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직구 누구나 한다는데..뭘 어떻게 사야 이득일까

김은령 기자, 이재은 기자, 임찬영 기자 2021. 11. 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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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해외직구의 일상화..블프에 나도 해볼까(上)

[편집자주] [편집자주] 쇼핑 좀 해본 사람만 한다던 해외직구의 문턱이 확 낮아졌다. 한국어 상품설명부터 주문 후 3~5일만의 배송, 간편한 환불·반품까지. 아마존이 11번가와 손잡고 국내에 진출하고, 쿠팡 등 e커머스업체들이 해외직구 시장잡기에 목을 매면서다. 일상화되고 있는 해외직구의 세계를 들여다본다.

'170만원 TV, 100만원에 사는데…' 영어 몰라도, 관세 신경 안써도 OK
(인천=뉴스1) 박지혜 기자 =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둔 25일 인천시 중구 인천본부세관 특송물류센터에 직구물품들이 쌓여 있다. 2021.11.25/뉴스1

#"설치기사가 와서 직접 설치해주니 대리점에서 사는 것과 다를 바 없던데요. 가격은 70만원이나 싼데... 직구 할 수 밖에요."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최근 쿠팡 로켓직구를 통해 삼성 QLED(퀀텀닷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100만원에 구입했다.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특가 행사를 이용했다. 국내에서 같은 모델의 인터넷 최저가가 170만원대임을 감안하면 큰 폭의 할인 혜택을 받은 셈이다. 특히 배송, 설치, AS(애프터서비스)까지 포함돼 별도로 설치 기사를 부르거나 직접 설치할 필요없이 구매할 수 있었다.

누구나 해외 직구(직접 구매)를 하는 시대가 왔다. 이른바 해외직구의 일상화다. 영어, 중국어 등 언어의 제약 없이, 환불·교환·AS도 보장되는 해외 직구 채널이 늘어나면서다. 5조원 규모에 달하는 해외직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쿠팡, 이베이코리아, 11번가, SSG닷컴, 롯데온 등 e커머스업체들의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 해외직구 5조원 시대…쿠팡·11번가가 직구 시장 겨냥하는 이유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들어 3분기까지 해외 직접구매액은 3조63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3% 늘었다. 지난해 해외 직구액이 처음으로 4조원을 넘긴데 이어 광군제, 블랙프라이데이 등 글로벌 쇼핑행사가 몰려있는 4분기 해외 직구가 집중되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전체 해외직구 시장은 5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해외 물류 발달과 가격 비교 등의 정보 채널이 풍부해지고 합리적 소비행태가 자리잡으면서 해마다 증가해왔던 해외직구는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을 계기로 폭발적인 성장세에 진입했다. 규모가 커지고 신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e커머스 업체들이 해외 직구 시장까지 눈을 돌리기 시작하면서 과거 복잡하고 어려웠던 해외 직구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시장이 되고 있다.

e커머스 해외직구 서비스의 경우 해외 혹은 국내에서 구매대행업을 하는 셀러들이 오픈마켓 형태로 입점해 제품을 판매하는 형식이다. 해외에서 발송해 국내로 배송하기 때문에 개인통관 번호 등이 필요하지만 제품 설명이 한글로 제공되고 환불이나 교환도 가능해서 기존 해외 쇼핑몰에서 직접 구매를 하거나 배송대행지를 이용하는 방식보다는 간편하고 쉽다.

2013년 이베이코리아가 해외직구 특화 플랫폼인 G9를 출시하고 쿠팡이 로켓직구 등 직구 서비스를 강화했다. 더구나 지난 8월 11번가가 아마존과 손잡고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오픈하면서 시장경쟁은 한층 가열됐다.

직구 시장에 뛰어드는 셀러들도 늘고 있다. 현재 e커머스 업체들에 해외 직구 판매자로 등록한 셀러 수는 수천명에서 수만명 수준이다. 한 e커머스업계 관계자는 "해외 현지에 있는 셀러가 60% 정도"라며 "셀러 입점을 위해 신청한 업체들이 줄을 잇고 있어 이를 심사하고 등록하는 것도 벅찰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 中광군제·美블프, 남의 행사 아니다…역대 최대 직구행사 개최

'위드 코로나' '보복소비'와 함께 올해 블랙프라이데이는 어느 때보다 뜨겁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쇼핑행사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국내 업체들도 대규모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개최하며 직구족 공략에 나섰다.

11번가는 아마존을 포함해 해외 직구 셀러들이 참여하는 '11번가 블랙프라이데이 오리지널' 행사를 진행한다. 아마존 특집 라이브방송도 준비돼 있다. 쿠팡도 지난 11일 광군제 메가세일에 이어 이날 글로벌 상품 및 브랜드를 연중 가장 큰 혜택으로 선보이는 블랙프라이데이 기획전을 시작했다. 롯데온과 쓱닷컴도 '블랙위크' '블랙 쓱 프라이데이' 행사로 블프 시즌에 돌입했다.

