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홍콩, 오미크론 '공기 중 감염' 가능성?..2명 확진에 '빗장 꽁꽁'
홍콩이 빗장을 다시 걸어 잠궜습니다.
대상은 최근 3주 이상 남아프리카 8개 나라에 머문 홍콩 비거주자들입니다.
당장 11월 27일부터 홍콩에 들어올 수 없습니다.
홍콩 거주자의 경우 해당 국가에 체류했다면 백신 접종을 완료해야 홍콩행 비행기에 탑승할 수 있습니다. 도착한 뒤에는 곧바로 21일 이상 격리도 해야 합니다.
■왜 남아프리카 8개국이 대상?
남아프리카 8개 나라(남아프리카공화국, 보츠와나, 말라위, 모잠비크, 나미비아, 짐바브웨, 레소토, 에스와티니)를 딱 집어서, 여기서 오면 입국 금지 한 이유는 코로나19 확진자 때문입니다.
그냥 확진자가 아니라 10월 보츠와나에서 최초로 발견된 코로나19의 새 변이주 B.1.1.529(오미크론)에 감염된 확진자입니다.
WHO 세계보건기구에서 11월 27일 오미크론이라고 이름 붙인 이 변이 바이러스는 "다른 변이와 비교했을 때 재감염 위험이 커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현재 남아공, 보츠와나, 그리고 이스라엘, 홍콩 등에서 오미크론 확진자가 보고됐습니다.
아시아에서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온 건 홍콩이 처음입니다.
■홍콩 '빗장 꽁꽁', 긴장한 이유는?
아시아에서 처음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온 것도 당혹스럽겠지만, 홍콩 당국을 긴장시킨 건 따로 있습니다.
공기를 통한 2차 감염 가능성과 강력한 전염성 여부입니다.
첫 확진자는 11월 11일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입국한 36살 인도인 남성입니다.
이 남성은 10월 23일 홍콩을 떠나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건너갔습니다. 10월 22일 홍콩 출국 직전 받았던 핵산 검사에서 음성 결과를 받았고 11월 11일 홍콩에 돌아오자마자 공항에서 받았던 핵산 검사에서도 음성 결과를 받았습니다.
그 뒤 격리하는 공항 근처 호텔에서 13일 오미크론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남아공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인 것이죠.
문제는 1명인줄 알았던 확진자가 어제 2명이 되면서부터 불거졌습니다.
두 번째 감염된 남성은 62살 중국인인데, 11월 10일 캐나다에서 홍콩으로 왔습니다.
남아공을 방문한 적이 없습니다.
격리 중에 11월 18일 오미크론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홍콩대학이 실시한 전체 게놈 시퀀싱 분석 결과에 따르면, 두 번째 확진자에게서 발견된 바이러스 유전자 염기서열이 첫 번째 확진자의 것과 매우 유사했습니다. 또 두 사람 모두에게서 새로운 바이러스 균주 B.1.1.529(오미크론)도 발견됐습니다.
두 번째 확진자는 앞서 남아공에서 왔던 남성보다 먼저 같은 호텔에 들어와 격리 중에, 이 남성에게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를 옮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입니다.
홍콩에서는 해외 입국 시 21일 동안 당국에서 지정한 시설에서 격리하며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수차례 확인합니다. 제공된 식사를 받을 때 외에는 문도 열 수 없습니다.
그런데 두 확진자는 복도를 사이에 두고 맞은편 방에서 격리 중이었고 직접적인 접촉을 한 적도 없습니다.
더구나 첫 번째 확진자가 13일 감염이 확인됐는데 두 번째 확진자는 18일 감염이 밝혀졌습니다.
중국 CCTV 등 중국 매체들이 "공기를 통해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수 있다."는 추측을 제기하는 이유입니다.
로이띠아우 타이완 위생복지부 질병관리서 중앙유행전염병지휘센터 의료대응팀 부팀장은 "한 건은 남아공에서 온 병례"라면서 "다른 한 건은 남아공 사례와 같은 호텔에서 지내면서 감염됐을 수 있어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홍콩 당국도 두 번째 확진자와 첫 번째 확진자와의 연결고리 찾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일단 첫 번째 확진자 근처 3개 방에 있던 12명을 따로 격리시키면서 2차 감염 여부를 관찰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속속 홍콩처럼 문을 걸어 잠그고 있는 가운데, 이목은 이제 12명 가운데 오미크론 감염자가 추가로 나올지, 또 첫 번째 확진자와 유전자 염기서열이 비슷한 바이러스가 검출될지에 쏠려 있습니다.
이랑 기자 (herb@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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