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양 산업이라던 잡지 발간 성과낸 언론사 있다

조준혁 기자 2021. 11. 2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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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대표 체제서 전면 내건 바이오인사이트
나름 성과 거두자 ESG 토대로 하는 잡지도 출간
단순 정보 제공 아닌 투자 트렌드 전달하며 관심

[미디어오늘 조준혁 기자]

잡지 시장은 신문 산업보다도 먼저 사양 산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다시 잡지 시장에 진출한 뒤 나름의 성과를 거둔 매체가 있다. 한국경제다.

바이오 분야로 잡지 시장에서 재미를 본 한국경제는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기반으로 하는 잡지도 출간했다. 한국경제는 '무크지'(부정기 간행물)와 함께 분야별 전문성을 더하는 잡지를 주력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다.

▲사진=한경 바이오인사이트 홈페이지 갈무리

김정호 대표 취임하며 전면 내건 바이오인사이트

잡지 시장이 사양 산업이라는 것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 1월 발간한 '2020 잡지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조사 모집단 1777개 잡지 사업체의 매출액은 약 7775억 원으로 2017년에 비해 24.9%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잡지 시장의 2012년 기준 매출액은 1조8625억 원이었다. 언론계 역시 모바일 시장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7년 만에 매출액이 1조 원 이상 감소한 것이다. 잡지의 영향력 역시 자연스레 급감했다.

언론계는 너도, 나도 '디지털 퍼스트'를 외치면서 활자 중심 사업을 뒤로 제쳐두기 시작했다. 2019년 윤전기를 팔았던 국민일보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경제는 지난해 역행을 선택했다. 잡지 시장에 진출한 것이다.

첫 시작은 바이오였다. 한국경제는 지난해 10월 '한경 바이오인사이트'를 창간했다. 김정호 한국경제 대표의 지시이기도 했다. 한국경제는 신문과 한경비즈니스, 한경닷컴 기자들을 모아 바이오인사이트를 출범시켰다.

당시 코로나19 국면이 이어지고 있었기에 바이오 회사에 대한 투자 심리도 들끓고 있었다. 한국경제는 바이오 관련 잡지 대부분이 제약 분야에 한정돼 있다는 것을 포착한 뒤 투자 방법을 알려주는 전략을 취했다.

한국경제 내부에서는 단순 사실 전달의 잡지가 아니기 때문에 수요도 꾸준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독료가 싸다고는 할 수 없는 상황에서 투자 심리에 발맞추는 전략이 성공한 것. 개인 구독자는 연간 120만 원, 기업 구독자는 연간 600만 원을 내고 있다. 주요 독자는 바이오 분야 투자자는 물론 연구계와 학계, 관련 기업 담당자 등이다.

한국경제는 IB 시장을 다루는 마켓인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회원제 콘텐츠 판매'에 대한 시스템은 이미 갖춰져 있었다. 해당 시스템이 바이오인사이트 창간의 씨앗이 되기도 했다.

▲사진=한경 ESG 홈페이지 갈무리

나름 성과 거두자 ESG 토대로 하는 잡지도 출간

지난해 바이오 분야를 통해 잡지 시장에서 성과를 거둔 한국경제는 시선을 ESG로 돌렸다. ESG가 2021년 기업 경영 트렌드로 자리 잡은 만큼 경제신문 입장에서 내걸 수 있는 최고의 콘텐츠에 주목한 것.

한국경제는 잡지 출간에 앞서 지난해 10월 창간기념일을 맞아 10회에 걸친 ESG 시리즈 기획 기사를 내기도 했다. 다만 관심도에 비해 언론계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점에 주목, 바이오인사이트와 마찬가지로 신문과 비즈니스 등에 있는 기자들을 모아 지난 7월 ESG 전문 잡지 '한경 ESG'를 창간했다.

한국경제는 영국의 ESG 금융 투자 전문 미디어 'responsible investor', 일본 닛케이 BP가 발행하는 '닛케이 ESG'와 파트너십도 맺었다. 이들 매체의 기사를 독점 게재하고 있다.

구독료는 바이오인사이트보다 저렴하다. 한 권당 2만원인 가운데 연간 24만 원의 구독료를 내고 회원이 되면 매거진과 함께 온라인 프리미엄 콘텐츠 구독이 가능하다. 단순히 ESG 트렌드를 전하기보다 ESG 투자 전략 등도 소개하고 있다. 분야별 전문가 강좌 프로그램도 구독자들은 들을 수 있다.

한국경제는 한경 ESG와 관련,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5개월 만에 손익분기점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

장승규 한경 ESG 편집장은 “ESG가 경영계의 화두로 떠올랐지만 기업들이 참고할 수 있는 실질적 참고자료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매거진을 창간하게 됐다”며 “다른 언론사들이 사업을 위해 일회성으로 하는 행사나 강연회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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