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00] 선대위 윤곽..여야 이끄는 주요 얼굴은

김보연 기자 2021. 11. 2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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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팀' 용광로 선대위 표방했던 與
화학적 결합 실패에 공전하자 물갈이
7인회, 경기·성남라인 역할 주목
尹, 김종인 없이 6본부장 체제로 개문발차
'딸 KT 채용 청탁' 김성태 사임하며 삐걱
상황실장에 임태희 거론..강석훈·윤희숙·이수정 영입도 추진

20대 대통령 선거를 100일 앞두고 여야가 선거대책위원회를 전면 개편하며 심기일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쇄신’을 다짐하며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 모든 권한을 일임했다. 주요 당직자 및 선대위 관계자들이 잇따라 사퇴 의사를 밝히며 ‘이재명 친정체제’가 빠르게 구축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당초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선대위 3김(金) 삼각축’ 진용을 꾸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과 선대위 구성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일단 ‘총괄 지휘자’ 자리를 비워둔 채 개문발차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2일 서울 올림픽경기장 KSPO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7인회’ 전면 나서나…與 ‘이재명 친정체제’ 가시화

민주당은 최근 이재명계 핵심 인사들을 중심으로 당 선대위를 빠르게 재편했다. 신임 사무총장에는 김영진(재선·54) 의원이, 전략기획위원장에는 강훈식(재선·48) 의원이 각각 임명됐다. 이 후보와 중앙대 동문인 김 의원은 2017년 대선 때부터 이 후보를 도왔고, 이 후보의 최측근 모임인 ‘7인회’의 중추로 활동하고 있다. 경선 당시 이재명 캠프에서부터 당 선대위까지 이어 상황실장을 맡았다.

사무총장은 당의 인사·조직·재정 등 살림을 총괄하는 사령탑 역할을 한다. 특히 당비를 사무총장이 관리·감독할 수 있어 선거 과정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요직이다. 또 원내·외 당협위원장의 공천과 직결된 당무감사 권한을 갖고 있다.

‘무계파’로 분류되는 강 의원은 선대위 정무조정실장으로 합류하며 최근 입지를 굳히고 있는 인물이다. 강 의원은 이 후보 수행을 총괄하며 정무적 조언 등을 하고 있다. 강 의원은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체제에서 당 전략기획위원장과 대선경선기획단 등을 두루 거친 바 있다.

앞서 원팀을 강조하던 이 후보와 민주당이 ‘용광로 선대위’ 대수술에 나선 것은 경선 후 계파간 화학적 결합에 실패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쇄신’ 등을 이유로 들었으나,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내홍으로 생긴 앙금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가 지속되며 선대위가 한달 째 공전하자 결단을 내린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측근 그룹인 '7인회'. 7인회는 이 후보와 여의도 중앙 정치를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해온 의원들로 구성됐다. 왼쪽부터 정성호·김병욱·김영진·문진석·임종성·김남국 의원, 이규민 전 의원. /각 의원실 제공

여권 관계자는 “각 캠프 인사 간 정보 교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회의를 하려고 모여도 논의가 진척되지 못한 적이 많다”며 “무리하게 원팀을 꾸리려다 보니 캠프는 무겁기만 하고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고 했다.

이에 차기 선대위는 이 후보 측근들로 간소하게 꾸려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김영진 의원이 포함된 7인회(정성호·김병욱·문진석·임종성·김남국 의원, 이규민 전 의원)가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정 의원은 총괄특보단장으로, 김병욱 의원은 민주당 화천대유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밖에 성남시장 시절부터 이 후보를 보좌해온 ‘경기·성남 라인’ 정진상 전 선대위 비서실장, 김남준 대변인, 김현지 전 도지사 비서실 비서관, 김용 전 경기도 대변인의 역할에도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한총련 의장 출신 김재용 전 경기도 정책공약수석, 강위원 전 경기도농수산진흥원장 등 민족해방(NL) 계열 운동권 인사들이 어떤 역할을 할 지도 관심사다.

