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만은 꼭 지키자' 대상에 인천 도시산업선교회, 케이블카로 훼손 위기인 비슬산은 '아름다운자연유산상'

김기범 기자 2021. 11. 28.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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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훼손 위기의 문화유산과 자연경관을 보존하기 위한 취지의 ‘이곳만은 꼭 지키자’ 시민공모전 대상에 인천 ‘도시산업선교회’ 건물이 선정됐다. 케이블카 건설 추진으로 훼손 위기에 놓인 대구 비슬산은 ‘아름다운자연유산상’을 수상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지난 27일 ‘이곳만은 꼭 지키자’ 시민공모전 시상식을 열고 보존 가치가 높지만 훼손위기에 처한 자연·문화유산 10곳을 선정해 시상했다고 28일 밝혔다. 올해 내셔널트러스트대상에는 인천 도시산업선교회 건물, 소중한문화유산상에는 인천 미림극장, 내셔널트러스트특별상에는 ‘인천 일본 육군 조병창 병원’이 각각 선정됐다.

올해로 19년째를 맞은 ‘이곳만은 꼭 지키자’ 시민공모전은 문화유산국민신탁과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공동 주관·주최하고, 문화재청이 후원하는 행사다.

인천 도시산업선교회 건물(가운데 일꾼교회 건물). 한국내셔널트러스트 제공.

대상으로 선정된 인천 도시산업선교회는 1962년 열악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조지 오글 목사와 한국교회가 설립한 곳이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대상 선정 이유로 민주화 운동과 노동 운동의 현장으로서 중요한 역사·문화적 가치를 지닌 유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내셔널트러스트는 또 보존하고자 하는 이들의 의지와 활동이 시민공모전의 취지에 부합함을 확인했고, 현재 화수화평구역 주택개발정비사업으로 인해 심각한 훼손우려가 있어 보전의 시급성을 고려한 결과라고 덧붙였다.

소중한문화유산상에 선정된 인천 미림극장은 1957년 하천가 천막극장으로 무성영화를 상영하던 평화극장이 1960년대 개칭한 곳이다. 경영난으로 폐관했다가 2013년 추억의 고전영화를 상영하는 실버극장으로 재개관했다. 내셔널트러스트는 소중한문화유산상 선정 이유로 고령화 사회에 필요한 문화적 수요에 대한 공급처 역할을 하고, 젊은 세대에게는 다양한 독립영화 상영을 통해 멀티플렉스 영화관과는 다른 문화적 차별성을 제공하는 활동을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되면서 신축을 위해 영화관 철거될 위기에 처해있다는 긴급성도 감안했다.

‘인천 조병창’은 일제강점기 일본 육군이 직접 운영한 무기 제조소로, 일제에 의해 조선인 노동자들이 모집, 징용 등 다양한 방식으로 강제 동원되었던 곳이다. 내셔널트러스트는 일본 육군 조병창 병원을 내셔널트러스트특별상으로 선정한 이유로 조선인이 강제동원돼 무기제조 공장에서 피해를 입은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곳이라고 밝혔다. 반환이 이뤄지고 있는 미군기지 캠프마켓 B구역의 가장 핵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내셔널트러스트는 건물을 철거하지 않고도 환경정화의 대안을 마련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시민들에게 안전하고 역사성 있는 공원으로 돌려줄 수 있다는 점도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비슬산 정상부 고위평탄면 참꽃군락의 모습. 대구시 제공.

대구 달성군이 추진하고 있는 케이블카로 인해 훼손 위기에 놓인 비슬산은 아름다운자연유산상을 수상했다. 비슬산은 달성군, 경북 청도군, 경남 창녕군을 품고 있는 산으로 정상부에 있는 30만평 규모의 참꽃군락과 천연기념물 제435호 암괴류가 유명한 곳이다. 암괴류란 둥글거나 각진 바윗돌이 산 사면을 따라 강물이 흘러가듯 쌓여 형성된 것을 이르는 말로 ‘돌강’이라고도 부른다.

이밖에 아파트 건설로 철거 위기에 있는 ‘부천 역곡동 고택’이 ‘미래세대지킴이상’, 송전탑건설로 훼손위기에 처한 ‘당진 소들섬’이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또 ‘원주 아카데미극장’이 ‘문화재청장상’, ‘연천 고능리 사업장 폐기물매립 예정지’가 ‘한국환경기자클럽상’, ‘수원 영신연와’가 ‘미래세대지킴이상’을 받았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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