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떠나도 멈추지 않는다' 남은 진상 규명 과제는
기사내용 요약
"전두환 중심 비공식 지휘 체계 의한 발포령" 軍 기록·증언 확보
'자위권 논리 허구' 입증…'행방불명·암매장' 양심 고백도 잇따라
5·18조사위 "중대 진전 있다…더 늦기 전 참회하고 진실 밝혀야"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을 학살하고 헌정 질서를 유린한 신군부 정권 찬탈의 주역 전두환(90)씨가 사죄도, 양심 고백도 없이 숨졌다.
노태우씨에 이어 전씨까지 신군부 핵심 인사 5명 중 수괴인 두 전직 대통령이 한 달 사이 세상을 떠났지만, 발포 명령·행방불명자·암매장·헬기 사격 등 온전한 진실 규명을 위한 노력은 끊임 없이 계속된다.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5·18조사위)는 12개 직권 조사 과제를 중심으로 5·18 전후 군 기록 등 각종 사료 분석, 면담 조사 등을 벌이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직권 조사 과제는 ▲5·18당시 최초 발포와 집단 발포 책임자·경위 ▲계엄군에 의한 민간인 집단학살 ▲행방불명자 규모·소재 ▲암매장지 소재 파악과 유해 발굴·수습 ▲헬기 사격 등이다.
특히 5·18 학살 책임과 직결되는 최초 발포 명령에 대한 전모가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오랜 은폐·왜곡 시도에도 5·18조사위가 새롭게 발굴한 군 기록엔 보안사령관 전씨 중심의 이원화된 별도 지휘 체계에 의한 발포 정황이 확인되고 있다.
육군 제2군사령부의 '광주권 충정작전 간 군 지시 및 조치 사항'에 '전(全) 각하(閣下) : 초병에 대해 난동시에 군인복무규율에 의거 자위권 발동 강조'라고 명시돼 있는 점은 사실상 전씨가 발포 지시를 내린 정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상급 부대 승인 없이 공수부대가 독자적으로 실탄을 분배한 점 ▲발포 관련 보고가 공식 지휘 계통에 누락된 점 ▲잇단 계엄군 간 오인 사격 등도 비공식 지휘 체계에 따른 발포를 방증하는 근거로 꼽히고 있다.
전 505보안대 수사관, 미군정보 요원, 공군 706보안부대장 운전병 등은 5월 21일 정오 전씨가 광주를 방문한 직후 이뤄진 전남도청 발포에 대해 한결같이 증언했다.
'발포는 자위권 차원이었다'는 신군부의 왜곡 주장을 바로잡을 증언도 확보했다.
5·18조사위는 5·18 당시 광주에 투입된 3·7·11공수여단 장·사병 수백여 명을 대상으로 면담 조사를 벌여, 계엄군이 광주봉쇄 작전(1980년 5월 21일~24일) 전후 비무장 상태의 민간인을 수십 차례 학살한 사실을 입증했다.
3공수 부대원들은 1980년 5월 20일과 22일 광주 도심 곳곳에 거치형 M60기관총 또는 조준경 부착 M1소총으로 시민을 살상했다고 인정했다. 광주교도소 주변 국도 차단 과정에 최소 13차례 민간 차량에 사격했고, 신혼부부가 탄 차량을 저격·사살했다는 구체적 증언도 있었다.
11공수 부대원들도 같은해 5월 21일 오후 1시 전남도청 앞 집단 발포 직후 주요 건물 옥상에 저격수를 배치해 조준 사격을 했다고 인정했다.
면담 조사를 통해서는 군에 의해 사살된 민간인 55명의 주검이 사라진 것도 확인,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광주교도소 일대 41명, 주남마을 일대 6명, 송암동 일대 8명으로 추정된다.
5·18조사위는 공수 부대원들의 진술을 토대로 가칭 '사체 처리반'(영현처리반) 운영한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다. 확보된 합리적 추론의 증거들을 종합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방부 공동 조사 혹은 검찰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또 5·18 당시 진압군 양심 고백을 이끌어내고 참회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광주에 투입된 계엄군 2만353명 중 2000여 명에 대한 증언을 확보할 방침이다.
헬기 사격에 대한 온전한 진상 규명도 멈추지 않는다. 5·18조사위는 1980년 5월 27일 헬기 기관총 사격 탄흔이 남겨진 전일빌딩을 제외한 건물(옛 전남도청 등)에 대한 사격 여부를 확인한다.
헬기 사격 탄흔에 대한 추가 정밀 감식(화학 성분 검출 여부), 탄약 관리 군인 전수 조사, 헬기 조종사·정비사·무장사 대상 면담 조사 등도 추진 중이다.
송선태 5·18진상규명조사위원장은 "1997년 4월17일 대법원 확정 판결을 통해 신군부의 헌정 질서 파괴·국가권력 찬탈에 대한 죄상은 충분히 밝혀졌지만 5·18 당시 시민을 상대로 벌어진 중대 인권 침해 사건은 조사가 지극히 미흡했다는 것이 헌법학계나 법조계의 일반적 견해였다"고 밝혔다.
이어 "직접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는 발포 명령, 군 지휘 체계와 관련된 당시 군 기록(상황일지, 작전명령지시철, 전투상보)에선 중요한 대목이 대부분 누락 또는 폐기돼 있다. 하지만 조사위가 확보한 15만 여건·32만 쪽 정도 되는 자료 속에서 발포 명령 관련 새로운 사실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공개된 미국 비밀문서 3500여 건 분석 결과에서도 '광주진압 책임은 전두환'이라고 명시된 여러 문건이 확인됐고 당시 장병들 증언도 일치하고 있다"며 "조사위는 일반 장교·사병들의 면담을 통해 증언을 확보, 핵심 책임자들이 부인·왜곡·은폐하는 진실의 퍼즐을 다시 맞추고 있다. 조사에 중대한 진전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더 늦기 전에 신군부 핵심 인물들이 국민과 역사 앞에 참회하고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5·18조사위의 활동 기간은 올해 12월 27일까지다. 2차례에 걸쳐 1년씩 연장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wisdom2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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