지난 24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와 회동을 마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연합뉴스

◇尹, 김종인 없이 6본부장 체제로 개문발차…'채용 청탁’ 김성태로 삐걱

국민의힘은 김종인 전 위원장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하는 ‘원톱’ 선대위에 김병준 전 위원장과 김한길 전 민주당을 양 날개로 하는 ‘3김(金)’ 삼각 진용을 꾸리려 했으나, 김종인 전 위원장의 합류가 보류되면서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를 비워둔 채 개문발차(開門發車)했다.

국민의힘은 최근 김병준·이준석 두 명의 상임선대위원장을 임명한 데 이어 6개의 총괄선대본부장도 당내 중진 인사들로 인선을 마쳤다. 윤 후보와 ‘죽마고우’이자 당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검사 출신 권성동 의원(4선·강원 강릉)이 종합지원총괄본부장을 맡았고, 대외협력위원장을 맡으며 자신의 입당을 도왔던 권영세 의원(4선·서울 용산)은 총괄특보단장에 임명됐다.

당내 경선 후보였던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정책총괄본부장을 맡았다. 원 전 지사와 윤 후보는 당내 경선 당시 토론에서도 서로의 정책에 대해 많은 공감대를 표했고, 윤 전 총장이 처음 만나 ‘야권 승리를 위해 노력하자’는 데 의견을 모은 대선 후보이기도 하다. 조직총괄본부장에는 당내 최다선인 주호영 의원(5선·대구 수성 갑)이 임명됐다.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은 이준석 당 대표가 맡기로 했고, 3선 출신의 김성태 전 의원은 직능총괄본부장에 선임됐다.

하지만 선대위 인선이 당 최고위원회에 추인된 지 하루만인 지난 26일 김성태 전 의원이 과거 국회 상임위 증인 채택을 막아주는 대가로 딸의 KT 채용을 청탁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점이 논란이 되며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윤 후보가 김 전 의원을 교체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개문발차’한 선대위 구성이 다시 한 번 혼란에 빠졌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26일 김 전 의원의 임명에 대해 “후보가 (김 전 의원에 대한) 내막을 모르고 인선을 했다기엔 다소 알려진 건”이라며 “잘 해명되지 않는다면 시작부터 젊은 세대에게 부정적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이양수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김 전 의원의 거취에 대한 질문에 “대법원에서 다투는 상황이라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 직을 그만두게 하거나 이런 것을 고려할 수는 없다”고 했다.

자신의 거취가 논란이 되자 김 전 의원은 전날(27일) 직능총괄본부장직을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윤 후보가 저에 대한 신임을 확인해 주셨지만, 조금이라도 누가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저로 인해 상처받았을 2030 청년세대에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왼쪽에서 네 번째)가 지난 26일 총괄선대본부장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성태 전 의원, 원희룡 전 제주도 지사,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이준석 당 대표. /윤석열 캠프 제공

국민의힘은 이밖에도 선대위 대변인에 김은혜·전주혜 의원, 김병민 전 비대위원, 원일희 전 SBS 논설위원을 선임했고, 공보단장과 공보실장에는 조수진 의원과 박정하 강원 원주시갑 당원협의회 위원장이 각각 임명됐다.

국민의힘은 6개의 총괄선대본부를 필두로 남은 실무진을 꾸릴 예정이다. 조직을 간소화 하자는 윤 후보의 의중에 따라 더 이상 총괄선대본부는 늘리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선이 끝난 이후 대선까지 남은 기간을 고려해 ‘대선기획단’을 운영하지 않은 만큼 대선기획단의 역할을 할 종합상황실을 운영할 계획이다. 종합상황실장에는 임태희 전 청와대 대통령 비서실장이 거론된다. 임 전 실장은 지난 9월 출범한 당의 대선 공약개발단인 시민소리혁신정책회의의 공동 의장을 맡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책 개발 등을 위해 강석훈 전 의원, 윤희숙 전 의원과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 등에 대한 영입도 추진하고 있다. 강 전 의원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해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은 인물로, 박근혜 정부에서 경제수석을 맡으며 정책통(通)으로 불렸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출신인 윤희숙 전 의원은 강 전 의원과 함께 ‘이재명 검증팀’에서 경제 정책 발굴 등을 맡을 전망이다. 이수정 교수는 여성 안전·치안 등에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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