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글로벌 증시 폭락 충격.. 금리·경제지표 지켜봐야

권유정 기자 2021. 11. 2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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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변이 등장에 주요국 증시 폭락
국내외 코로나 재확산이 변수
다시 통화정책으로 쏠리는 시선

새로운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 우려로 세계 증시가 폭락하면서 다음 주 국내 증시가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커졌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코로나 재확산이 부각된 것은 코스피지수 상승에 부담 요인이다. 주요국 경제지표 발표 기대감과 오미크론 변이 확산 불안감이 맞물린 상황인 만큼 향후 국내외 금리 흐름에 변화가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지난 2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3.83포인트(1.47%) 하락한 2936.44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한 주(22~26일) 동안 코스피지수는 약 1.2% 하락했다. 첫날인 22일 지수는 1% 넘게 올라 이달 2일(3013.49) 이후 약 14거래일 만에 종가 기준 3000선을 웃돌았지만, 이후 나흘 연속 하락하며 2990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도와 금리 악재 등이 맞물린 탓이다.

미국의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둔 24일(현지시간) 워싱턴주 시애틀의 시애틀-터코마 국제공항이 탑승수속을 밟으려는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오미크론發 증시 공포… ‘위드 코로나’도 글쎄

증권가에선 오미크론 충격이 코스피지수의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26일(현지 시각) 뉴욕 증시 주요 지수는 남아프리카에서 발원한 새로운 코로나 변이 ‘오미크론’에 일제히 급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905.04포인트(2.53%) 하락한 3만4899.34를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지수는 각각 2.27%, 2.23%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3대 지수 낙폭이 1950년 이후 블랙프라이데이 사상 가장 컸다고 전했다.

같은 날 유럽 주요국 증시도 4%대 낙폭을 기록하며 폭락했다. 영국 FTSE 100 지수는 전날보다 266.34포인트(3.64%) 떨어진 7044.03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 지수는 660.94포인트(4.15%) 내린 1만5257.04에 장을 닫았다. 프랑스 CAC40 지수는 336.14포인트(4.75%) 하락한 6739.73을 나타냈다. 코로나 확산에 따른 이동 제한 조치 영향을 받는 원유 선물 시장도 출렁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13.04% 하락한 배럴당 68.1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 고점 논란이 일고 있던 시기에 변이 바이러스 우려가 증폭되면서 폭락장으로 이어졌다”며 “추수감사절 연휴로 오전 장만 열린다는 점에서 시장 참여자들이 패닉셀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식시장뿐 아니라 미 국채 금리가 10년물 기준 16bp(1bp=0.01%)나 급락하고 국제유가도 무려 13% 떨어지는 등 변동성이 극단적이었다”며 “한국 증시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국내에서도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는 다시 급증하는 상황이다. 이달부터 방역 체제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전환됐지만, 지난 24일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가 4000명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위드 코로나를 일정기간 중단하는 비상계획이 발령되면, 소비가 위축되고,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증시 하방 압력을 키울 것으로 점쳐졌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위드 코로나 기대감에 외부 활동이 증가했지만, 시장은 지속 여부에 의구심을 갖는 모습”이라며 “변수는 확산 속도의 절대치보다는 위중증 통제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부스터샷 접종 속도가 회복의 동인이 될 것”이라며 “취약층 우선 접종을 통해 위증중 환자 증가세가 꺾이면 방역 체계 강화가 제한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 변동성 키울 금리… 상승 속도가 관건

전문가들은 국내외에서 계속되는 금리 상승 압력에도 주목했다. 미국 추수감사절(25일), 블랙프라이데이(26일)에 이어 사이버먼데이(29일)까지 줄줄이 마무리되는 시기다. 연휴, 연중 최대 할인이라는 소비 이벤트에 빼앗겼던 투자자들 관심이 금리 상승을 비롯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통화정책 수순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앞서 한국은행은 25일 1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0.75%에서 1.0%로 25bp(1bp=0.01%) 인상했다. 이주열 총재는 기자회견을 통해 “1분기 기준금리 인상을 배제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시장 예상보다 이른 1월 금통위에서 잇따른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같은 날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대다수 연준 위원은 테이퍼링 가속화와 기준금리 인상에 무게를 실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 의사록은 숨겨왔던 매의 발톱을 드러내 보였다”며 “연준 목표에 부합하는 수준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지속 시 자산 매입 속도 조절과 예상하는 시기보다 이르게 금리 인상을 단행할 준비가 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던 탓”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0월 개인소비지출(PCE)와 근원 PCE도 물가 압력이 지속되고 있음을 뒷받침해줬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12월 첫째 주를 맞아 발표되는 주요국의 제조업지수, 한국 수출입, 미국 고용 등 경제지표가 금리를 자극할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긍정적인 경제 지표가 글로벌 병목 현상 완화 시그널이 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금리에는 상승 압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표가 좋게 나오더라도 단기적으로 시장에는 악재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오미크론 확산으로 연준을 비롯한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긴축정책에 제동이 걸리면서 금리 상승 흐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오미크론 충격으로 증시가 폭락하면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가격은 반대로 급등(국채금리 급락)했다. 26일(현지 시각) 미 국채금리는 10년물 기준 장 중 한때 1.48%대까지 하락했다. 이번 주 초까지만 해도 조기 금리 인상 불안감을 반영하며 1.69%대까지 치솟았었다.

이 밖에 미국 부채한도 상향 조정 여부를 둘러싼 정치적 불확실성도 지수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혔다. 공화당이 부채 상향 조정에 대해 비협조적인 가운데, 미 의회에서 임시로 타결한 부채한도 시한이 다음 달 3일로 다가온 상황이다.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은 의회가 부채한도 상향 조정을 매듭짓지 못하면 15일 이후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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