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북항에 세계 최초 해상도시..해수면 상승 대안 UN 시범사업

권기정 기자 2021. 11. 28. 11:4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부산시·UN해비타트·오셔니스, 해상도시건설 MOU

[경향신문]
부산항 북항에 세계 최초의 부유식 해상도시 건설이 추진된다. 해상도시는 해수면 상승으로 위협받는 해안도시를 위해 유엔(UN)이 내놓은 대안이다. 유엔은 시범사업 도시로 부산을 선택했다. 2030년 부산세계박람회 기간에 맞춰 완공할 계획이다. 외신도 주목하고 있다.

유엔 해비타트가 구상하는 해상도시 조감도. 오셔닉스 제공

부산시는 지난 18일 유엔 해비타트(인간정주계획), 오셔닉스와 지속 가능한 해상도시 추진을 위한 ‘해상도시 시범모델 건설’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날 체결식에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마이무나 모드 샤리프 유엔 해비타트 사무총장, 마크 콜린스 첸 오셔닉스 최고경영자(CEO)가 각국에서 화상으로 참석해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유엔 해비타트는 인간 정주와 도시를 관장하는 유엔 산하기구이다. 오셔닉스는 미국 뉴욕의 해상도시 전문개발기업이다. 유엔해비타트와 오셔닉스는 2019년 4월 ‘지속가능한 해상도시에 관한 유엔 고위급 원탁회의’에서 ‘지속가능한 해상도시 계획’을 처음 공표한 뒤 청사진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번 양해각서 체별로 부산시는 각종 인허가권자와의 협의 등 행정지원자 역할을 수행한다. 유엔해비타트는 국제기구로서의 역할을 이용한 시범모델 지원사업에 나선다. 오셔닉스는 사업시행자로 타당성 조사와 입지분석, 사업홍보 역할을 맡는다.

유엔 해비타트가 구상하는 해상도시 조감도. 오셔닉스 제공


◇최대 1만명 거주 ‘현대판 노아의 방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제6차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지대에 거주하는 전 세계 인구의 30%(24억 명)가 해안 침식과 홍수의 영향을 받아 주택과 기반시설이 파괴되고 수백만 명의 기후난민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수면 상승과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혁신적인 해결책으로 해상도시가 조명받고 있다.

해상도시의 유형은 수상가옥, 인공섬 등 다양한다. 그 가운데 유엔해비타트가 구상하는 해상도시는 바다에 뜨는 부유식 구조물 위에서 정주생활을 할 수 있는 도시이다. 해양생태계를 파괴하지 않으면서 피난처를 제공하고, 에너지와 식량 수요를 충족시키는 현대판 노아의 방주이다.

1만8000㎡(5500평)의 정육각형(내부 최장길이 160m) 모듈을 수십~수백개 만들어 연결한다. 한 모듈에 300명을 수용하며 모듈을 이어 붙여 1만명이 거주할 수 있는 해상도시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배가 닻을 내려 정박하듯이 모듈은 바이오락으로 해저에 고정한다. 바이오락은 철근 구조물을 바다에 가라앉힌 뒤 전류를 흘려 바닷물에 녹아 있는 광물질(미네랄)을 굳힌 것으로 해양생태계를 다시 살릴 수 있는 인공산호초 역할을 한다. 생태계 오염을 최소화한다. 바이오락을 들어 올린 뒤 바지선 등을 이용하면 다른 해양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다.


◇2030부산세계박람회 기간에 맞춰 완공 계획

유엔해비타트는 지난 7월 해상도시 시범모델 건설에 파트너 도시로서 부산에 참여를 요청했다. 부산시도 해상도시 건설에 따른 양질의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긍정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 화답했다. 유엔해비타트는 뉴욕, 아부다비 등 후보지를 염두해 뒀으나 부산을 최종 낙점했다. 부산이 조선·해양산업이 잘 발달된 동북아시아의 대표적 해양도시인 점과 에코델타시티 등 친환경 미래도시 건설에 나서고 있다는 점, 바다를 따라 많은 대형 건물 건축 경험이 많다는 점 등이 매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양해각서 체결로 사업시행자인 오셔닉스는 입지분석과 각종 영향성 평가 등을 포함한 타당성 조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또 이를 바탕으로 국내외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해 해상도시 시범모델 건설에 관한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대상지 선정 기준은 강한 파도와 바람의 노출이 적은 곳, 수심이 최소 10m 이상인 곳, 방문객 접근성이 좋은 곳 등이다. 이를 감안하면 현재로서는 부산항 북항이 1순위로 점쳐진다.

한편 부산의 해상도시와 관련 외신도 주목하고 있다. 영국 BBC는 최근 “유엔이 지원하는 해양도시가 한국 부산에 생긴다”고 전하면서 “미래 해상도시의 모델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부산시는 해상도시가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제적인 의제를 선도하는 도시로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28일 “해상도시 건설을 통해 산학협력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 조선·플랜트 산업 분야 경기 부양, 해상도시 설계·ICT 융합 첨단방재의 발전 등에서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