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왜 살렸나"..'지옥'을 둘러싼 QnA [스경연예연구소]
[스포츠경향]
전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OTT)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감독 연상호)의 잔혹한 세계관에 깊게 빠져들고 있다.
28일 OTT 순위집계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지옥’은 넷플릭스 전세계 톱10 TV 프로그램(쇼)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9일 공개 이후 6일째 정상을 지킨 셈이다. 해외 유수 매체들도 앞다퉈 ‘지옥’에 대한 호평을 쏟아내고 있고, 대중 역시 ‘지옥’ 이모저모를 뜯어보며 뜨거운 담론을 이어가고 있다.
‘스포츠경향’은 최근 만난 연상호 감독에게 ‘지옥’에 관한 몇가지 궁금증을 물었다.
[연상호 감독과 일문일답]
Q. 열린 결말의 이유는 무엇인가.
A. 작품을 기획할 때 ‘불확실성을 견디지 못하는 인간들이 스스로 지옥을 만든다’는 콘셉트로 진행됐다. 보는 이에게 ‘인간다움은 어떤 것인가’에 대한 문제들을 던지고 싶었다. 또한 실제로 일어날 수 없는 초자연적 현상으로 작품을 시작했는데, 그 끝은 이성적으로 봤을 때 인간의 행동 중 가장 납득하기 어렵고 합리적이지 않은 것으로 맺고 싶었다. 그건 ‘희생’이었다. 그래서 ‘지옥’ 시즌1의 마지막은 인간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이지 않은 장면으로 구성했다.
Q. 극 중 ‘배영재’(박정민)의 아이만 살린 이유가 있나.
A. 나도 아이를 낳고 키우다보니 요즘엔 콘텐츠에 아이만 나와도 울컥한다(웃음). 아이라는 존재가 작은 사랑을 주더라도 굉장히 기뻐하는 존재 아니냐. 그 아이들이 기뻐하지 못하는 사회는 흉측한 사회라고 생각한다. 막연한 이 사회의 희망을 아이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
Q. 지옥행을 고지하는 천사 역에 배우 정지소 이름이 올라왔던데?
A. 이 작품은 ‘코스믹호러’에 속한다. 우주적 공포, 미지의 존재를 통해 인간의 나약함을 조명하는 장르인데, 그런 특성 때문에 천사의 존재를 명확하게 설명하는 건 그 매력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작품 외적으로 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이스트 에그’ 요소가 있었으면 했다. ‘부산행’에서 심은경이 첫번째 감염자 역으로 나온 것처럼 이번에도 정지소에게 연락해 천사 역을 부탁했다. CG 스캔을 통해 그의 표정 연기나 목소리에 여러 가공을 했고, 그 과정으로 천사가 탄생됐다.
Q. 전반부는 유아인이, 후반부는 박정민이 이끌었는데 함께 협업한 두 사람은 어땠나.
A. 정진수 의장 역의 유아인은 굉장히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연기한다. 내가 참고 사진을 보여줬는데 그걸 명확하게 포착하면서도 자기 색깔로 자유롭게 연기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나도 엄청 놀랐던 순간이다. 또 ‘배영재’가 평범한 캐릭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박정민이 표현한 ‘평범함’은 정말 새로웠다. 평범함과 새로움은 상충되는 단어지만, 박정민이 그걸 제대로 해낸 것 같다.
Q. 시즌2에 대한 관심이 높다.
A. ‘지옥’ 이후 이어지는 이야기에 대해 최규석 작가와 올 여름부터 만들고 있다. 내년 하반기쯤 만화로 선보일 수 있을 것 같다. 두번째 시즌에서는 인간의 나약함이 더 많이 담길 것 같다. 앞선 이야기와는 또 다른 종류의 나약함이 펼쳐진다. 그래서 더 강한 인간이 담길 것 같다.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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