해외직구가 보편화 되면서 품목이나 직구 지역이 다양해지는 등 트렌드도 변화하고 있다. 기존 해외직구가 일본, 중국 등 주변국이나 미국, 영국 등에 집중돼 있었다면 최근에는 직구 대상 국가가 다양해지고 있다. 해외에서 거주했거나 해외여행자들이 늘면서 소비자들이 해외 상품에 익숙해졌고, 글로벌 e커머스와 배송대행지 등을 사용하면 직구가 그리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유럽, 동남아시아, 중동아시아, 호주, 남미 등 다양한 국가들이 직구족의 타깃이 되고 있다. 가전·전자제품이나 의류·식품 등에 집중됐던 품목도 유아동 용품, 생활용품, 서적 등으로 다양해 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다양한 취향에 맞는 제품을 구할 수 있는 해외 직구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 직구 시장에 대한 공략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절반 값이라는 해외직구…직접배송 vs 배대지 vs 구매대행 뭐가 더 싼가

"해외직구로 대량 구매하면 절반 정도 가격으로 싸게 살 수 있어요."

해외 쇼핑몰 등을 통해 상품을 구매하는 일명 '해외직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 시장이 점차 커지면서 국내보다 저렴한 상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영향이다. 특히 해외직구를 편리하게 할 수 있게 되면서 앞으로도 해외직구 시장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 5조 해외직구 시장…뭘 많이 살까?

27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직구 거래 건수는 6358만건으로 전년대비 47.8% 늘었다. 지난해에만 해외직구를 통해 물건을 구매한 사람도 120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마다 해외직구족이 늘어나는 이유는 같은 상품이라도 해외직구를 통해 구매하는 게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또, 국내에서 판매하지 않는 상품들을 해외 쇼핑몰을 통해 직접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해외직구족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건강식품'과 '가전제품'이다. 특히 건강식품은 해외직구에서 10년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건강식품은 해외직구가 국내보다 절반가량 저렴하기 때문에 건강식품을 즐겨 먹는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 수밖에 없다. 전자 제품 역시 정식 수입품에 비해 해외 판매가격이 저렴한 대표적인 품목이다.

꾸준히 헬스트레이닝을 하고 있다는 장모씨(29)는 "국내에서 판매하는 단백질 보충제는 너무 비싸서 더 저렴하고 좋은 품질로 유명한 제품을 사려다 보니 해외직구를 시작하게 됐다"며 "배송비가 2만~3만원 정도 들긴 해도 보통 세일할 때 대량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국내에서 사는 것보다 절반 정도 가격으로 싸게 살 수 있다"고 밝혔다.

■ 직접배송 vs 배송대행서비스(배대지) vs 구매대행…뭐가 더 좋을까

해외 직구 채널이 늘어나면서 방식도 다양해 지고 있다.

먼저, 해외 쇼핑몰에서 직접 주문·결제한 뒤 국내로 직접 배송하는 '직접배송' 방식은 해외에서 판매하는 가격에 상품을 구매할 수 있어 저렴하다. 미국 아마존 사이트에서 직접 상품을 주문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다만, 국제배송비가 비쌀 경우 국내보다 비싸지는 경우가 있어 유의해야 한다. 또, 상품에 하자가 있어도 반품·환불이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직접배송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배송대행서비스(배대지)'도 대표적인 해외직구 방식 중 하나다. 이는 해외 쇼핑몰에서 주문하되 주소지를 배송대행업체가 운영하는 해외 물류창고로 하는 방식이다. 해당 상품을 받은 배송대행업체가 주문자의 주소로 한 번 더 배송을 진행하는 형태다. 배대지를 이용하면 제품 하자 등을 업체가 현지에서 검수해주기 때문에 피해를 볼 우려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배대지는 이용 절차가 복잡해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의 진입 장벽이 높다는 문제가 있다. 해외 쇼핑몰뿐만 아니라 배송대행업체에도 가입해 별도로 주소지를 입력해야 하므로 절차가 복잡하다. 또한, 수수료 책정기준이 상황마다 달라 수시로 비교해야 한다.

