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터지지 않더라도, 좋은 책은 언제나 '읻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글 문서에서 '읻다'라고 쓸 때마다 dleek로 자동 변환되었다.
읻다가 최근 서평지 〈교차〉를 창간했다.
'괄호 시리즈', '읻다 시인선' 등 대중에게 다소 낯선 저자의 번역서가 대부분이다.
외국에 수출할 만한 인문 교양서를 내는 게 읻다의 궁극적인 목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글 문서에서 ‘읻다’라고 쓸 때마다 dleek로 자동 변환되었다. ‘좋다, 곱다’는 의미이지만 잘 쓰이지 않는 단어다. 동명의 출판사가 있다. 시작은 한 프로젝트였다. 2015년 20~30대 출판사 편집자, 번역가, 디자이너가 모여 ‘노동 공유형 독립 출판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시장성이 없다는 이유로 기획 단계에서 출간이 좌절되는 사례를 보며 아쉬움을 느꼈던 이들이 저작권 이슈가 없는 고전 중 소개할 가치가 있는 외서를 골라 번역했다.
읻다가 최근 서평지 〈교차〉를 창간했다. 연 2회 발행하고 학술서 중심으로 서평 10여 편을 수록한다. 한 편이 학술지 논문에 준하는 분량인 데다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책의 논지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이를 둘러싼 맥락을 짚어보며 자신의 해석을 개진하는’ 서평이다. 이른바 ‘벽돌책’ 서평지의 등장도 낯설지만 창간과 동시에 6호로 종료할 계획을 세웠다는 소식이 흥미로웠다. 한 권 만들 때마다 얼마의 손해를 볼지 계산한 뒤 내린 결정이다.
김현우 대표(39·오른쪽)와 남수빈 편집자(28)에게 그 배경을 들었다. 김 대표는 “출판사의 성격을 유지하면서 단행본에 걸맞은 작업물을 생각해보니 연습과 훈련이 필요했다. 저자를 발굴하고 시리즈로 낼 만한 주제를 찾는 데 3년 정도는 투자해볼 만했다”라고 말했다. 기획위원들의 논의를 거쳐 선정된 필자들은 야심을 보였다. ‘세일즈 포인트’가 낮지만 좋은 책을 만드는 일선 편집자에게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었다.
철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프로젝트 당시 번역자로 참여했다가 2018년부터 출판사에 합류했다. 5년 전 출판계에 발을 들인 남 편집자는 작년부터 함께했다. ‘괄호 시리즈’, ‘읻다 시인선’ 등 대중에게 다소 낯선 저자의 번역서가 대부분이다. 2019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페터 한트케의 시집 〈시 없는 삶〉의 반응이 가장 좋았다. 남 편집자는 “시대나 세태를 넘어서는 문제에 관심을 갖는 독자를 위한 책을 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외국에 수출할 만한 인문 교양서를 내는 게 읻다의 궁극적인 목표다. 사전 단계로 한국 시인의 시선집을 한국어와 외국어로 동시 출간할 계획이다. 연 7권의 단행본과 〈교차〉, 시선집까지 벌인 일이 많은 읻다출판사는 기획편집자를 모집 중이다.
임지영 기자 toto@sisain.co.kr
▶좋은 뉴스는 독자가 만듭니다 [시사IN 후원]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시사I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