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청년 마음 못얻으면 진다..새 스윙보터 '2030'
29일로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 대선후보들이 800만명에 달하는 2030 표심잡기에 혈안을 올리고 있다. 세대별로 볼 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모두 다른 연령층에 비해 2030에서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문제는 인식하고 있지만 해결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대선후보에 대한 계속 지지 의향을 물은 결과 20대의 63.6%가 '다른 사람 지지로 바꿀 수도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민주당은 2030 표심을 잡기 위해 최근 대선후보 직속 청년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청년 세입자 주거 관련 사회운동에 매진해 온 권지웅 전 청년대변인과 재선 기초의원인 서난이 전주시의회 의원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이들은 "청년들이 민주당에 대해 가지고 있는 비호감도가 여전히 높다"며 "가르치려는 모습, 스스로가 옳다는 태도, 문제를 일방적으로 규정하는 모습이 꼰대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선대위는 '민주당 꼰대짓 그만해 위원회', '남혐·여혐 둘다 싫어 위원회'를 설치했다.
청년 선대위 관계자는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청년들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리스너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며 "후보와 지역에서 같이 움직이면서 젊음의 기동력을 앞세워 한명, 한명씩 직접 만나 소통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어 "리스너 프로젝트를 해보면 2030의 요구가 정말 많고 다양하다"며 "그것을 분류별로 묶는 데이터 작업을 거쳐 하나의 대시보드를 만들고 그 안에서 정책을 만들어 나간다면 지금보다 지지율은 크게 오르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 또한 젊은 이미지로 변신을 위해 노력 중이다. 최근 옅은 갈색과 은색 머리에서 흑발로 다시 변신했다. 머리스타일도 가르마를 타던 기본 스타일에서 소프트 투블럭 스타일로 바꿨다. 이같은 변화에 대해 이 후보는 "민주당도 변해야 하고 저 자신도 변해야 한다"며 "성찰과 반성을 통해 국민께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드려야 하기 때문에 저도 바뀌어 보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선 후보를 확정한 이후 아직 선대위 인선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청년 표심에 대한 우려가 벌써부터 새어나오고 있다.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경륜'이 중시되면서 가뜩이나 윤 후보의 약점인 청년 지지율이 더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청년층 지지율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후보 경선 결과 발표 이후 사흘간 홍준표 후보를 지지했던 당원 약 3000명이 탈당하기도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수도권 선거인단에서만 1800명 넘는 탈당이 있었고 2030 비율은 75%가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 후보는 지난 8일 청년 당원 탈당 현상에 대해 "제가 2030의 마음을 얻는 방법을 알았으면 경선 때도 좀 잘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낸 뒤 "당을 열심히 지지해준 2030 청년 세대가 우리 당의 정치적 자산이고 이제는 본선을 당과 함께 치러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내홍도 청년층의 지지율 끌어올리기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인식된다.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요즘 당 상황을 보고 있으면 답답하다. 불과 몇개월 전만 해도 활력이 넘쳐나던 신선한 엔진이 꺼져가는 느낌"이라며 "최근 선대위 구성 과정이 진정 당원들과 국민에게 감동을 주고 있냐"고 썼다.
신인규 국민의힘 상근대변인도 같은날 페이스북에서 "지금 비춰지는 선대위 모습은 이미 선거는 다 이긴 듯한 모습이고 전략은 보이지 않는다"며 "2030 청년 유권자들의 마음이 한달째 심각하게 떠나가고 있는데 국민의힘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냐"고 했다.
전문가들은 대선이 치러지는 마지막까지 2030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2030은 끝까지 한쪽 후보를 지지하는 게 아니라 어떤 사건에 따라 지지하는 후보가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2030은 의견 표출 의사는 강한데 지지후보가 왔다갔다 한다. 유동적이고 중도적"이라며 "이 후보나 윤 후보나 각별히 신경을 쓸 것이다. 집토끼는 도망가지 않지만 산토끼는 얼마든지 도망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순간에 누가 2030 가슴에 불을 지를 것인지 봐야한다"며 "2030은 기본적으로 진보적 성향이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는데 4·7 재보궐 선거 때를 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부동산 불법 투기 사건으로 인해 보수 후보로 확 쏠려버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종훈 iGM 컨설팅 대표는 "이번 대선을 박빙구도로 보고 있다. 중도층 싸움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고 2030의 경우 표심이 가장 극적으로 변하는 경우에 속한다"며 "박빙구도에서는 10~20만표도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여야 대선후보들이 2030의 마음을 얻겠다고 선택한 방식은 전부 언 발에 오줌누기 식으로밖에 안보인다"며 "2030의 경우 부동산이나 일자리 문제를 직격으로 맞은 세대다. 이 후보의 경우 돌아선 마음을 어떻게 돌릴지 고심해야 할 것이고 윤 후보의 경우에도 실언을 하거나 어떤 사건에 휘말려 표심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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