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증권 메카 여의도의 변신.. 파크원 입주사, 비금융사가 더 많네
여의도에서 가장 높고, 국내 세 번째로 높은 랜드마크 ‘파크원’이 빠르게 임차인을 모집하며 공실을 해소하고 있다. 한국의 대표적인 금융업무지구 여의도에 세워진 랜드마크 건물인데, 어쩐지 파크원 입주사 가운데 비(非)금융사가 더 많아 관심을 끈다.
28일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여의도권역(YBD) 프라임 오피스 공실률은 전분기 대비 4.0%포인트 하락한 11.9%로 집계됐다. 파크원 준공으로 지난해 3분기 27.2%로 치솟았던 여의도 공실률은 빠르게 안정화되고 있다. 3분기 도심권역(CBD) 공실률은 11.2%, 강남권역(GBD) 공실률은 6.8%로 각각 집계됐다.
3분기 파크원에는 공유오피스 기업 스파크플러스가 6800㎡ 면적을 신규 임차했고, 유튜브 채널 ‘삼프로TV’로 알려진 콘텐츠 기업 이브로드캐스팅(2800㎡)이 마포서울창업허브에서 이전해 왔다. 뷰티·헬스 기업 유한건강생활(3300㎡)도 동작구 대방동 유한양행빌딩에서 파크원으로 이전했다. 쿼터백자산운용(3400㎡)이 IFC(서울국제금융센터)에서 파크원으로 이전했으나, 비금융사의 임차 활동이 더 활발했다.
앞선 올해 1~2분기에도 비금융사의 파크원 임차 활동이 돋보였다. 파크원 소유주인 NH투자증권이 5만9200㎡ 대규모 면적에 입주했고 케이프투자증권(7700㎡)도 임차계약을 했지만, 비금융사인 LG화학(3400㎡)과 포스코E&C(3400㎡), 진원생명과학(2700㎡), 뉴에라(1300㎡), LG에너지솔루션(3만6300㎡), GC녹십자헬스케어(1만3500㎡) 등 비금융사의 임차 활동이 더 활발하게 이뤄졌다. 콘텐츠, 뷰티, 화학, 패션, 에너지, 바이오,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군이 파크원에 입주한 것이다.
‘금융의 중심’ 여의도에 다양한 업종이 유입되는 가장 큰 요인은 강남의 과밀화와 가격 경쟁력이 꼽힌다. 강남권역 오피스 공실률이 자연공실률(5%·입주 기업 교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공실률) 수준으로 떨어지며 임대인 우위로 재편되고 임차 물건을 구하기 힘들어지자 임대료가 저렴한 여의도로 다양한 기업이 몰린다는 것이다. 세빌스코리아에 따르면 3분기 기준 권역별 임대료는 3.3㎡(1평)당 도심권역 11만2300원, 강남권역 10만1100원, 여의도권역 8만9900원으로 여의도가 가장 저렴하다.
장호관 교보리얼코 연구원은 “강남권역 공실률이 최근 1년간 꾸준히 하락해 임차 물건을 찾기 어려워진 반면, 여의도권역은 임대료가 저렴하고 특히 파크원의 경우 렌트프리(월세를 일정 기간 무료로 면제해주는 계약조건)를 적극적으로 제공해 가격 경쟁력이 부각됐다”면서 “경쟁력 있는 임대조건을 기반으로 여의도권역에는 금융업체뿐 아니라 다양한 업종의 입주가 잇따라 나타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업무지구로 인식되던 여의도의 이미지가 변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 서울 3개 업무지구는 여의도 ‘증권’, 강남 ‘정보기술(IT)’, 도심 ‘대기업·은행’ 등으로 업무지구별 특성이 도드라졌지만, 권역별 특성도 최근 옅어지는 추세다. 미래에셋대우와 대신증권이 여의도를 떠나 도심으로 간 탈(脫)여의도가 대표적이며, 네이버와 두산은 분당에 둥지를 틀었다. 하나금융그룹은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2024년 완공을 목표로 하나금융지주·하나은행·하나카드·하나금융투자·하나생명·하나생명보험 등 계열사를 한데 모으는 본사 이전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장현주 컬리어스인터내셔널코리아 리서치팀 부장은 “3대 주요 권역에 대규모 사옥으로 활용 가능한 매물이 줄어들며, 좀 더 넓은 공간을 찾고자 하는 기업들이 판교나 마곡지구 등에 사옥을 건설하며 신흥 오피스 권역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전통적인 3대 권역에서 주요 기업 이탈이 발생하고, 코로나19 사태로 공유 오피스나 분산 오피스를 도입하는 기업이 증가해 한국 오피스 시장에서 탈중심화·분산화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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