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00] 與 심장부 광주..尹은 아닌데, 李 압도적 지지는 아직
"현 정부에 실망감 있지만 결국 정권 재창줄에 힘 실어줄 것"
(광주=뉴스1) 박진규 기자 = 지난 26일 낮 12시쯤 광주광역시의 서구 상무지구 한 식당.
주요 관공서와 오피스 건물이 밀집된 이곳은 점심시간을 맞아 많은 직장인들이 3~4명씩 짝을 이뤄 식사를 하고 있었다. 식당 한 켠 TV에서는 연일 그렇듯 각 당의 대선후보 관련 뉴스들이 메인으로 보도됐다.
식사를 하다 고개를 돌려 뉴스 화면을 보던 한 직장인은 "이번 대선은 딱히 찍을 만한 사람이 없는 것 같다"고 무심히 내뱉었다.
그러자 맞은 편 동료는 "그렇다고 전두환을 미화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찍을 수는 없지 않냐"며 "그래도 민주당이 정권을 다시 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대 대통령 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전통적 여당지지 기반인 호남 민심이 예전 같지 않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높은 투표율과 강한 표 결집력에 진보적인 성향까지 더해 더불어민주당에 압도적 지지를 보여온 그간의 선거분위기와 달리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한마디로 '미지근하다'는 반응이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이재명 전 경기지사가 선출됐음에도 과거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압도적 지지와 온도차는 존재한다.
4년전 서울 광화문광장의 촛불집회에 여러 차례 다녀왔다는 주부 이모씨(44)는 "내년 대통령선거에는 관심이 없다"면서 "이번 정권을 보면서 결국 누가 집권해도 우리 삶은 변하지 않는 다는 걸 깨달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기대도 하지 않았지만 민주당은 정권을 잡으면 잘할 줄 알았다"며 "조국 사태 등을 보면서 민주당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알았다"고 실망감을 표출했다.
직장인 오모씨(50)는 "주변 친구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내년 대선은 투표를 안하겠다는 의견이 상당수"라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찍을 수는 없지만 선뜻 민주당에 충성스런 모습도 아니다"고 말했다.
또한 "지난 경선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지지했던 사람들이 아직은 마음을 돌리지 못한 탓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 결혼을 앞두고 있는 박모씨(33)는 "집값 폭등과 같은 부동산 문제 때문에 조금은 민주당에 실망했다"면서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재명 후보가 윤석열 후보보다는 더 나은 것 같아 고민이다"고 말했다.
전남대에 재학중인 김모씨는(26)는 "부모님 세대와는 달리 우리들은 막무가내로 민주당을 좋아하지도 국민의힘을 싫어하지도 않는다"며 "오히려 젊은 이준석 대표와 홍카콜라 홍준표 의원이 있는 국민의힘에 호감이 간다"고 밝혔다.
그는 "현 정권과 민주당이 더 보수적이고 답답해 보인다"며 "공정을 내세우는 윤석열 후보가 더 낫다고 본다"고 지지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더 이상 호남이 막무가내 민주당 지지는 없다는 의견이 다수다. 실제 이 같은 분위기는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난다.
헤럴드경제가 여론조사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23~24일 이틀간 조사한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에서 광주·전라지역은 이재명 67.5%, 윤석열 17.1%, 안철수 5.1%, 심상정 2.1%로 나타났다. '지지후보 없다' 거나 '모르겠다'는 8.1%였다.
또 엠브레인·케이스탯·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회사의 22~24일 합동 조사에서는 호남의 이 후보 지지율은 60%로, 윤 후보의 10% 보다 우위였다. 그러나 '지지 후보 없다·모름·무응답'이 25%에 달했다.(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이재명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60%대에 머무는 반면, 윤석열 후보는 10%대를 형성하며 지지유보층의 흡수 가능성이 열려있는 셈이다.
특히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역대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절대적 지지를 보여준 투표 결과에는 한참 뒤지는 모양새다.
광주지역 대선 득표율을 보면 지난 15대 대선에서 당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는 97.25%, 16대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는 95.17%였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함께 안철수 후보 등장으로 호남표가 갈라진 19대 대선에서 광주지역 득표율은 문재인(더불어민주당) 61.14%, 안철수(국민의당) 30.08%, 심상정(정의당) 4.57%, 유승민(바른정당) 2.18%, 홍준표(자유한국당) 1.55%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략적 투표성향을 보여온 지역 특성상 결국에는 이재명 후보에게 지지가 몰릴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택시기사 김모씨(58)는 "예전처럼 선거 분위기가 타오르지 않는 건 사실이나 그래도 민주당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정서가 깔려 있는 것 같다"며 "손님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8대2 정도로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광주지역 한 자치구 노인회장을 맡고 있는 안모씨(77)는 "바닥민심은 좋은데 왜 이재명 후보의 지지도가 높지 않은 지 모르겠다"며 "지역 정서상 이전 선거에서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을 찍은 표가 윤석열 후보에게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04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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