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TP 리뷰 1]글로벌 각축장으로 변모 중인 저궤도(LEO) 위성통신
저궤도 위성통신시장이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미 1600여기 저궤도 통신위성을 보유한 스페이스X는 2027년까지 1만2000기를, 아마존은 프로젝트 카이퍼를 통해 2029년까지 3236기를 발사할 계획이다. 지난 3일에는 항공기 제조사 보잉이 저궤도 통신위성 132기를 포함, 총 147기 위성 발사 계획을 발표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영국의 원웹은 1차 2000기(2026년)와 2차 3260기를, 캐나다 텔레셋도 1차 117기(2027), 2차 1583기를 계획하고 있다. 중국은 1만2992기로 구성된 저궤도 위성인터넷망 '궈왕'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러한 열기를 반영하듯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위성산업이 2018년 3648억달러에서 2040년 1조1040억달러로 성장하고, 이 중 위성통신 비중은 2018년 15% 수준에서 2040년에는 53%(5847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저궤도 위성통신은 6G 이동통신 핵심기술
위성은 위치에 따라 저궤도(LEO), 중고도(MEO), 정지궤도(GEO)로 구분된다. 기준고도가 다양하지만 글로벌 이동통신표준화단체인 '3GPP'는 300~1500㎞ 상공을 저궤도로, 1500~3만6000㎞ 상공을 중궤도로 구분한다. 3만6000㎞ 상공 위성은 지구 자전과 같은 속도로 공전해 지구상에서는 고정돼 있는 것처럼 보여 정지궤도위성이라 한다. 우리나라 무궁화위성과 천리안2A위성은 정지궤도위성이고, 아리랑5호는 저궤도위성이다.
저궤도 위성통신이 주목받는 이유는 롱텀에벌루션(LTE)나 5세대(5G) 통신 등 지상기지국에 비해 월등한 커버리지를 가질 뿐만 아니라 저고도이기 때문에 전파 왕복시간이 짧아 정지궤도(평균 0.24초)나 중궤도(평균 0.1초)에 비해 통신지연율이 현저히 낮기(최소 0.01초) 때문이다. 또 위성 크기가 작아 제조 및 발사 비용이 저렴해 군집위성 기반으로 연결할 경우 지구상공을 빠른 속도(공전주기 88~127분)로 회전함에도 음영지역 없는 이동통신서비스가 가능하다.
올해부터 국제표준화기구(ITU, 3GPP 등)를 중심으로 6G 비전과 개념 정립이 본격화되고 있는데, 지상망과 위성망이 연결되는 초공간 네트워크 구조가 될 것으로 예상돼 저궤도 위성통신기술이 6G 시대 핵심기술로 포함될 전망이다. 현재 5G는 고도 120m까지 100메가비피에스(Mbps) 속도로 연결되지만 6G는 고도 10㎞까지 기가급 속도가 가능한 초공간 통신서비스가 제공돼 자율주행자동차, 드론, 도심항공교통(UAM), 자율주행선박 등 미래 모빌리티 산업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잠시의 멈춤 후 더 큰 도약을 준비하는 대한민국
정부는 2031년까지 4단계에 걸쳐 6G 시대에 대비한 위성 14기 발사를 포함하는 9500억원 규모 위성통신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지 못함으로써 일단 제동이 걸렸으나 내년에 재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5일에는 국가우주위원회를 개최해 2031년까지 총 170여기(초소형 군집위성 90기 포함) 위성 개발, 우주발사체 40여회 발사,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 구축 등 우주를 향한 웅대한 국가비전을 공식화했다.
민간기업 진출도 활발하다. 한화시스템은 2023년까지 독자 통신위성을 발사하고 2025년부터는 저궤도 위성통신 정식 서비스를 출시하며, 2030년 이후 2천기 이상 저궤도 위성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KT SAT는 무궁화위성 7호 등 총 4기의 방송통신위성과 자체 데이터 통신 연동 기술인 '하이브리드 라우터'를 기반으로 저궤도 위성통신망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한글과컴퓨터도 우주·항공 전문 계열사인 한컴인스페이스를 통해 2022년 상반기 지구 관측용 민간 광학위성 '세종1호'를 시작으로 향후 50기 이상 군집위성을 운용할 계획이다.
그동안 위성산업은 기상·관측·측위 등 공공목적 및 방송서비스가 주를 이뤘는데 위성 활용서비스가 인터넷,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확대되며 민간주도 비즈니스 모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우주여행이 현실이 된 오늘날, 우주는 더 빠르고 촘촘하게 멀리까지 연결될 것이며, 지상통신 강국 대한민국에게 우주통신은 놓칠 수 없는 도전의 장이 될 것이다. 새로운 통신시대가 열릴 때마다 예상할 수 없었던 세상의 변화가 도래했던 만큼 우주통신 시대의 본격 개막이 어떤 신천지를 펼쳐나갈지 주목된다.
글:이효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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