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돈 묵힐 각오 재개발 투자..손해 안 보려면 [코주부]

팀코주부 기자 2021. 11. 28.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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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관악구 신림1 재정비촉진구역 일대 모습./연합뉴스
[서울경제]

(편집자주)'집테크'의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청약이죠. 청약 통장만 있다면 누구나 쉽게, 그리고 상대적으로 적은 초기 자본으로 자신의 집을 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청약 아파트는 대체로 도심 외곽에 위치한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물량이 택지지구에서 공급되기 때문인데요.(물론 도심 물량도 있지만 쥐꼬리만한···)

그래서 기존 도심 내 새 아파트를 마련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으로 재개발·재건축 투자를 꼽습니다. 하지만 이런 재개발·재건축 투자는 초기 자본이 청약에 비해 많이 필요하고 자칫 투자 기간이 너무 길어진다는 단점이 있죠. 이번 <코주부 레터>에서는 재개발 사업 절차와 이와 관련한 투자 아이디어를 간단하게 소개해볼까 합니다.(재건축은 재개발이랑 또 달라서 나중에 따로 또 다룰께요.)

10여년 전 에디터가 부동산 시장을 취재하기 시작할 때 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아주 유명해지신 어떤 부동산 컨설턴트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무주택자죠? 결혼도 안했고. 그럼 한 5년 재래식 화장실 사용하면서 고생할 각오가 있으면 ○○○동 알죠? 모아둔 돈이랑 대출 조금 받아서 거기 허름한 주택을 사둬봐요."라고 말이죠. 그 땐 무슨 뜻인지 몰랐죠. 후에 "아, 재개발 지분을 투자하라는 말씀이었구나"라고 알게 됐지만요. 지금 그 분께서 알려주신 곳은 30층 짜리 고층 아파트가 빽빽히 들어서 있습니다. 집값도 '어억' 소리가 나고요. 근데 사업은 5년이 넘게 걸렸어요. 5년 고생이 아니라 10년은 고생을 했어야. 그런데 제가 그때 지분을 샀어도 10년은 못 기다렸을 듯합니다.

재개발 사업은 이렇게 진행됩니다

재개발 사업은 낡은 주택밀집 지역을 싹 갈아엎고 새로운 집(주로 아파트)과 도로, 수도 등 기반 시설을 만드는 사업입니다. 재개발 사업의 가장 큰 위험은 바로 사업 기간입니다. 앞에서 컨설턴트 분이 말씀해주신 곳도 10년 정도 걸렸는데 이 정도면 아주 양호한 편입니다. 한남뉴타운은 아직도 그대로잖아요. 재개발 사업은 대체로 아래와 같은 절차로 진행이 돼요.

예전에는 재개발 지역에 투자할 때에는 조합설립 이전에 지분을 매수해서 관리처분인가 전에 팔고 나오라는 분들이 많았어요. 사실 정비구역지정 이전에 집을 매수하는 것은 가격은 싸지만 인허가 리스크가 너무 크죠. 재개발 될 것 같은 동네인데 지자체에서 정비구역 지정을 하지 않으면 그야 말로 '닭 쫓던 개'가 돼버려요.

그래서 추진위원회가 들어서는 양상을 보고 지분을 매수한 뒤 분담금 등이 정해지기 전에 팔고 나오는 게 가장 리스크 대비 수익이 가장 좋다. 뭐 이런 얘기였던 거 같습니다. 하지만 추진위설립 이후부터 관리처분인가까지도 적어도 4~5년이 걸려요. 관리처분 이후 입주까지도 또 4~5년. 정말 순탄하게 사업이 진행된다고 가정해도 8~10년 정도는 걸리죠. 이 정도라면 그냥 3기 신도시 사전 청약이 빨라 보이기도 하네요.

재개발 투자 시점은요?

그런데 요즘에는 사업시행인가가 나올 즈음 투자를 하라는 조언이 많은 듯합니다. 사업시행인가가 나오면 재개발 사업의 절반은 넘어선 건데요. 이 때 지분을 사서 관리처분인가 전에 매도하고 나오는 방식이죠. 2~3년 정도 걸립니다.

관리처분인가 전에 팔고 나와야 하는 이유는요, 관리처분인가 후에 지분을 사는 매수자는 조합원 지위가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해요. 아, 참고로 이건 투기과열지구 내 민간재개발 사업에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사실 인기 있는 재개발 지역은 대체로 투기과열지구에 속해 있죠. 서울은 전 지역이 투기과열지구고요. 조합원 지위가 인정되지 않으면 신규 아파트를 받지 못하고 현금 청산 대상이 됩니다. 결국 관리처분인가 전에 팔지 못하면 입주까지 집을 보유하고 있어야 됩니다. 사실 요즘에는 신규 주택의 경우 입주 후에 집값이 더 오르는 만큼 보유하고 있어도 별 문제가 없어 보이기는 합니다만.

재개발 사업에서의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현행 도시정비법은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은 조합설립인가 이후, 재개발은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부터 조합원 지위 양도를 제한하고 있습니다. 기준 시점 이후 매매를 통해 조합원의 주택을 사더라도 입주권이 나오지 않습니다. 한데 지난 6월 국토교통부는 재건축·재개발 조합원의 지위양도 제한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재건축은 안전진단통과 이후, 재개발은 정비구역 지정 이후, 시도지사가 정하는 곳에 적용하겠다는 것인데요. 원래 9월 중 관련 법을 개정하겠다는 계획이지만 국회에서 논의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마 도입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어찌 될 지···

그래서 <코주부레터>에서는 최근 사업시행인가 이후 최근 시공사를 선정했거나 선정 절차를 진행중인, 사업 진척이 상대적으로 빠른 전국의 주요 재개발 구역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관심을 가질만한 지역인지 봐주세요.

속도 내는 재개발 사업지는?

우선 서울부터. 미아3재정비촉진구역이 현재 시공사 선정을 진행 중입니다. 서울 강북구 미아동 439번지 일원에 지하 3층~지상 29층, 공동주택 13개동, 1,037가구(임대 179가구 포함)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 사업입니다.

노량진3재정비촉진구역도 있네요. 이 사업은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동 232-19번지 일대 지하 3층~지상 30층, 아파트 16개동 1,012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짓는 프로젝트입니다. 인근의 노량진5구역은 최근 시공사 선정을 마쳤습니다.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동 270-3 일대에 지하 5층~지상 28층, 아파트 727가구가 들어섭니다.

흑석9구역도 관심이 갑니다. 흑석9구역 재개발은 서울 동작구 90번지 일대에 지하 7층~지상 25층, 21개동, 아파트 1,536가구(임대 262가구 포함)를 건설합니다. 신림1구역도 있는데요. 신림1구역 재개발은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808번지 일원에 아파트 2,886가구의 대규모 단지로 조성됩니다. 이외에도 서울에서는 불광5구역, 상계1구역, 마천4재정비촉진구역, 중계본동 재개발 등도 최근들어 사업에 속도를 높이는 모습입니다.

지방에서는 부산 사업지가 눈에 띕니다. 좌천·범일통합2지구, 금정동 서금사 5구역과 6구역 재개발사업, 범천4구역, 괴정6구역, 우암2구역이 시공사 선정을 했거나 진행하고 있습니다. 충남 천안 구성 1·2구역, 창원 회원2구역, 대구 동구43구역, 대전 장대B구역, 광주 지산1구역 등도 관심을 둘만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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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코주부 기자 kojub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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