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도 심각한데 여행이라도 편하게 하자, 제발"

제주=이재윤 기자 2021. 11. 28.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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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여행의 진화, 삶을 가볍게 비우는 '웰니스 여행' 다양한 시도
제주 오투힐리조트에서 진행한 액티브명상./사진=이재윤 기자

제주 여행의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흔히 먹고 즐기는 여행문화가 '웰니스(치유)' 관광으로 진화하면서 다양한 시도가 눈에 띈다. 기존에 잘먹고 잘 사는 의미의 웰빙과 행복을 뜻하는 영문자 해피니스에 건강까지 더한 신개념 관광이다. 웰니스 관광은 명상으로 여행을 채우고 자극적인 음식보다는 건강식을 즐긴다. 또 유명 관광지에 줄을 서기보단 공원을 산책하고 오름(소형 화산체) 오르며 휴식을 취한다.

제주에서도 동쪽 끝자락 성산일출봉으로 향하는 해안가에 자리잡은 오투힐리조트(옛 하바나리조트)는 '액티브 명상'을 즐길 수 있는 이색숙소다. 차분히 앉아서 하는 명상과 차원이 다른 액티브 명상은 음악에 맞춰 자유롭게 몸을 움직이고 고함을 지르며 평온을 찾는 과정이다. 현장에서도 처음에는 어색하지만 한번 내려놓고 나면 쭈뼛대던 사람들도 확 달라졌다.

주변사람들의 시선과 체면, 복잡한 관계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명상마저 심각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재무컨설턴트 출신 라의형 오투힐대표는 "일상이 심각한데 명상까지 가만히 있기를 강요하고 즐겁지 않을 이유가 있냐"고 반문하며 "삶이 고통스러웠던 액티브 명상을 알게됐고 모든 걸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액티브 명상을 하고 나면 같은 제주 바다가 달리 보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제주 코사이어티 빌리지 업무공간./사진=이재윤 기자

일하면서 휴식, 명상까지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제주시 구좌읍 코사이어티빌리지는 요새 떠오르는 '워케이션' 명소다. 일(Work)과 휴식(Vacation) 합성어인 워케이션은 업무와 휴식의 경계를 허물어 낸 개념이다. 제주에서 일하고 바로 휴식을 할 수 있는데, 여기에 명상을 적절하게 끼워 넣었다. 마음을 가라앉히면 일도 휴식도 더 잘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면적 1만9000㎡(약 6000평) 부지에 숙소는 12채. 나머지는 모두 업무나 영감을 떠오를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역할이다. 특히 이색적인 공간을 만드는 언맷피플과 명상전문 캄스페이스 등 스타트업(초기 창업기업) 두 곳이 만나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현동 캄스페이스 대표는 "생활의 모든 것이 명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름을 오르고 산책을 하는 것도 웰니스 관광의 주요코스다. 여행사 제주스토리가 선보인 민간 오름해설 프로그램은 자연과 역사, 문화까지 온전히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미술관에 작품을 설명해주는 큐레이터처럼 제주 '오름 도슨트(전문 안내원)'가 여행을 풍부하게 만든다. 제주스토리 관계자는 "오름을 오르면 한 편의 뮤지컬을 보듯 제주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제주 스누피가든에 마련된 공원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이재윤 기자

아이들과 산책을 하며 평온한 한때를 보낼 수 있는 곳도 있다. 지난해 코로나19(COVID-19)에 문을 열었지만 이미 40만명이 다년간 스누피가든이다. 미국 만화 캐릭터 스누피를 활용한 곳인데, 아이들을 위한 3300㎡(약 1000평)규모 박물관과 8만2700㎡(약 2만5000평) 공원을 갖추고 있다. 만화 속 장면이 공원 곳곳에 재현돼 있어 아이들도 지루하지 않게 즐길 수 있다. 곳곳에 사진 명소가 마련돼 있다.

자극적이지 않은 먹거리도 웰니스 관광에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제주 특산물인 동백나무 씨앗으로 만든 기름을 넣어 만든 비빔밥은 참기름보다 담백하고 고소한 맛을 낸다. 과거 머릿기름으로 썼던 동백기름을 구워 식용으로 만들었다. 활용도를 넓혀 머릿기름 이외에 화장품 원료로도 쓴다. 최혜연 동백고장보전연구회 사무국장은 "매년 5억원 이상의 매출을 낸다"고 말했다.

제주에는 당근도 유명하다. 전국에서 소비되는 당근의 70%가 제주 구좌읍에서 나온다. 특히 작은 해변과 맞닿아 있는 세화리마을협동조합에선 당근쥬스 등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제품들도 선보이고 있다. 해안이 좁고 어획량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단점을 직접 재배한 농산물로 극복한 사례다. 양군모 세화마을협동조합 마을PD는 "온라인에서 판매를 시작하면 하루만에 당근 밭 하나가 다 팔릴정도"라고 말했다.
제주 구좌읍 세화리마을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세화477플러스' 제품과 해변./사진=이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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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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