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콘서트 찾은 아미들 "BTS 덕에 코로나 힘든 시기 견뎠어요"
미국자매 "할머니 잃은 슬픔 극복에 큰 힘"..택시기사, BTS 병역문제 묻기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방탄소년단이 좋은 이유요? 그들은 팬들에 대해 공부하려고 노력해요. 내가 그들 곁에 있지 않더라도 항상 함께 있다고 느끼게 해 주죠."
그룹 방탄소년단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2년 만의 대면 콘서트를 연 27일(현지시간), 공연장에서 만난 아미(방탄소년단 팬)들은 이들이 좋은 이유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팬들에게 너무 잘해준다"고 답했다.
글로벌 슈퍼스타로 등극했지만, 여전히 SNS나 위버스(팬 커뮤니티) 등으로 팬들에게 다가가기를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친구 2명과 함께 콘서트장을 찾은 신시아 곤살레스(19) 씨는 "방탄소년단은 정말로 팬들을 걱정하고 도우려고 한다"며 "그들은 팬을 사랑하고, 좋은 것을 주려고 늘 노력한다. 이것이 우리가 그들을 지지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방탄소년단은 팬들에게 멜로디와 가사를 통해 자기들이 느끼는 것과 같은 영감(Inspiration)을 주려고 늘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그가 방탄소년단 콘서트를 현장에서 관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탄소년단을 상징하는 보라색 마스크를 쓰고, MD(굿즈)를 사려고 한 시간 넘게 줄까지 섰다. 방탄소년단이 무대에서 보라색 마스크를 보고 팬들이 와 줬음을 실감케 해주고 싶었다고 한다.
곤살레스 씨는 "그들은 유일무이한(Unique) 방식으로 모든 사람의 인생을 바꿔놨다"며 "방탄소년단은 우리들의 삶에 많은 긍정적인 에너지를 선물해줬다"고 말했다.
멀리 뉴저지주(州)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빅토리아 오리아(27)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방탄소년단이 이를 극복하고 편안한 마음을 갖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줬다"며 "방탄소년단을 통해서 새로운 친구들도 많이 만났다"고 말했다.
언어의 장벽이 문제가 되지는 않았냐고 묻자 "한국어를 알지 못해도 트위터에는 영상을 번역해주는 친구가 언제나 기다리고 있다"며 "한국어 단어를 이해하지 못해도 음악은 언제나 그 자체로 통역이 된다"고 강조했다.
가족 단위로 콘서트장을 찾은 아미들도 많았다. 자매인 캐서런 배러건(19) 씨와 니지 배러건(25) 씨는 몇 시간이나 줄을 서서 방탄소년단 티셔츠를 여러 장 사는 데 성공하고서 기쁨에 취해 '껑충' 점프를 했다.
배러건 자매는 "방탄소년단은 너무나 팬을 잘 챙긴다"며 "그들이 퍼포먼스를 펼칠 때마다, 말할 때마다, 감사를 표할 때마다 언제나 이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친절함 그리고 어떻게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지에 대해 많은 사람에게 훌륭한 가르침을 줬다"며 "아미는 마치 인생이 변화된 경험을 공유하는 커뮤니티 같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방탄소년단은 악기를 사용하는 대신 춤을 통해 자기의 몸 자체를 악기로 쓴다는 점에서 미국의 그룹과 다르다"며 "이 점이 매우 굉장하다"고 방탄소년단을 치켜세웠다.
에이미 뉴네즈(20) 씨와 에밀리 뉴네즈(16) 씨 자매 역시 굿즈를 한 아름 안고 행복한 승리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
뉴네즈 자매는 "오늘 방탄소년단을 처음 보기 때문에 무척이나 떨린다"며 "공연까지는 아직 세 시간이나 남았는데 벌써 손에 땀이 난다"고 말하며 즐거워했다.
이들은 "최근 코로나19로 할머니를 잃었는데, 방탄소년단이 그 슬픔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며 "우리가 방탄소년단에 더욱 빠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방탄소년단은 다른 미국 아티스트라면 언급하지 않을 무거운 주제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견을 잘 피력하는 점이 멋있다"고 덧붙였다.
방탄소년단에 대한 관심은 비단 아미들 사이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이본'이라는 이름을 쓰는 우버(차량 공유 서비스) 기사는 차량에 탑승한 기자를 향해 "친구와 합류하기 위해 소파이 스타디움에 데려다준 한 여자 손님 이후 당신까지 공연장으로 태워 달라는 손님만 오늘 두 번째"라며 "방탄소년단이 내년에는 군대에 가야 한다고 하던데 정말이냐. 기자 당신도 그러면 과거에 군 복무 경험이 있느냐"고 물어오기도 했다.
4일간의 공연을 통해 20만 명에 육박하는 관람객이 소파이 스타디움을 찾는 만큼, 인근 식당과 쇼핑몰 등 어디에서나 아미를 찾아볼 수 있었다. 이번 공연은 지역에서도 큰 화제가 됐지만 특히 방탄소년단 팬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특별한 이벤트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에게 하고 싶은 말은, 그저 감사할 뿐이라는 거예요. 슈퍼스타임에도 겸손하게 남아줘서 고마워요." (공연장에서 만난 한 아미)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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