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경제 3분의 1 맞먹는 예산, 회의록도 안 쓰고 '밀실'서 뚝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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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부가 600조원, 여기에 지방정부 예산을 더하면 나라 전체가 1년에 총 800조원의 예산을 씁니다. GDP(국내총생산)의 3분의 1 규모를 지출하는 만큼 예산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 사람들의 관심이 없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머니투데이와 함께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을 분석한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인터뷰 내내 예산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무관심을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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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부가 600조원, 여기에 지방정부 예산을 더하면 나라 전체가 1년에 총 800조원의 예산을 씁니다. GDP(국내총생산)의 3분의 1 규모를 지출하는 만큼 예산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큰데 사람들의 관심이 없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머니투데이와 함께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을 분석한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인터뷰 내내 예산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무관심을 안타까워했다. 정부가 604조4000억원 규모의 2022년도 예산안을 제출하고, 이를 국회가 심의 중이지만 충분한 여론의 견제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일명 '깜깜이 예산'이나 '밀실 예산' 같은 퇴행적 예산 편성 관행이 사라지지 않는 건 결국 국민들의 무관심 탓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총평을 부탁했다. 이 위원은 "전년 대비 지출 증가율이 8.3%이고, 적자재정인 점을 고려하면 확장재정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전년 9%대였던 총지출 증가율을 낮춘 점이 특징"이라며 "총 지출규모로 보면 재정건전성과 확장재정의 줄타기를 시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예산항목별로 살펴보면 평가가 엇갈린다는 게 이 위원의 설명이다. 이 위원은 "내년도 예산안은 이례적으로 총지출 증가율보다 복지분야 증가율이 낮다"며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지출 등 의무지출 규모가 큰 복지 분야 지출 증가율이 총지출 증가율에 못 미친다는 것은 재량 지출을 상대적으로 줄였다는 의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내년도 예산안에서 지출이 가장 많이 늘어난 분야가 교육과 지방행정"이라며 "정부의 국정 철학이나 국민적 합의로 예산을 늘린 게 아니라 내국세가 증가하고 지방재정 교부율을 정해놓은 법적의무에 따라 자동으로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출구조가 경직돼있는 지방교육재정에 예산이 급증하면서 예산 편성과 집행의 비효율을 만들고 있다는 게 이 위원의 지적이다.
문재인 정부 5년 간 예산의 가장 큰 특징을 물었다. 그는 R&D(연구개발) 분야 예산확대를 꼽았다. 이상민 위원은 "지난 정부와 비교할 때 문재인 정부 예산안의 특징은 R&D 분야 지출을 큰 규모로 늘린 것"이라며 "R&D 사업의 특징상 예산 지출에 따른 효과는 당장이 아니라 한참 뒤에, 차기정부에서야 나타나는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지출이 이뤄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 당시 기대를 모았던 것과 달리 복지지출이 크게 늘지 않은 점은 아쉽다고 했다. 이 위원은 "문재인 정부의 지출 증가율 1위는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이고 2위는 환경"이라며 "환경 분야에서도 수소·전기차량 보급예산 증가가 주를 이룬 점을 보면 문재인 정부의 예산은 산업 증진에 목적이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부의 재분배 지표가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그에 대한 대응예산은 적었다"고 이 위원은 평가했다.
우리나라 국회의 예산심사 관행에 개선할 점은 없을까. 이 위원은 예산안에 대한 논의 일체를 회의록으로 남기는 제도 개선을 제안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와 상임위별 소위원회뿐만 아니라 소수의 관계자만 들어가는 소소위까지 모두 기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국회 예산 심사의 전례를 살펴보면 결국 중요한 예산 감액과 증액 심사는 여야와 정부의 일부 관계자만 들어가는 (예결위) 소소위에서 이뤄진다"며 "회의록도 없는 일명 '밀실심사'"라고 비판했다. 이 위원은 "당장 논의를 공개할 수는 없더라도 소소위 논의까지 회의록으로 남겨놔야 한다"며 "기록조차 없이 예산 심사를 하는 관행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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