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셀 플랫폼, 짝퉁 판매 알고도 방치 땐 책임 회피 못 한다
[경향신문]
한정판 스니커즈 운동화 등의 재판매(리셀)를 중개하는 플랫폼사들이 회원간 분쟁이나 지적재산권 문제가 발생했을 때 부당한 사업자 면책조항을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나 시정 조치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28일 국내 5개 리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 서비스의 불공정약관 조항을 시정 조치했다고 밝혔다. 5개사는 네이버 계열사의 KREAM(크림), 무신사의 솔드아웃을 포함한 리플, 아웃오브스탁, 프로그 등이다. 물건 재판매를 뜻하는 ‘리셀’ 시장은 MZ세대를 중심으로 희소성 있는 한정판 상품을 수집하고 재판매하는 소비 문화가 인기를 끌고, 한정판 물건이 일종의 재테크 수단으로도 인정받으면서 급속히 성장했다. 플랫폼사는 정품 검수, 실시간 가격·거래현황 등 서비스를 제공해 회원을 모집한다.
대표적인 불공정 조항은 사업자의 책임을 부당하게 면제하는 조항이다. 통상 리셀 플랫폼은 거래가 체결되면 판매 회원이 검수센터로 상품을 보내고, 사업자의 검수를 통과한 상품에 한해 구매회원에게 전달되는 구조로 운영됐다. 하지만 플랫폼들은 약관에서 거래 과정에서 구매 회원과 판매 회원 간 분쟁이 발생하면 모든 책임을 회원들이 부담하고, 회원에게 발생한 손해에 대해 회사가 면책되도록 규정했다. 공정위는 “상품정보의 진위 및 하자·짝퉁 여부에 대한 판단은 플랫폼 이용계약의 본질적 내용이고, 유료로 검수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사업자 책임을 면제하는 조항은 부당하게 불리하다”며 귀책 사유가 있으면 사업자도 책임을 부담하도록 시정했다.
최근 거래가격 등 사업자가 플랫폼을 통해 제공한 자료에 오류가 있어 고객이 손해를 입은 경우, 사업자의 귀책 사유로 무선 네트워크 오류 등 서비스 장애가 발생한 경우도 사업자가 책임을 질 수 있도록 고쳤다. 회원의 게시물이 제3자의 지적 재산권을 침해한 경우 사업자의 고의 및 중과실이 있는 경우라면 면책되지 않는다는 점도 명시하도록 했다. 크림·아웃오브스탁·리플 3개사는 서비스 수수료를 조정하거나 면제하는 혜택기준이 불명확해 구체적 감면 기준을 공지하도록 했다.
공정위의 시정 요구에 따라 이미 약관을 시행한 솔드아웃 외 4개사는 올해 말까지 시정조치를 이행할 계획이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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