 판타지적인 소품과 공간도 신경써서 만들었다"며 디테일에 신경 써 설정한 초대형 세트를 설명했다.
조효진 PD는 "사실 섬을 구하는게 가장 힘들었다. 유토피아의 판타지를 충족시켜줄 정도로 예쁜 섬이어야 했다. 원래 예쁜 섬이어야 꾸미기가 가능했는데, 외도의 보타니아 섬이 가장 최적이었다. 섬 자체가 경관이 좋았고 관리가 잘 되어 있었다. 여기에 집 세팅을하면 잘 어울릴 것 같았고, 그 덕에 제작진과 출연자 모두가 만족스러운 세팅이 가능했다"며 실물 유토피아의 배경인 보타니아 섬에 대해 이야기했다.
OTT에서 공개된 리얼리티 프로그램 중 가장 디테일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연달아 공개한 조효진, 고민석 PD는 "엄청난 카메라를 썼다. 전체 카메라 대수가 100도 넘는다. 세팅할 떄부터 카메라 동선과 출연자 동선이 겹치지 않게 신경쓰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신경 쓰는 건 후반작업이다. 오롯이 출연자들에게만 집중할 수 있게 하기 위해 후반작업에서 한 달 넘게 시간과 공을 들여 카메라의 흔적이나 VJ의 모습들을 지운다."라며 오직 출연자들만 존재하는 것 같은 화면의 비밀을 밝혔다.
또한 "홀로AI라는 것도 나오는데 누가봐도 제 목소리이긴 하지만 가상 공간에서 PD가 출연자와 소통하는 건 안 어울리는 것 같아서 장치를 마련했다."며 작은 설정이지만 작품 속 세계관을 위해 신경 쓴 부분을 이야기했다.
고민석 PD는 "이번에는 특히 CG에도 신경을 썼다. 판타지 신세계를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고자 했다"며 작품 속 마법같은 설정을 위해 공들인 부분을 이야기했다.
한번 공개할때 시리즈의 전편을 공개했던 넷플릭스의 공식과 달리 '신세계로부터'는 일주일에 2편씩 공개하는 새로운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2018년 처음 넷플릭스를 통해 '범바너1'을 공개하며 당시에는 최초였던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전편 공개'라는 파격적인 방식을 택했던 제작진과 넷플릭스는 몇년에 걸쳐 시리즈를 공개하며 '리얼리티 예능'이라는 장르의 소비 행태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해왔다고 한다. 처음에는 1화부터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드라마 같은 스토리가 있었기에 한번에 공개하는 게 좋은 전략일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리얼리티라는 장르의 특성상 세계관과 룰을 받아들이고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입소문을 타며 점점 퍼지는 자연스러운 로딩 시간이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조효진 PD는 "이렇게 2회씩 공개하는 건 처음에 좀 손해보는 게 있기는 하다. 넷플릭스의 랭킹 집계 방식에서 시청 시간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러다보니 한꺼번에 내보내는 것에 비해 쪼개서 내보내면 순위에 빨리 오르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기는한데 이런 실험을 해보는 건 발전적인 과정이라 생각한다"며 당장의 프로그램 인기 순위에 연연하기 보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좀 더 잘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 제공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음을 밝혔다.
그러며 "넷플릭스에도 재미있는 예능이 있다는 걸 생각해 주시면 좋겠다. 요즘 한국의 드라마들이 너무 잘되고 있어서 좋은 상황인데 그 와중에 한국의 예능도 보시면서 기분전환이나 활력제가 되면 좋겠다"며 관심과 시청을 당부했다.
당장 외도 보타니아 섬으로 떠나고 싶은 여행 욕구와, 추운 날씨지만 화면 속 출연자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며 대리만족 하게되는 즐거움 뿐 아니라 나도 저기 가서 '냥'을 벌기 위해 요가도 하고 판도라의 상자를 찾기 위해 섬 곳곳을 뒤지며 저들과 함께 게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하는 '신세계로부터'는 여러모로 여운이 많이 남는 예능이다. 당연히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갖게 하고 있다.
조효진 PD는 "섬을 준비하는데만 2달 넘게 걸렸다. 새로 지어야 하는 것도 많았고 디테일하게 다듬어야 할 게 많았다. 실제 보타니아에서 협조를 잘 해주셔서 시즌1에서 생각보다 특별한 공간으로 탄생할 수 있었다. 한 번 더 국내에서 시즌을 진행하면서 노하우를 더 쌓고, 어떤 출연자가 와도 실제라고 느낄수 있게끔 내공을 쌓고 싶다"며 시즌 2에 대한 욕심도 조심스레 드러냈다.
고민석 PD는 "시즌2가 이어질 수 있는 단초는 마련해놨다. 하지만 늘 그렇듯 시청자의 환호가 있어야 다음 시즌이 결정된다. 이번 멤버들의 호흡이 너무 훌륭했고 성향도 잘 알수 있게 되어 만약 다음 시즌을 하게 된다면 더 많은 미끼도 던져줄 수 있고 시즌1에서 못했던 걸 시즌2에서는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더 흥미진진할 시즌2를 기대하게 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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