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명품 소비 늘면서 '중고명품'도 인기

정유미 기자 2021. 11. 28.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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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AK플라자의 무인 중고명품 자판기. AK백화점 제공


직장인 장모씨(28)는 최근 ‘무인 중고명품 자판기’에서 10만원을 주고 손지갑을 구입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 데다 명품을 사기에는 가격이 부담스러웠는데 믿을만한 곳인만큼 주저하지 않았다. 장씨는 “연말 모임을 앞두고 90% 할인된 가격으로 지갑을 구입해 흡족하다“면서 “직거래를 하면 진품인지 아닌지 찜찜한데 유명 유통업체를 통하는 만큼 의심없이 구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보복소비’의 일환으로 명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중고 명품’도 덩달아 인기를 끌고 있다. ‘나만의 개성’을 연출하고 싶지만 가격이 부담스러운 명품을 ‘합리적 가격’으로 살 수 있어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28일 SSG닷컴에 따르면 지난 10월1일부터 이달 27일까지 중고 명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85% 늘어났다. 구찌, 프라다, 펜디 등 100여개가 넘는 브랜드의 중고 상품 8000여 종을 판매하는데 가방과 지갑 등 패션 잡화가 주로 팔린다. 연령대별로는 40대의 중고 명품 매출 구매가 580%나 증가했고 20대도 264% 늘었다. 10만원 이하로 살 수 있는 돌체앤가바나 남성 면셔츠, 끌로에 리본 장지갑 등도 잘 나간다. SSG닷컴 관계자는 “연말 모임을 앞두고 중고 명품의 40대 구매비중이 최근 전체 50% 수준으로 크게 늘고 있다”면서 “정품 보증과 사후관리서비스 등 SSG브랜드를 믿고 구입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AK플라자는 최근 비대면 무인 중고명품 자판기를 업계 최초로 분당점에 선보여 호응을 모으고 있다. 스타트업 중고거래 업체인 ‘파라바라’, 온라인 중고 명품 감정업체 ‘엑스클로젯’과 손잡고 루이비통, 프라다, 구찌, 생로랑 등의 가방, 지갑 등을 판매하는 데 반응이 좋다. 판매자가 모바일 앱에 상품 사진과 가격을 등록한 뒤 무인 자판기에 넣어두면 구매자가 자판기 결제기에서 값을 지불하고 상품을 가져가는 방식이다. 매주 화요일 엑스클로젯이 판매 등록 상품에 대해 감정을 실시해 위조품 판매를 방지한다. AK플라자 관계자는 “명품을 한번쯤 경험하고 싶지만 가격때문에 고민하는 20~30대 여성들이 많이 찾는다”며 “중고상품 거래는 상호신뢰가 중요한데 설치가 간편하고 필요할 때 언제든 구입할 수 있는 무인거래가 신개념 유통채널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더현대서울의 명품 시계수리점 용정콜렉션. 현대백화점 제공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은 백화점 업계에서 유일하게 명품 시계 리셀숍(재판매점) ‘용정 콜렉션’을 선보였다. 용정콜렉션은 유명 브랜드 빈티지 모델이나 단종된 명품 시계 등을 모아 놓은 시계 리셀 전문점이다. 지난 2월 문을 연 이후 수입 명품 시계 수리와 스트랩 교체를 의뢰하는 고객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주문 제작도 가능한데 악어가죽 등 녹색계열 색상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가격은 소재에 따라 10만~30만원대까지 다양하고 제작 기간은 2~3주 가량 걸린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스트랩만 교체해 중고 명품 시계를 나만의 스타일로 꾸미는 고객이 늘고 있다”면서 “연말 모임을 앞두고 명품을 구입하는 대신 경제적이고 실용적으로 고쳐쓰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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