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10%도 어렵다는데..18% 영업이익률, 오리온의 비밀은"
(서울=뉴스1) 이주현 기자 = 오리온의 압도적인 영업이익률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는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것은 물론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 법인까지 글로벌 식품회사의 영업이익률을 웃도는 실적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와 국제 곡물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 압박 등 동일한 조건에서 이뤄낸 실적이라 더욱 값지다는 평가다. 이는 오리온의 '소비자 가치 증대'라는 목적 아래 선순환 구조를 마련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 글로벌 식품회사 웃도는 영업이익률
28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3분기 매출액 6253억원(연결기준), 영업이익 1142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동기대비 4.7%, 5.9% 증가한 실적이다.
영업이익률은 18.3%를 기록하며 주요 식음료 업체 중 최고치를 달성했다. 뒤이어 롯데칠성음료(12.2%), 삼양식품(9.4%), CJ제일제당(7.6%), 오뚜기(7.5%) 등이 뒤를 이었다.
제과 경쟁사 롯데제과(7.7%), 해태제과(3.7%) 등과 비교할 경우 2배 이상, 최대 5배 가량 차이나는 수치다. 이는 글로벌 식품 기업의 영업이익률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 수준이다. 실제 코카콜라(27.3%)와 크래프트 하인즈(21.1%)에는 다소 못 미치지만 네슬레(17.7%)와 펩시(14.3%), 켈로그(12.8%), 가루비(10.4%) 등에 비해서는 더 높다.
◇ 비용 다이어트→R&D투자→제품 경쟁력↑ '선순환 구조'
오리온의 영업이익률은 2018년 14.6%에서 2019년 16.2%, 2020년 16.9% 등으로 지속 개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리온의 이같은 영업이익률에는 Δ선순환 구조 마련 Δ마케팅 방식 변화 Δ포스(POS) 데이터 경영 등이 밑바탕이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오리온은 불필요한 비용을 줄여 이를 제품 경쟁력 강화에 온전히 재투자 했다. '착한포장 프로젝트' 등을 통해 포장재 크기와 인쇄도수를 줄이고 절감된 비용은 다시 제품 증량 및 가격 동결에 사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실제 오리온은 2013년 이후 8년간 가격을 인상하지 않고 있다. 경쟁사가 인건비 상승, 원부자재값 인상 등의 이유로 수차례 가격을 올린 것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가격을 동결하면서도 식품사업의 본질인 제품력 강화를 위해 R&D 기능은 대폭 강화하는 등 투자는 늘렸다. 2020년 '글로벌 연구소'를 설립하고 한국의 연구소가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 글로벌 연구개발의 본부 기능을 수행하게 함으로써 각 법인들이 서로 제품 개발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하도록 만들었다.
2017년에는 동종업계 대비 최고의 보상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연구인센티브도 도입하는 등 개발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대용식 시장 진출과 '꼬북칩', '콰삭칩' 등 맛뿐만 아니라 기존에 없던 식감, 모양을 개발하는 등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일 수 있었다. 이들 제품은 '스테디 셀러' 반열에 오르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포장재 개선과 원가 절감 노력 등을 통해 매출과 이익이 늘고 환경에도 기여하는 일거삼득의 효과를 보게 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게 됐다는 평가다.
◇ 데이터 기반 경영 도입으로 실적 개선
그동안 광고, 판촉 위주로 진행되던 마케팅 활동을 제품 개발 중심의 마케팅으로 개편한 것도 영업이익률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새로운 제품이 끊임없이 출시되는 제과업체 특성상 신제품의 성패 여부를 신속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데이터 기반 경영을 도입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인 것이다.
한국 법인은 2016년부터 실제 소비자 판매 데이터인 POS(판매시점정보관리 시스템) 데이터를 수집하고, 수집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생산·판매계획 수립, 진열과 가격에 따른 판매 경향을 파악했다.
오리온은 일부 채널의 소비자 판매 데이터를 취득, 분석해 마케팅, 영업, 생산, 물류 전략에 즉시 반영했다. 충동 구매 성향이 높은 제과 제품 특성상,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 파악은 신제품 운영 및 기존 제품 매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소비자 수요에 발맞춰 실시간으로 생산 계획을 세우자 반품률이 획기적으로 줄었다. 오리온의 반품률은 2016년 2.8%에서 2017년 1.4%, 2018년 0.8%, 2019년 0.7%, 2020년 0.6%, 올해 상반기 0.5%로 낮아졌다. 2016년 대비 약 80%가 줄어든 성과다. 이를 통해 절감하는 비용만 연간 1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품 감소는 매출과 영업이익 증가로 직결됐다. 판매가 저조한 제품의 경우, 데이터에 의거해 생산 물량을 조절하고 재고 물량은 판매 프로모션을 촉진하는 등 영업소별로 재고 관리를 강화했다. 소비자 반응이 좋지 않은 신제품은 발 빠르게 종산을 결정하는 등 반품처리 비용을 최소화하고 있다.
오리온은 한국 법인에 이어 베트남 법인에서도 2017년부터 POS 데이터를 활용, 판매 데이터에 기반한 영업과 마케팅 전략을 강화해 실적개선이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오리온의 이같은 실적에 허인철 부회장의 리더십이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마트 대표이사 출신이자 대표적인 재무통으로 꼽히는 허 부회장은 2014년 오리온에 영입됐다. 경영 효율화와 제품 경쟁력 강화, 미래먹거리 발굴에 나선 그가 오리온의 체질을 바꿔 놓았다는 평가가 계속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오리온이 허 부회장 영입후 제과기업에서 종합식품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며 "영업이익률 개선과 최대 실적 경신에도 허 부회장의 역할이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jhjh1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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