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닥다닥 불안해" vs "학교가 더 안전"..'전면등교' 의료계 생각은?

김지현 기자, 조성준 기자 2021. 11. 28.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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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부터 전국 전면등교가 시작된 가운데 신규 확진자수가 3000~4000명대를 기록하며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 정상등교를 계속해야 하느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한편에선 학교가 안전하다는 의견과 함께 언제까지 원격수업을 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서울 초중고 90% 이상이 전면 등교…백신접종률은 17%대
초중고 전면 등교가 시행된 지난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동 금양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서울지역 초등학교의 98%인 590곳, 중학교는 94%인 365곳, 고등학교의 94%인 300곳이 전면등교를 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학생과 초등학생 자녀를 둔 서울 강서구의 안모씨(42)는 "위드 코로나 이후 확진자수가 급증했다는 뉴스가 나오다보니 학교에서 아이가 코로나19(COVID-19)에 걸려오지 않을까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라며 "확진자와 동선이 겹쳐도 유전자증폭(PCR) 검사만 음성이면 자가 격리 없이 바로 등교를 하라는데 예전보다 많이 외출하는 상황에서 불안감이 크다"고 털어놨다.

서울 동작구의 40대 강모씨도 "등굣길에 보면 좁은 골목에 아이들이 다닥다닥 붙어 거리두기 수칙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점도 걱정되는 부분 중 하나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현재 접종이 진행 중인 12~17세의 1차 접종률은 40.9%, 접종 완료율은 15.4%에 그치고 있다.

서울 송파구의 중학교 교사 A씨(27)는 "일부 학교에선 학생들이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일도 있다고 들었다"며 "마스크 착용을 지도해도 학생들이 말을 듣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이어 "선생님이 복도나 교실에 지키고 서서 일일이 지도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학교가 더 안전"…교육품질 더 높아
초중고 전면 등교가 시행된 지난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효창동 금양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반면 학교가 안전하다는 의견도 있다. 경기도 분당의 초등학교 교사 B씨(36)는 "학교가 더 안전하다"며 "우리 학교 기준으로는 4월에 확진자 1명이 나오긴 했으나 같은 반 학생들은 모두 음성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또 B씨는 "생활에서도 위드 코로나라면 학교도 전면등교 해야 한다는 교사들 의견이 대다수"라며 "근 2년간 지속된 온라인 수업에 대한 학생과 교사의 피로도가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학교와 생활 방역을 철저히 하면 전면등교는 무리가 없다는 것이다.

중학교 2학년 자녀를 둔 양모씨(46) 역시 "출퇴근길 지하철만 봐도 수천 명의 사람이 오가는데 등교가 위험하다고 보는 건 무리가 있다"며 "학원 같은 곳에서 감염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고 했다.

교육 품질 측면에서도 전면등교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경북 포항의 고등학교 교사 김모씨(54)는 "온라인 수업은 학생들이 잘 따라오는지 관리가 되지 않아 힘이 든 측면이 있다"며 "등교를 하면 아이들의 집중도도 높아지고 수행평가 등 활동수업도 용이하다"고 했다.
학생 코로나 발생률 급증…전문가들 "방역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901명으로 역대 세 번째 많은 규모로 발생한 지난 2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광장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편 소아·청소년의 코로나19 발생률은 급증하고 있다. 최근 추세는 성인의 발생률을 넘어섰다. 최은화 예방접종전문위원장(서울대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최근 4주간 소아·청소년의 인구 10만 명 당 확진자는 99.7명이다. 같은 분석에서 성인은 76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성인(130.1명)이 소아·청소년(66.1명)보다 높았다.

그러다보니 현장에서는 행여 집단감염이 발생할까 노심초사한다. A씨는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면 운동장이나 급식실 등 여러 학년이 전체적으로 섞여 있는 경우가 있어 역학조사가 힘들다"며 "늘 긴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소아·청소년의 백신접종을 적극 권고하고 있다. 실제로 교육부에 자료에 따르면 11월 둘째주 학교급별 10만명당 확진자는 중학교(7.02명), 초등학교(4.54명), 고등학교(4.51명) 순으로 높았다. 고등학교의 경우 고1(7.1명), 고2(6.9명), 고3(1.4명) 순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맞물려 백신접종률이 96.9%에 이르는 고3 확진자가 적다는 걸 보여준다.

의료계는 방역이 우선이라는 입장이 우세하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등교가 필요하긴 하지만 지금은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그에 맞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아이들이 24시간 학교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PC방이나 노래방 등도 가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 역시 "학교가 안전하다는 말은 확진자가 적었을 때의 이야기"라며 "델타 등 변이 바이러스도 계속 발생하고 있고, 전면등교를 할 상황이 아니다"고 했다. 이어 천 교수는 "수도권만이라도 밀집도 높은 학교는 인원수를 제한해서 시간차 등교를 하거나 원격등교를 병행해야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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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현 기자 flow@mt.co.kr,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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