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최초 500G 출전→극단적 선택'..아내 "용서 가능하냐고?"

노진주 입력 2021. 11. 2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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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세상을 떠난 남편을 용서할 수 있을까? 아직도 답을 내릴 수 없다".

전 축구 선수이자 감독이었던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한 여성이 10년 만에 언론 인터뷰에 응하며 한 말이다.

이어 "'(나와 두 아들을 두고 갑작스럽게 떠난) 스피드를 나는 용서할 수 있을까? 과연 그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졌다. 지금까지도 쉽사리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를 용서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다"고 말했다.

이는 10년 만에 루이스가 언론 인터뷰에 응할 수 있던 이유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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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개리 스피드 /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노진주 기자] "스스로 세상을 떠난 남편을 용서할 수 있을까? 아직도 답을 내릴 수 없다".

전 축구 선수이자 감독이었던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한 여성이 10년 만에 언론 인터뷰에 응하며 한 말이다.

11월 27일(현지 시간)은 ‘웨일스 전설’ 게리 스피드의 사망 10주기다. 1969년생인 스피드는 2010년~2011년 웨일스 대표팀 감독을 지내던 중 2011년 11월 27일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42세. 

스피드는 웨일스를 상징하는 인물이었다. 무려 14년 동안 대표팀(1990-2004)에서 미드필더로 활약, 주장도 지냈다.

프로 경력도 화려하다. 스피드는 리즈 유나이티드(1988-1996)를 시작으로 에버튼FC(1996-1998)・뉴캐슬 유나이티드(1998-2004)・볼턴 원더러스(2004-2008)・셰필드 유나이티드(2008-2010)에서 뛰었다.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최초 500경기 출장 대기록을 세웠다.

현역 은퇴 후 스피드는 곧바로 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순탄하게 감독 커리어를 쌓아갈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이에 전 세계 축구 팬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스피드의 가족이 이 소식을 가장 믿기 어려웠을 것이다.

스피드의 아내 루이스 스피드(51)는 남편을 떠나보낸 지 10년 만에 자신이 느꼈던 모든 감정을 털어놨다. 27일 영국 데일리 메일이 루이스와 단독 인터뷰한 내용을 보도했다.

[사진] 루이스 스피드 / 데일리 메일 홈페이지 캡쳐.

먼저 루이스는 “스피드의 사망 10주기는 사람들에게 의미가 남다르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나에겐 지난 9년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스피드가 떠난 뒤로) 11월은 항상 나에게 사라졌으면 하는 달이었다”고 입을 뗐다.

루이스는 집 차고 창문을 통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스피드를 처음 발견했다. 집 안은 순식간에 비명 소리로 가득 찼다. 두 아들 에드워드(당시 14세)와 토마스(당시 13세)가 곧바로 차고로 달려왔고, 급히 구급차를 불렀다. 큰 충격에 휩싸인 루이스가 할 수 있는 건 주저앉아 오열하는 것뿐이었다.

병원으로 이송된 스피드는 돌아오지 않았다. 그가 왜 비극적인 선택을 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10년 전 그날 이후 루이스는 다시는 차고를 가지 않았다. 끔찍했던 순간을 잊고 싶단 생각만 수없이 했다. 루이스는 "시력이나 기억을 지워주는 주사가 있다면 맞고 싶단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사도 고려했다. 루이스는 스피드의 '뉴캐슬 동료' 워렌 바튼의 아내가 살고 있는 샌디에이고로 거주지를 옮기고자 했다. 하지만 두 아들의 반대로 인해 루이스는 스피드를 떠나보낸 차고가 있는 집에 몇 년 더 살았다.

루이스는 “매 순간이 악몽 속에 있는 느낌이었다. 스피드는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 나는 정상적인 생활을 전혀 하지 못했다. 최소한의 기능만 하며 살아갈 뿐이었다. 정신병을 앓았고, 2년 동안 술에 의지했다”고 전했다.

이어 “‘(나와 두 아들을 두고 갑작스럽게 떠난) 스피드를 나는 용서할 수 있을까? 과연 그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졌다. 지금까지도 쉽사리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를 용서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다”고 말했다.

20년이 넘도록 같이 살고, 지금도 매일 스피드를 떠올리는 루이스가 그의 죽음을 온전히 받아들이기엔 아직은 상처가 남아있단 뜻이다. 

그래도 10년 전 맞닥뜨린 충격에 비하면 현재는 많이 나아졌다. 루이스는 "오랜 시간이 흘렀다. 나의 삶이 점점 나아지기 시작했다. 두 아들도 그들만의 방식으로 잘 극복했다. 시간이 치유제였다. 그 기간이 나를 단단한 사람으로 만들어줬다”고 했다. 이는 10년 만에 루이스가 언론 인터뷰에 응할 수 있던 이유기도 하다. /jinju21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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