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MBC 자존심 살린 '옷소매', 어떻게 금토극 1위 됐나
지난 12일 첫 방송을 시작한 '옷소매 붉은 끝동'은 자신이 선택한 삶을 지키고자 한 궁녀와 사랑보다 나라가 우선이었던 제왕의 애절한 궁중 로맨스 기록을 담은 강미강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MBC가 2년 만에 선보이는 사극이었다.
사실 이 작품은 지난해 초반부터 제작 여부가 꾸준하게 거론됐던 작품이다. 캐스팅까지 윤곽을 드러냈지만 MBC 내부 사정으로 연기됐다가 올해 초 다시금 제작에 들어가면서 이준호, 이세영으로 주인공을 낙점하고 본격적인 촬영에 들어갔다.
군 전역 이후 한층 깊어진 매력으로 돌아온 이준호와 MBC '대장금'부터 탄탄하게 사극 경험을 갖춘 이세영이 조선 왕조를 통틀어 세기의 로맨스 주인공으로 꼽히는 정조 이산과 의빈 성씨로 만났다. 청년 정조의 생존기와 첫사랑 이야기가 1회부터 흥미롭게 그려지며 시청자들의 가슴을 두드렸다. 특히 인물들이 각기 주어진 상황 속 주체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요즘 세대 시청자들과도 공감을 형성하며 시청층 폭을 넓혀 나갔다.
첫 방송 당시엔 경쟁작인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에 밀려 5.7%(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로 시작했으나 시청자들 사이에서 "재밌다" "주인공 둘의 케미스트리가 좋다"는 입소문을 타고 방송 2주 차에 7%대로 점프했다. 3주 차에 접어들어서는 9.4%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금토극 1위를 차지, 10%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화제성 역시 1, 2주 차에 1위를 달려 '옷소매 붉은 끝동'의 심상치 않은 인기를 입증했다.
MBC는 올해 '오! 주인님' '미치지 않고서야' '검은 태양' '옷소매 붉은 끝동' 등 이렇게 네 편의 미니시리즈를 만들었다. 경영난으로 드라마 수를 확 줄였는데 성과도 기대 이하였다. '오! 주인님'은 자체 최고 2.6%, '미치지 않고서야'는 4.3%, '검은 태양'은 9.8%였다. '검은 태양'이 현재 '옷소매 붉은 끝동'의 자체 최고 성적보다 높은 수치지만 상승세를 탄 '옷소매 붉은 끝동'이 순조롭게 10%를 넘어설 전망이다. 더구나 '검은 태양'은 제작비 150억 원이 들어간 대작이었다. 제작비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이었고 경쟁작 '원더우먼'에도 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런데 150억 대작 '검은 태양'도 못 해낸 금토극 왕좌를 '옷소매 붉은 끝동'이 꿰찼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영, 정조 시대가 워낙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많고 이산이란 캐릭터 자체가 생존하는 과정이 서바이벌과 같은 느낌이라 기본적으로 드라마틱한 구조가 나온다. 의빈 성씨가 옆에서 마치 왕을 수호해주는 역할을 해주고 여기에 플러스 알파로 멜로가 붙어 시너지가 발휘됐다. (시청자들이 좋아할 만한) 모든 구조가 다 들어갔다"라고 평했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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