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남들은 자사몰 못키워 안달인데"..에뛰드, 자사몰 판매 중단
채녈 재정비·전략 수정..인니 등 글로벌 신시장 개척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1세대 로드숍 주역' 에뛰드가 자사몰 화장품 판매를 중단한다. 비대면 소비 트렌드 확산으로 뷰티 브랜드사들이 자사몰 역량을 키우는 것과 대조적인 행보다. 온·오프라인 비수익 채널을 정리하고 핵심 채널을 통한 화장품 판매로 수익성 제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8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에뛰드는 다음달 1일부터 자사몰 구매 서비스를 접는다. 다만 제품 정보·프로모션·매장정보 조회 등의 서비스는 유지할 방침이다.
◇로드숍 화장품 자사몰 확장하는데…에뛰드는 판매 중단
에뛰드는 12월1일부터 자사몰 내 상품 판매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 그간 온라인에서 제공된 멤버십 혜택과 모바일 상품권도 온라인에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다만 에뛰드 네이버 브랜드 스토어·아모레몰·올리브영 등 각종 오픈마켓은 유지한다.
뷰티 브랜드 대다수가 자사몰 비중을 높이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대다수의 뷰티 브랜드는 고객 데이터 확보가 쉽고 비용 절감이 가능한 자사몰 역량을 높이고 이커머스 의존도를 낮추는 추세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에선 한국 사업을 축소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에뛰드의 적자가 지속되고 오프라인 점포수 또한 매년 줄어들고 있는 것이 자사몰 판매를 중단하는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아모레퍼시픽그룹에 있어 에뛰드는 아픈 손가락으로 꼽힌다. 한때 미샤·이니스프리·토니모리 등과 로드숍 신화를 이끈 주역이지만, 중국발 사드보복과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실적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매출 역시 사드보복 직전인 지난 2016년 3166억원에서 지난해 1113억원으로 급감했다. 또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에뛰드 오프라인 점포도 폐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016년 353개였던 점포수는 최근 121개까지 급감했다. 이 같은 오프라인 점포 폐점 현상은 로드숍 전반에 걸쳐서 일어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희망플러스에 따르면 지난해 폐점한 화장품 가맹점수는 827개에 달한다. 반면 신규 개점한 가맹점 수는 52개에 그쳤다.
◇에뛰드 "자사몰 판매 중단, 채널 다변화 과정" 에뛰드는 자사몰 판매 중단이 판매 채널을 다변화하기 위한 일종의 실험이라고 설명한다. 에뛰드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디지털·드럭스토어 등 판매 채널을 확장하고 마케팅을 집중하고 있다"며 "한국사업을 축소하는 것은 아니며 온·오프라인에서 채널 믹스 및 다변화를 꾀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에뛰드는 올해 중순부터 실적 부진을 타개하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이런 전략의 일환으로 이창규 상무가 에뛰드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전략통'으로 통하는 이 상무는 지난 9월 에뛰드의 신임 대표로 선임되며 신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최근에는 에뛰드가 지난 2월 체결한 업무협약의 일환으로 인도네시아의 최대 유통 회사인 MAP에서 에뛰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 지난 18일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쇼핑몰 인다몰 내 H&B(헬스앤뷰티) 전문점인 '부츠'에 정식 입점했다.
물론 일부에서는 자사몰 판매를 접는 것이 아쉽다는 반응도 나온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10월 에뛰드 오프라인 점주들과 상생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당시 발표한 상생안에는 온라인 직영몰 매출 일부를 나누는 '마이샵' 제도를 손질해 가맹점주 수익의 비율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사몰 상품 판매가 중단되면 옴니채널(온오프라인 연게)을 통해 오프라인 점주들의 수익성을 창출할 수 없게 된다.
다만 에뛰드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에뛰드 관계자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각 가맹점에 임대료를 특별 지원하고 부진 재고를 특별 환입 받는 등 다양한 지원정책으로 경영주들과의 상생 협약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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