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곡선' 돌발 변수로.. 다크호스는 '10대 서울로봇고' [세계 AI로봇카레이스]
국내 최초 자율주행차 동시 출발 레이스
운전자 없이 인공지능 자율주행차들 경연
서울대 팀, 첫 대회 우승의 영광 차지
코스·고장 등 돌발 변수에 예측 불가능한 레이스 벌여
차량 상태 파악 위해 참가자들 트랙 밖 달리기 이색 풍경도
정희택 사장 "자율주행 기술적 진보 앞당기는 의미있는 자산 될 것"
운전자 없이 스스로 운행하는 인공지능 자율주행차들의 경연에서 대학·대학원생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예선 3위(1분43초90)를 기록, 돌풍을 예고했다. 이들은 8대 차량이 뒤엉켜 동시에 출발한 본선에서도 초반 선두로 나서며 관람객의 탄성을 자아냈다.
하지만 홍익대, 한라대와 초반 선두 다툼을 벌이며 6바퀴째를 돈 직후 뒤쫓던 차량에 왼쪽 측면을 부딪치며 레이스에서 이탈했다. 왼쪽 측면의 전원장치가 코너링 도중 충격으로 손상된 탓이다. 팀장인 정현수(18)군은 “제어과와 설계과 졸업반 4명이 일주일에 두세 차례 모여 6개월간 준비했는데 아쉽다”면서도 “레이다 센서와 카메라 활용 등 기초과정부터 프로그래밍, 시뮬레이션·도로 주행 등을 모두 소화해 보람차다”고 말했다.
대상을 받은 서울대 ‘재빠른 트랙터’팀은 전자공학 계열이 아닌 농업생명과학대 바이오시스템공학과 학생들로 이뤄져 주목받았다. 예선에선 2분30초대의 랩타임으로 하위권에 머물렀으나, 본선에선 극적 역전에 성공했다. 4학년 최동석(24)씨는 “졸업을 앞두고 그동안 공부해 온 자율주행농기계, 바이오센서 등을 응용해 참가했다”며 “속도보다 정확성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 먹힌 것 같다”고 설명했다.
크고 작은 고장은 ‘돌발 변수’였다. 서울대팀 박태연(23)씨는 “어젯밤 마지막 테스트에서 센서가 고장나 팀원 8명이 숙소에도 못 가고 현장에서 꼬박 밤을 지새웠다”고 전했다. 예선 1위(1분12초96)를 차지한 서울시립대 ‘UOS 로보틱스’팀은 마지막 시험주행에서 망가진 차축에 발목이 잡혔다. 이들은 예선에서 2위보다 30초 이상 빠른 기록을 세웠으나, 본선 도중 차량이 멈춰 서며 하위권에 머물렀다. 팀장인 기계정보공학과 3학년 임예은(23)씨는 “라이다 센서를 경기장 좌표에 맞춰 곡선코스 주행에 최적화한 것이 빠른 속도의 비결”이라면서도 “시험주행 당시 두 차례 추돌사고로 휠 등이 망가졌는데 결국 본선에서 문제를 일으켰다”며 아쉬워했다. 시립대팀은 참가 팀 중 가장 많은 10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본선 기록 1위로 최우수상을 받은 홍익대 ‘허슬’팀도 바퀴 축이 망가져 대회 직전까지 애를 먹었다. 기계과 4학년 한익종(25)씨는 “코로나19로 단체활동에 제약이 많았지만 지난달 초 처음으로 자율주행 완주에 성공한 날을 잊지 못한다”며 “대회를 통해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는 무인차들의 레이스 외에 드론을 활용한 개막식 행사와 중계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개회 선언과 함께 대형 드론 4대가 날아올라 ‘공생·공영·공익’이 적힌 대형 플래카드를 휘날렸고, 대회 중에는 카메라가 설치된 소형 드론이 입체감 넘치는 영상을 선사했다.
이번 대회에는 모두 8개팀이 참가한 가운데 예선전 랩타임 최고기록 순으로 1∼8위 그리드(출발 위치)를 배정해 참가팀이 동시에 출발하는 방식으로 본선 대회가 치러졌다. 첫 대회 우승팀의 영광은 서울대팀에게 돌아갔고 최우수상과 우수상, 장려상은 각각 홍익대팀, 한라대팀, 연세대팀이 수상했다. 대상은 500만원, 최우수상은 300만원, 우수상은 200만원, 장려상은 100만원의 상금과 함께 상장과 트로피가 수여됐다. 특별상을 수상한 나머지 4개팀에도 각 50만원의 상금과 상장이 전달됐다.
시흥=글·사진 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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