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영화 '장진호' 흥행 속.. 美 "장진호 절대 잊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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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만들어진 '국뽕' 영화 '장진호'가 역대급 흥행몰이를 하는 가운데 주한 미국 대사대리가 한국인들에게 "장진호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해 눈길을 끈다.
중국 특유의 애국주의 시각에서 장진호 전투를 묘사한 '장진호'는 거의 57억위안(약 1조665억원)의 누적 흥행 수입을 올리며 '특수부대 전랑2'(56억9000만위안)을 꺾고 중국 영화 역대 흥행작 순위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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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장진호' 통한 中 역사 왜곡에 경계심 드러내
28일 크리스 델 코소 주한 미국 대사대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지난 26일 장진호 전투 71주년을 맞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린 제6회 장진호 전투 영웅 추모행사에 관한 글과 사진이 게시돼 있다. 당일 행사장에 있었던 델 코소 대사대리는 “우리는 한국전쟁(6·25전쟁) 참전용사들, 특히 71년 전 장진호 전투에서 싸운 분들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며 “그분들의 희생이 우리를 더욱 빛나게 하고 동맹을 굳건하게 만든다”고 SNS에 적었다.
올해 기념식은 중국에서 영화 ‘장진호’가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 거행돼 더욱 의미가 깊었다. 중국 특유의 애국주의 시각에서 장진호 전투를 묘사한 ‘장진호’는 거의 57억위안(약 1조665억원)의 누적 흥행 수입을 올리며 ‘특수부대 전랑2’(56억9000만위안)을 꺾고 중국 영화 역대 흥행작 순위 1위를 차지했다.
문제는 영화 ‘장진호’가 장진호 전투의 진짜 역사를 심각하게 왜곡하고 있다는 점이다. 6·25전쟁을 미국에 맞서 조선(북한)을 도왔다는 항미원조(抗美援朝)의 전쟁으로 받아들이는 중국식 역사관에 입각했기 때문이다.
한국 주도의 한반도 통일이 눈앞에 다가온 가운데 중국이 나서 훼방을 놓았다는 것이 장진호 전투의 본질이다. 그런데 중국 영화 ‘장진호’는 6·25전쟁의 발발 원인을 쏙 빼버렸다. 38선을 넘어 남침을 한 쪽은 북괴인데도 영화는 마치 미국이 제국주의 야욕에 부풀어 먼저 북괴를 침공한 것처럼 묘사한다.
이런 점 때문에 인구의 약 23%가 중국계인 말레이시아는 영화 ‘장진호’의 자국 내 개봉을 불허했다. 애초 정상적인 수입 및 배급 절차를 거쳐 지난 18일 개봉할 예정이었으나 영화 포스터를 본 누리꾼들이 “이거, 공산주의를 미화하는 선전물 아니냐”며 분노했고 결국 당국이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개봉을 불허한다”고 결정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공산주의 사상을 선전하는 것이 법률로 금지돼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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