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결제도 '헤게모니' 쥔 카카오.."2년 후엔 시장 지배 우려"

이형두 2021. 11. 2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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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컨소시엄에 참여
오프라인 결제로 확장
골목상권 침해 논란 계속

서울시 '서울사랑상품권' 운영사업자로 선정된 신한 컨소시엄(△신한은행 △신한카드 △티머니 △카카오페이)은 내년 1월부터 2년 동안 40만개 서울사랑상품권 가맹점과 183만개 이용자를 관리하게 된다. 가맹점 모집 및 관리부터 온·오프라인 체계 운영을 맡는다.

카카오페이는 이번 컨소시엄에 참여하면서 그동안 비교적 약세로 지적됐던 오프라인 결제 역량을 크게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페이는 현재 약 63만개 가맹점을 확보하고 있지만 오프라인 가맹점 숫자에 대해서는 별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네이버페이가 10만개(올해 8월 기준) 확보한 것을 고려할 때 비슷한 규모로 추정된다. 카카오페이 모바일 간편결제는 2014년 출시됐지만 QR코드·바코드 기반 오프라인 진출은 2018년 5월로 경쟁사 대비 다소 늦은 편이다.

2018년 제로페이 시범 사업에도 당초 참여하기로 했다가 최종적으로 이를 철회했다. 당시 사업구조와 상충된다는 점을 이유로 내세웠다. 이후 본사업에서 다시 참여를 타진했지만 서울사랑상품권 결제사 22개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카카오페이 수수료는 영세·중소 가맹점으로 분류되는 경우 2~2.8%, 일반 가맹점의 경우 3.2%(부가세 별도) 수준으로 통상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0.8~2.3%)과 비교하면 높다. 다만 이는 최대 수치로 우대 수수료 적용을 위한 차액 정산을 해주기 때문에 실제 수수료율은 이보다 낮다는 것이 카카오페이 설명이다. 오프라인 카드결제 경우 카카오페이의 수수료 수취는 없다.

온라인 수수료의 경우 구성은 △카드사 원가(80% 이상) △펌뱅킹 수수료 △호스팅 수수료/부가세·시스템 운영비 등 비용들로 구성돼 있다. 카카오페이머니 결제 수수료는 올해 5월부터 오프라인 영중소가맹점 대상으로 신용카드 수준으로 인하했다.

◇4개사 컨소시엄 수익 연간 35억원 수준인데…사업자 참여 왜?

서울시는 이번 서울사랑상품권 운영사업자 공모에서 소요예산을 상품권 발행금액의 1.0% 수준으로 책정했다. 신한컨소시엄은 발행규모에 따라 0.6~0.7% 수준까지 수수료를 낮출 수 있는 조건으로 입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서울사랑상품권은 약 5000억원 이상 규모로 발행될 예정이다. 컨소시엄이 가져갈 수 있는 연간 수익은 약 30억~35억원 수준이다. 이를 컨소시엄에 참여한 4개사가 분배하면 사업 참여에 따르는 금전적 실익은 크지 않다. 이와 더불어 컨소시엄은 플랫폼 개발 비용 및 유지보수, 운영비용, 가맹점 관리 비용 등을 전액 부담해야 한다. 이 때문에 컨소시엄의 당초 목적이 수익 확보가 아니라 카카오페이 등의 자체 오프라인 결제망 확보에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지난 2년여 동안 발행된 서울사랑상품권은 1조9721억원 규모, 이용자는 132만명이다. 카카오페이가 오프라인 QR 결제망을 구축하려던 2018년과 달리 가맹점과 이용자 모두 QR결제에 대한 학습이 진전된 상태다. 이들을 고스란히 플랫폼 안으로 유입시킬 경우 카카오페이는 힘들이지 않고 40만개 이상 오프라인 가맹점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오프라인 결제 시장 헤게모니를 카카오페이가 쥘 경우, 2년 후 재선정에서 서울사랑상품권 운영사로 선정되지 않더라도 이미 확보된 인프라를 기반으로 결제 수수료 인상을 포함해 수익성을 뽑아낼 수 있는 카드가 늘어나게 된다.

◇소상공인 결제 시장에서도 카카오 '문어발 확장' 우려 커져

소상공인들은 기존 제로페이 공공망을 통했던 서울사랑상품권 결제망이 카카오에 넘어갈 경우 결제 시장도 종속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카카오가 무료 정책으로 시장에 진입한 뒤,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고 수익 창출을 위해 과도하게 요금을 부과한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앞서 카카오는 택시, 헤어숍, 꽃, 간식 배달 중개 등에서 플랫폼 사업 확장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골목상권 침해라는 논란을 빚었다. 여론이 악화되자 카카오는 지난 9월 파트너 지원 확대를 위한 상생기금 3000억원을 마련하고 논란이 된 사업의 계열사를 정리하거나 철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결제 시장에서는 간편결제 플랫폼 수수료의 합리적인 수준을 찾기 위해서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이들이 신용카드사와 유사한 결제대행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별다른 수수료 규제가 없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간편결제 업체들은 신용카드 수수료 외에도 기타 서비스 수수료, 위험 부담료 등을 포함하고 있어 같은 구조로 보기 어렵다는 논리로 대응하고 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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