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조 대어' 한온시스템 매각 지지부진..내년으로 연기되나

김민석 기자 2021. 11. 28.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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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입찰 5개월째인데 본입찰 일정 아직..몸값 두고 이견
주가하락·실적부진·기술유출 우려 등 악재도 겹쳐
한온시스템 경주공장 전경(한온시스템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한온시스템 매각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몸값이 7조~8조원에 이르는 '빅딜'이다보니 실사에 많은 시간이 걸린 데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 교란, 실적부진, 해외로 기술유출 우려 등 대내외 악재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한온시스템은 세계 자동차 열관리시스템(공조) 시장에서 일본 덴소(DENSO)에 이어 2위 사업자로 올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온시스템 매각주관사인 모건스탠리·에버코어는 지난 6월 예비입찰을 진행한지 5개월이 지났음에도 아직 본입찰 일정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통상 예비입찰 후 한두 달 정도의 실사를 거쳐 본입찰이 진행되지만, 각종 악재에 늦어졌다.

예비입찰에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칼라일그룹과 베인캐피털 등 재무적투자자(SI)와 독일 말레, 프랑스 발레오, 일본니덱 등 해외 전략적투자자(SI) 5~6곳이 참여했다. 이중 일부가 뒤늦게 예비입찰에 뛰어들면서 실사 기간이 길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앤컴퍼니 측은 실사가 마무리된 이후에도 본입찰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증권가는 최근 글로벌 공급망 교란 이슈로 유력 글로벌 SI들의 자금조달력이 훼손됨에 따라 의사 결정을 미룬 것으로 분석했다.

또 7조~8조원에 달하는 몸값을 두고 한앤컴퍼니 측과 인수후보자 간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온시스템 주가가 최근 3개월만에 1주당 1만6000원대에서 1만3000원대로 하락하며 시가총액이 감소한 점도 양측 간 입장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3분기 실적 부진 및 신용등급하락, 기술 유출 우려 등도 걸림돌이다. 한온시스템은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41.0% 감소한 70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매출도 1조7042억원으로 10.4% 줄었다. 반도체 수급난 장기화,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 물류비 상승 등에 직격탄을 맞은 탓이다.

차입금이 늘면서 신용등급 전망은 어두워졌다.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한온시스템의 무보증사채에 대한 신용등급을 'AA(안정적)'에서 'AA(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신용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한온시스템 경주공장 전경(한온시스템 제공)© 뉴스1

최근 국감에서는 매각 성사시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한온시스템이 외국계 사모펀드나 기업에 매각될 경우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온시스템은 수소차와 관련 국가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매각 신청이 들어오면 산업부 차원에서 들여다 보겠다"고 밝혔다.

대내외 악재에도 지분 매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세계 열관리시스템 3, 4위 업체들이 시장점유율을 단번에 끌어올리기 위해 눈독을 들이고 있어서다.

한온시스템은 히트펌프 모듈 및 전동 컴프레셔 부문에서 독보적인 기술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테슬라 등 다양한 고객군을 확보한 것도 감정으로 꼽힌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공급망 훼손에 따른 실적 부진이 3분기를 기점으로 점진적인 회복에 들어갔다"며 "전 세계적으로 전동화 전환이 빨라지고 당분간 대체업체를 찾기 힘든 상황인 만큼 한온시스템의 매각 프리미엄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타이어는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고 지분을 일괄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한앤컴퍼니는 한국타이어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2015년 한온시스템(당시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 69.99%를 약 3조800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양측이 맺은 계약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우선매수권을, 한앤컴퍼니는 한국타이어가 보유한 지분까지 함께 매도할 권리를 받았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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