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우려..홍콩·유럽 등 확진국도 추가 '입국 제한' 검토
오미크론 확진국 '확대 적용' 검토하기로
정부가 새로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Omicron)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홍콩·영국 등 확진자가 나온 나라에 대해서도 변이 확산을 감시하고, 이들 국가를 방역강화 국가로 지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8개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하고, 해당국에서 온 내국인을 시설격리하는 등의 조처를 발표한 데 이어, 추가적인 입국 제한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28일 오미크론 변이 대응책과 관련해 “현재 홍콩, 영국, 이탈리아 등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 발생은 남아공, 모잠비크 등 아프리카에서 유입된 것으로 확인된다”며 “향후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에 대한 지속적 모니터링을 통해 위험도와 확산 정도를 파악하여 방역강화국가 등 대상 국가를 확대 또는 조정하는 방안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대본은 전날 저녁 7시께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오미크론 변이 해외유입 상황 평가회의를 실시했다. 이어 28일 0시부터 오미크론 발생 국가와 인접국가인 남아공 등 8개국(남아공·보츠와나·짐바브웨·나미비아·레소토·에스와티니·모잠비크·말라위) 모두를 방역강화국가, 위험국가, 격리면제 제외 국가로 지정했다. 방역강화국가로 지정하면 비자발급이 제한되고, 위험국가로 지정하면 해당국에서 온 내국인은 임시생활시설에 격리되며, 격리면제 제외국가로 지정하면 국내예방접종완료자도 격리되는 조치가 적용된다. 이전까지는 남아공만 위험국가·격리면제 제외 국가였고, 나머지 국가는 해당되지 않았다.
남아공 등 8개국에서 경유지를 통하여 한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외국인은 탑승 수속 과정에서 여권 등을 확인하여 항공기 탑승이 제한되고, 탑승후 국내에 들어오더라도 입국이 불허 된다.
이날부터 남아공 등 8개국에서 온 내국인은 예방접종여부와 상관없이 10일간 임시생활시설에서 격리 대상이 된다. 국내 도착 전 PCR 음성확인서 소지 여부를 확인한 후 1일차, 5일차, 격리해제 전 진단검사를 받아야 한다.
방대본은 “이들 국가에 대해서는 항공기 탑승 제한과 입국 과정에서의 임시생활시설격리 및 PCR(유전자 증폭) 검사 강화를 통해 유입가능한 전 과정을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그 동안 남아공발 입국자의 경우 5일간 임시생활시설에서 격리를 하고 5일간 자가격리를 시행해 왔으며, 남아공 등 8개국 간의 직항편은 현재 없는 상황이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26일(현지시각) 아프리카 남부 보츠와나에서 발견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확산 중인 코로나19 새 변이 ‘B.1.1.529’를 열 다섯번째 그리스 문자 ‘오미크론’이라고 명명하면서 ‘우려 변이(주요 변이)’로 지정했다. 남아공에서 최초 확인(지난 9일 WHO 발표)된 오미크론은 남아공 77건, 보츠와나 19건 등 약 100건이 확인됐다.
세계보건기구 등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의 위험성을 정확하게 분석하기 위해선 앞으로 몇 주가 걸릴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섣불리 과잉대응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으나, 각국은 국경 통제를 서두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 변이가 빠르게 퍼지는 것 같다”며 남아공 등 8개 국가에서 오는 여행객에 대한 입국 제한을 결정했고, 29일부터 본격 시행될 것이라고 백악관이 밝혔다.
미국, 유럽, 일본, 싱가포르 등의 국가들이 오미크론 변이의 유입을 차단하고자, 선제적으로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여행 제한 조치와 남아프리카발 여행자 입국을 막기로 결정하면서, 우리 방역 당국도 입국 제한을 서두른 것으로 보인다.
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5주 동안 아프리카에서 입국한 확진자는 22명이다. 이들이 감염된 바이러스에 대해 변이 검사를 실시한 결과, 14명은 델타변이 감염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8명은 확진자의 검체 중 바이러스양이 너무 작아 변이 분석이 불가능해 ‘분석불가’로 판단내렸다.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방대본은 “오미크론의 해외 발생 현황과 국내유입 및 국내 발생 여부를 감시하면서, 오미크론 S단백질 유전자 분석을 통한 변이 PCR을 개발하여 보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지난 1일 단계적 일상 회복을 시작한 뒤 매일 4천명 안팎의 확진자가 나오고 위중증 환자가 6백명을 훌쩍 넘는 등 감염병에 대응할 보건의료 체계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오전 0시 기준 사망자는 52명으로 코로나19 유행 이후 가장 많으며, 60대 이상 고령층 확진자 증가에 따른 현상으로 분석된다. 이날 확진자 수는 4068명이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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