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훈부터 붙잡은 한화, 보강 위해 외부 영입 나설까

김승훈 2021. 11. 2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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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스토브리그] 2022년 1호 FA 계약으로 최재훈과 5년 54억원 계약

[김승훈 기자]

 최재훈(오른쪽)
ⓒ 한화 이글스
KBO리그의 2022년 FA 시장이 열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선수 계약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11월 27일 이번 FA 시장에서의 첫 번째 계약 소식이 들려온 것이다. 이를 통하여 이번 FA 시장의 흐름도 어느 정도 훑어 볼 수 있게 됐다.

한화 이글스는 27일 구단 보도를 통해 FA 포수 최재훈과의 재계약 소식을 발표했다. 계약 기간 5년에 계약금은 16억원, 연봉 총액은 33억원, 옵션 금액 5억원까지 포함하여 총 54억원에 계약한 것이다.

육성선수로 시작했던 최재훈, 두산에서 얻지 못한 주전 기회

1989년 8월 27일 생으로 서울 출신의 최재훈은 덕수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 나왔지만 지명을 받지 못했다. 이후 단국대학교로 진학할 예정이었으나, 집안 사정으로 인하여 두산 베어스에 신고선수(현 육성선수)로 입단하면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이전까지 두산의 주전 포수는 홍성흔(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산하 마이너리그 코치)이었다. 그러나 홍성흔이 부상을 입고 지명타자로 전향하면서 최재훈은 차기 포수 자원으로 주목을 받았다.

일단 2008년과 2009년 퓨처스리그에서 활약했던 최재훈은 두산의 장기적인 육성 계획에 따라 2010년과 2011년 의무경찰로 군 복무를 이행했다. 지금은 해체된 경찰 야구단에서 유승안 전 감독의 지도를 통해 수비 능력을 보강했고, 타격 실력도 향상시킨 결과 2011년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타점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원래 두산의 정상적인 계획이었다면, 최재훈이 전역 후 두산의 주전 포수가 될 예정이었다. 그런데 최재훈이 입대한 2010년에 두산의 포수 자원들 중 주전으로 발돋움한 선수는 다름 아닌 양의지(현 NC 다이노스)였다. 군 복무까지 마치고 주전으로 자리 잡은 양의지의 존재로 인해 최재훈의 입지는 좁아졌다.

일단 2011년에 전역한 최재훈은 2012년 용덕한(현 NC 다이노스 배터리코치)과 경쟁하여 포수 엔트리에 포함됐다. 양의지가 부상으로 잠시 자리를 비운 틈에 깜짝 활약을 보였던 최재훈은 주로 경기 후반 양의지의 체력 소모를 덜어주는 교체 선수로 활약했다.

2013년에는 포스트 시즌에도 출전했다. 당시 양의지가 허리 부상 후유증에 시달리면서 양의지를 대신하여 최재훈이 포수 마스크를 썼다. 그러나 한국 시리즈 2차전에서 입었던 어깨 부상으로 인하여 한국 시리즈 4경기에서는 13타수 3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 타율 0.231에 그쳤다.

2013년 시즌이 끝난 뒤 어깨 수술을 받은 최재훈은 부상 이후의 재활과 양의지의 주전 굳히기 등의 요소가 겹치며 좀처럼 주전 자리를 차지하지 못했다. 2016년에는 손바닥 유구골 골절로 엔트리에서 빠졌는데, 이후 박세혁이 등장하면서 더욱 기회를 잃었다.

한화에서 주전의 기회를 얻은 최재훈

2017년 시즌 개막 후 최재훈은 내야수 신성현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로 옮기게 됐다. 당시 조인성(현 LG 트윈스 퓨처스 배터리코치)과 차일목(현 세광고등학교 코치) 두 베테랑 포수들의 부진한 가운데, 양의지가 버티고 있는 두산보다 주전 경쟁이 용이한 팀으로 옮기게 된 것이다.

한화로 옮긴 최재훈은 주전 포수 자리를 차지했으나 햄스트링 통증에 시달리며 한때 치료를 위해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2017년 5월 17일 경기에서 몸에 맞는 공을 허벅지에 2번이나 맞았는데, 이로 인한 영향도 적지 않았다.

2018년에도 입지를 강화한 최재훈은 2018년 타율 0.262에 OPS 0.666을 기록했다. 한화는 실로 오랜만에 포스트 시즌에 진출했으나, 준플레이오프 4경기 만에 한화의 포스트 시즌 도전기는 끝나고 말았다.

2019년에도 활약한 최재훈은 타율 0.290에 OPS 0.760을 기록하며 아쉽게 3할 타율에는 실패했다. 이 놀라운 활약에 힘입어 최재훈은 2019년 연봉 1억 2500만원에서 무려 60%의 인상률을 기록하며 2020년 연봉 2억원에 계약했다. 당시 한화에서 연봉 인상률이 가장 높은 선수가 최재훈이었다.

