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게 집 팔 필요 없다" 맷집 두둑해진 다주택자, 끝까지 버틸까

박상길 2021. 11. 28.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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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종부세와 기준금리 인상이 한꺼번에 터진 지난 주말 다주택자 사이에서는 일단 버티겠다는 분위기가 흘러나온다.

2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일대의 부동산공인중개업소에는 지난 주말 종부세에 부담을 느낀 2주택 이상 다주택자들의 "집을 팔아야 하냐"는 문의가 이어졌지만 막상 급매물을 내놓는 집주인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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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를 비롯한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역대급 종부세와 기준금리 인상이 한꺼번에 터진 지난 주말 다주택자 사이에서는 일단 버티겠다는 분위기가 흘러나온다.

2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일대의 부동산공인중개업소에는 지난 주말 종부세에 부담을 느낀 2주택 이상 다주택자들의 "집을 팔아야 하냐"는 문의가 이어졌지만 막상 급매물을 내놓는 집주인은 없었다. 종부세 과세 대상은 지난 6월 1일 자로 예고됐던 것인 데다 내년 3월 대선이라는 큰 변수가 있어 좀 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매수세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집을 내놔도 살 사람이 없는 현실적인 고민도 반영된 현상으로 보인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미 다주택자 상당수가 증여했거나 양도 등을 통해 종부세 부담에 대비한 상태고 아직 남아 있는 다주택자들은 내년 5월 말까지 증여나 매도를 결정하면 되기 때문에 급할 게 없다는 분위기"라며 "집값 하락 여부, 대선 공약 등을 따져보며 천천히 의사결정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공인중개업소가 전한 상황과 달리 통계상의 매물은 조금씩 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인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열흘 전 4만4603건에서 이날 현재 4만4886건으로 283건 증가했다. 강서구가 열흘 전 1979건에서 현재 2044건으로 3.2% 늘었고 서대문구(3.1%), 마포구(2.9%), 양천구(2.0%), 은평구(1.9%), 중랑구(1.7%) 순으로 매물이 많다.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 98.6을 기록해 2주 연속 100 이하로 떨어지는 등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은 매수자 우위 시장이 이어지고 있다.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거래량도 급감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신고건수 기준)은 올해 9월 2702건으로, 2019년 3월 2282건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한 데 이어 10월 거래량도 현재까지 신고물량이 2292건에 그쳐 전월보다 줄어들 전망이다. 11월 계약 신고건수는 현재까지 502건에 불과하다.

세금과 이자 부담이 커지자 일부 다주택자들이 늘어난 비용 부담을 세입자에 전가하려는 조짐이 나타난다. 마포구 아현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거나 전셋값을 올리려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임대 물건이 쌓여 있고 당장 12월에 임대기간이 만료되는 급한 물건도 소화가 안 되는 상황이라 당장 종부세로 인한 임대료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이 관계자는 보고 있다.

다주택자는 물론 1주택자도 종부세 부담이 커지자 시민연대를 중심으로 종부세 위헌 소송을 준비 중인 가운데 청와대 게시판에도 관련 국민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다주택자에 대한 약탈적 종부세를 중단하라'는 게시글을 올린 한 청원인은 "다주택자는 임대사업자로, 단기간에 사고파는 행위로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꾼이 아니라 임대시장에 임대물건을 제공하는 시장의 한 축"이라며 "공시가격 현실화에 맞춰 (종부세) 과세 기준을 현실화해달라"고 주장했다.

이 청원인은 "종부세가 부자세라면 부유한 임대사업자에게 부과하는 게 맞지 6억원이 어떻게 부자세 아파트의 가격 기준이 되느냐"라며 "국민의 일상생활이 무너질 정도의 세금은 약탈이고 벌금이며 재산몰수"라고 지적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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