따라서 최근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방식은 '구매대행'이다. 구매대행은 네이버·쿠팡·11번가 등 국내 쇼핑몰에 올라온 해외상품을 결제하기만 하면 해외직구가 가능한 방법이다. 해외 쇼핑몰에 별도 가입할 필요가 없이 결제가 가능해 편리하게 해외직구를 할 수 있다. 물론 편리한 만큼 해외직구 방법 중 가장 수수료가 비싼 편이다.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해외직구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매력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직구족 잡아라" 해외직구 공들이는 e커머스
미국 최대 해외직구 플랫폼 아이허브는 2020년 12월 블랙프라이데이 시즌 한국 내 주문이 폭주하자 전세기를 동원해 배송했다. 주 6일 24시간 운영하는 캘리포니아 물류센터에서 출고, 72시간 내 한국 도착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이다. 당시 아이허브코리아는 인스타그램에 임대한 전세기 사진과 함께 "직구 배송 대란을 해결코자 화물칸뿐 아니라 항공기 좌석, 짐칸까지 빌려 제품 발송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COVID-19)로 해외여행이나 면세점 이용이 어려워져 해외직구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해외직구족'을 모시기 위한 e커머스 업체들의 경쟁도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아직 뚜렷한 시장 선도업체가 없는 해외직구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협업, 무료배송, 빠른 배송, 제품 및 국가 다양화 등을 앞세워 치열한 경쟁을 펼쳐지고 있다.

27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쿠팡, G9, 11번가, 롯데온, SSG닷컴 등 국내 e커머스 업체들은 해외직구 시장을 겨냥해 관련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해외직구 시장이 매년 두자릿수 이상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시장선도업체는 없다. 적지 않은 소비자들이 미국, 일본, 중국, 독일, 영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아마존, 알리바바, 라쿠텐 등의 여러 사이트를 이용해 직접 구매 후 한국으로 직배송이 되지 않는 경우 배송대행사를 이용해서 물품을 받고 있다. 다만 이 방식은 느린 배송과 낮은 상품 신뢰도, 결제·환불의 어려움, 직배송이 되지 않는 경우 배송대행지 사용 등의 불편함이 있어 이 틈을 국내 e커머스들이 파고 들고 있다.

업체들은 해외직구 카테고리에서 압도적인 1위 업체가 되기 위해 자본 투자, 인력 모으기에 나섰다. 쿠팡은 2017년부터 '로켓직구' 서비스를 시작하며 미국에서 소싱한 상품을 국내 소비자에게 판매해왔다. 미국 법인 쿠팡 글로벌 엘엘씨(Coupang Global LLC)에서 물류창고를 마련해 건강식품, 주방용품, 가전디지털 등 미국 상품을 로켓직구로 전달했다. 해외 법인을 통해 직소싱하면서, 로켓직구 상품 해외 정품 보증 등을 통해 해외 직구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고 모든 제품을 평균 3~4일 만에 배송했다.

소비자들의 중국 상품 직구가 늘어나자 쿠팡은 지난해 12월 중국 현지에 '쿠팡 상해 무역 유한회사(Coupang Shanghai Trading Co., Ltd)'를 설립하고 지난 3월부터 중국 로켓직구 서비스를 시작했다. 중국은 미국에 이은 양대 해외직구 시장으로 국내 전체 해외직구의 21%가 중국발 직구 상품이다. 쿠팡은 중국으로까지 서비스 국가를 확대해 더 많은 직구 소비자를 '쿠팡 로켓직구'로 유입시키겠다는 포부다.

11번가는 지난 8월말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론칭하며 세계 최대의 e커머스인 아마존과 협업을 시작했다. 이번 블랙프라이데이에는 아마존과 직접 협업해 공동으로 할인을 기획하고 행사를 진행한다. 즉 기존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인기제품뿐만 아니라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5만여개 인기 상품이 할인 판매된다.

롯데온, SSG닷컴은 조직을 정비하고 카테고리를 신설하며 해외직구 강화에 나섰다. 롯데온은 해외직구 시장이 급격히 커지자 올 여름 조직 내에 '해외직구셀'을 새로 만들어 전문 인력을 충원했다. 해외직구셀을 총괄하는 이는 해외직구 분야에서 10여년 근무한 관련 전문가를 데려왔고, 내부 인력을 여럿 해외직구셀에 인력으로 넣었다.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도 기존 1주 진행에서 2주 진행으로 기간을 늘렸다.

SSG닷컴은 지난해 3월 해외직구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해외직구 전문관을 통해 국가별 및 카테고리별 상품을 제안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대비 운영상품수(SKU)가 250만개 이상 늘었고, 지난해 대비 매출이 3배 이상 증가했다.

G9는 콘셉트를 '해외직구 특화 쇼핑몰'로 정하고 앞으로 해외직구 상품군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현재는 전체 상품군의 4분의 1에 불과한 직구 상품이 향후엔 과반수를 넘을 전망이다. 또 미국, 중국, 유럽 등으로 한정돼있는 직구 상품군 국가도 앞으로는 더 다양하게 늘려나갈 방침이다.

한 e커머스 관계자는 "해외직구 시장은 매년 두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레드오션 국내 e커머스 시장에서 그나마 성장성이 보이는 만큼 업체 간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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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령 기자 taurus@mt.co.kr, 이재은 기자 jennylee11@mt.co.kr,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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