코로나19로 다소 늦게 개막했던 2020년 최재훈은 처음으로 타율 3할 시즌을 만들었다(0.301). 한화가 최하위를 기록하며 감독이 사퇴하기도 했으나 최재훈은 팀에서 가장 존재감이 큰 타자로 활약했다. 다만 좌측 전완근 부분 굴곡근 손상으로 시즌을 일찍 마감하면서 규정 타석 진입에는 실패했다.

포수 FA 최대어가 된 최재훈, 속전속결로 재계약 완료

2021년에도 타율 0.275에 출루율 0.405를 기록하며 한화의 주전 포수로 활약한 최재훈은 생애 첫 FA 자격을 얻었다. FA 등급제 기준으로 B등급으로 분류되었으나 FA 시장에 나온 다른 포수 자원이 나이가 많은 3번째 FA 강민호와 경기 외적 이미지가 좋지 않은 장성우였기 때문에 최재훈의 가치는 크게 상승했다.

그러나 한화에게 있어서 최재훈은 대체 불가 자원이었다. 한화의 포수 유망주들이 성장하는 데 시간도 더 필요했고, 한화의 팀 전력 자체가 선수 자원 한 명이 소중한 정도로 모든 포지션에서의 보강이 필요할 정도였다. 특히 포수임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출루율을 기록하고 있는 최재훈에 대하여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재계약을 강력히 희망했다.

한화의 정민철 단장은 최재훈은 한화의 선수라고 생각하여 첫 협상에서 이견 없이 공감대가 잘 형성되었으며 재계약에 성공했음을 밝혔다. 최재훈이 팀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보였으며 계약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다고도 밝혔다.

최재훈의 계약 규모는 그 동안 최재훈이 한화에서 5년 동안 기여했던 점과 앞으로 기여할 점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한화의 후배 포수들이 성장하는 데 있어 적합한 시기가 5년이라는 판단 하에 최재훈에게 5년 계약을 제시했다. 한화의 프런트도 공감했으며, 최재훈 본인도 5년 54억원의 계약을 바로 수용했다.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선수 자원이 부족한 한화로서는 최재훈이 팀의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단순히 주전 포수로서의 역할이 아니라 투수와 다른 선수들까지 이끌어 팀을 재건해야 하는 큰 역할을 맡긴 것이다.

내부 FA 재계약 끝낸 한화, 다음 보강은?

FA 선수들과 구단들이 협상을 시작한 날은 11월 26일이었다. 하루 만에 최재훈이 재계약을 완료하면서 한화는 내부 FA 재계약을 모두 마쳤다. 무사히 최재훈과의 재계약을 완료한 한화는 이제 FA 시장에서 다른 포지션을 보강하기 위한 눈치 게임에 들어간다.

일단 한화가 어떤 포지션의 선수에게 큰 관심을 보이고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우선 한화 그룹에서 지원은 충분히 해 줄 수 있는 상황이지만 당장 어떤 포지션에 어떤 선수가 필요한지는 정민철 단장이 좀 더 고민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수의 베테랑 선수들이 팀을 떠나면서 한화는 이번 FA 시장에서 다소 많은 금액을 투자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다음 해 겨울에 FA 자격을 얻을 예정인 선수도 장시환(투수) 1명 뿐이기 때문에 향후 몇 년 동안 여유가 있다.

일단 최재훈이 안방을 지키고 있는 내야는 2루수에 정은원, 3루수에 노시환, 유격수에 하주석이 있어 어느 정도 틀이 갖춰졌다. 그러나 이용규(현 키움 히어로즈)가 팀을 떠난 이후 외야수 자원은 필시적으로 보강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화가 FA 시장에서 다른 팀 출신 외야수들과 적극적으로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외야수 보강이 어느 정도 이뤄지고도 여유가 있다면 선발투수 자원도 노릴 가능성이 있다. 다만 FA 시장에서 선발투수 자원은 백정현 한 명인데, 1987년 생 만 34세로 C등급으로 갈 뻔했던 선수 자원을 영입하기에는 리빌딩 기조를 보이는 한화와 맞지 않을 수도 있다.

한편 이제 FA 시장에서 포수 자원은 3명이 남았다. 디펜딩 챔피언 KT 위즈에서 주전 포수 장성우와 백업 포수 허도환이 둘 다 FA로 나왔다. 베테랑 포수 강민호도 세 번째 FA 자격을 얻고 시장에 나왔다. 최재훈의 계약 소식이 향후 FA 시장에서 어떤 흐름을 몰고 올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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