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OTT, 해외진출 '노크' 잇따라..'K콘텐츠' 바람 타고 위기를 기회로

조미덥 기자 2021. 11. 28.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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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포스터


넷플릭스가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이어 <지옥>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공룡’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은 일찌감치 한국 콘텐츠를 선점하려 거액을 쏟아붓고 있다. 토종 OTT들은 이들과 경쟁해 국내 콘텐츠와 구독자를 확보해야 하는 처지에 내몰렸다. 그와 동시에 ‘K콘텐츠’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타고 해외 진출의 기회를 맞고 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넷플릭스 <지옥>은 드라마와 예능 등을 대상으로 하는 ‘톱 10 TV 프로그램 부문’에서 688점으로 1위에 올랐다. 지난 19일 공개 뒤 하루만인 20일 1위에 오르고, 이후 21일 빼곤 줄곧 1위를 지키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 25일 <지옥>에 대해 “오징어게임보다 낫다. 10년 뒤에도 회자될 작품”이라고 호평했다.

지난 27일 기준 플릭스 패트롤 ‘톱 10 TV 프로그램 부문’. <지옥>(Hellbound)이 688점으로 1위에 올라 있다. 플릭스 패트롤 홈페이지 캡처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K콘텐츠가 세계 시장에서 잇따라 성공하면서, OTT들 사이에는 한국에서 성공한 웹툰이나 유명 작가의 시나리오를 확보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달 한국에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플러스는 500억원을 들여 강풀의 웹툰 <무빙>을 드라마로 만들고 있다. 드라마 <비밀의 숲>을 쓴 이수연 작가의 신작 <그리드>, K팝 스타 강다니엘의 드라마 데뷔작 <너와 나의 경찰수업> 등 화제성 높은 작품들도 준비하고 있다. ‘미드 명가’ HBO도 내년 한국 상륙을 준비 중으로 최근 국내 인력을 뽑았다고 한다. 업계에선 “디즈니와 HBO가 한국 구독자보다 한국 드라마를 확보하기 위해 한국 진출을 서둘렀다”는 얘기가 나왔다.

한국 드라마 시장도 OTT 오리지널 드라마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토종 OTT들도 외국 OTT들에게 구독자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오리지널 드라마에 힘을 주고 있다. 웨이브는 지상파, 티빙은 TVN, JTBC 등 연계된 TV 채널이 있지만, <술꾼도시여자들>(티빙),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웨이브) 등 좋은 평가를 받는 작품들은 OTT에만 풀고 있다. 쿠팡플레이도 지난 주말 김수현·차승원 주연의 <어느 날>을 오리지널 드라마로 내놨다. 이 때문에 “TV에선 점점 볼 만한 드라마가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티빙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 포스터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가 막대한 자금력, 외국의 유명 콘텐츠, 세계 배급이라는 무기를 갖고 있다 보니 토종 OTT들이 맞서긴 어려운 실정이다. 국내 OTT 협의회는 지난 11일 성명에서 규제 축소, 영상물 사전 심의 제도의 자율 전환, 넷플릭스는 내지 않는 망 이용료 등 국내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 해소 등을 요구했다.

토종 OTT들은 또 하나의 타개책으로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노리고 있다. 영화 <기생충>, <미나리>, 가수 BTS에 이어 넷플릭스 드라마까지 한국 콘텐츠의 위상이 크게 높아진 분위기를 타자는 것이다. 외국 OTT와 경쟁하려면 결국 해외 시장의 성공을 통해 자본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국내 원조 OTT인 왓챠가 가장 먼저 외국에 진출했다. 지난해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해 한때 일본 구글플레이에서 엔터테인먼트 애플리케이션(앱) 순위 ‘톱 5’에 오르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티빙은 네이버 라인과 손을 잡고 일본·대만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대만에서 국내 카카오톡과 비슷한 위상을 가진 라인에서 바로 티빙의 K콘텐츠를 접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웨이브는 지상파 콘텐츠를 무기로 동남아를 공략하고 있다. 현재 해외 교민을 위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고, 향후 현지인을 상대로 한 서비스로 확대할 방침이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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