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이 역차별 받고 있다"..인권위, 성남시 여성전용 아파트 조사 착수

국가인권위원회 <연합뉴스>

성남시의 미혼 여성 전용 임대아파트가 남성에 대한 성차별이라는 주장과 관련, 국가인권위원회가 진정을 접수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올해 남성들이 인권위에 제기한 성차별 진정이 전체 성차별 진정 건수의 절반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는 최근 성남시 중원구에 있는 임대아파트 '다솜마을'에 대한 진정을 받아 조사에 나선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다솜마을은 1984년 제정된 성남시 여성아파트 운영 조례에 따라 2005년 설립됐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위탁운영하고 있으며, 지하 2층∼지상 15층의 3개동으로 구성된 아파트다. 총 200세대에 개별 거주 면적은 49㎡이고, 입주 대상은 성남시 관내 업체들에서 근무하는 미혼여성 근로자다. 1인 세대 기준 임대 보증금은 200만원, 월세는 16만5000원, 입주기간은 최장 8년이다.

입주 대상이 '미혼 여성'으로 제한된 사실이 알려진 후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디씨인사이드에서는 '다솜마을 때문에 남성들이 차별받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이 제기됐다. 이 사이트의 네티즌들이 인권위에 진정을 넣어, 현재 인권위가 조사관을 배정해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앞서 인권위는 여성 전용 시설이 남성을 배제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없다면 성차별이라는 판단을 여러 차례 내놓았다. 여성만 이용 가능했던 충북 제천 여성도서관, 청년 입주자 지원자격을 여성으로 한정한 경기 안산 선부동 행복주택 등이 인권위 권고를 받아 '남성에 대한 차별 요소를 없애겠다'는 답변을 보내기도 했다.

인권위는 소수집단을 우대하는 '적극적 우대 조치'(affirmative action·어퍼머티브 액션)로 볼만한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면 여성이든 남성이든 특정 집단을 배제하는 것은 차별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다솜마을 사례처럼 올해 남성이 '성차별 받고있다'며 인권위에 제출한 진정 건수가 여성의 성차별 진정 건수보다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선 '남성이 여성보다 역차별 받고 있다'는 소위 '이대남'들의 정서와도 관련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여성이 우리 것을 빼앗고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남성들의 정서가 인권위 진정과 청와대 국민청원 등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권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파악된 성차별 진정의 60% 가량이 남성에 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성계에서는 이 같은 남성들의 움직임을 페미니즘에 대한 백래시(backlash·반동)로 본다. 김대성기자 kdsung@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