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 변이 지정 '오미크론' 비상.."전파력, 백신 회피 가능성 높아"

조승한 기자 2021. 11. 28.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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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과전자현미경(TEM)으로 촬영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모습.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제공

세계보건기구(WHO)가 아프리카 남부에서 보고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새 변이의 이름을 '오미크론'으로 지정하고 우려 변이에 포함했다. 오미크론 변이는 50개 이상 유전자 돌연변이가 확인되고 이중 32개가 감염과 백신 면역에 연관된 스파이크 단백질에 몰려 있어 기존 변이보다 전파력과 백신 회피 능력이 뛰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WHO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진화에 대한 기술자문그룹(TAG-VE)의 권고에 따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보고된 변이 바이러스인 ‘B.1.1.529’를 오미크론 변이로 명명하고 우려 변이로 지정한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현재까지 우려 변이로 지정된 변이는 알파, 베타, 감마, 델타 변이로 오미크론 변이는 다섯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WHO는 코로나19 변이를 관심 변이와 우려 변이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바이러스 특성에 영향을 미치는 변이는 관심 변이, 관심 변이 중에서도 전염성이 증가하거나 임상적 변화가 있을 경우, 백신이나 치료제 효과가 떨어질 경우 중 하나에 연관이 있을 경우 우려 변이로 지정한다. 

●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 델타 변이에 비해 '두배'

오미크론 변이는 24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WHO에 처음 보고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최근 2주 사이 오미크론 변이 탐지와 함께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내에서 가장 오래된 오미크론 변이는 이달 9일 수집된 표본에서 발견됐다. 2주 이상 확산이 일어났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보츠와나에서도 11일 오미크론 변이가 처음 감지되는 등 아프리카에 오미크론 변이가 이미 확산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훨씬 강하고 백신 회피 능력이 뛰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비해 유전자에 50개 이상 돌연변이가 생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32개는 바이러스가 세포에 들어갈 때 세포와 결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에 몰려 있다. 델타 변이는 스파이크에 16개 돌연변이가 발생한 것에 비하면 2배인 셈이다.

●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 강할 가능성 높아...英 전문가 “가장 우려되는 변이”

오미크론 변이는 남아프리카공화국 남부 가우텡 지방의 확진자 수가 급증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잔 홉킨스 영국 보건안전청 수석의료고문은 “변이의 기초재생산지수(R) 값이 1.93”라며 “우리가 본 것중 가장 우려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초재생산지수는 한 사람이 몇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는지는 나타내는 값으로 1보다 크면 감염병이 확산하는 상황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R값은 현재 1.47로 추정된다.

변이가 많을수록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을 표적으로 만든 백신의 면역효과를 회피할 위험이 높아진다.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도 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자를 표적으로 한 진단검사에서는 오미크론 변이가 검출되지 않았다. 기존 항체에도 영향을 덜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WHO는 “현재까지 알려진 증거들은 다른 우려 변이에 비해 변이체의 재감염 위험이 증가한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오미크론 변이의 이름은 기존 변이들과는 다르게 지어졌다. WHO는 낙인 효과를 막기 위해 올해 5월부터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지역명을 붙이는 대신 그리스 알파벳 순으로 이름을 붙여 왔다. 12번째 글자인 뮤 변이까지 나온 상태여서 새 변이 바이러스 이름은 13번째 글자인 ‘누’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그러나 WHO는 누와 14번째 글자인 ‘크시’ 2개를 건너띄고 15번째 글자인 오미크론을 새 이름으로 정했다.

타릭 야세레비치 WHO 대변인은 “누는 새로운을 뜻하는 ‘뉴’와 너무 쉽게 혼동된다”며 “크시의 영문 표기인 ‘시(Xi)’는 흔한 성이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진핑 중국 주석을 비롯한 중국에서 흔히 쓰는 성이라 사용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조승한 기자 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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